다른 아빠의 탄생 - 삼인삼색, 아빠들의 육아(育兒) 육아(育我) 분투기
우자룡 외 지음 / 북드라망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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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읽었던 '육아일기 90일의 기적'에 자녀를 키울 때 양육자의 성장 배경이나 직업, 마음 가짐 그런 것들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그런 면에서 "다른 아빠의 탄생"은 양육자 특히 아빠의 성장 배경, 직업, 마음 가짐, 태도 등이 잘 정리되어 있어 어제 읽은 책은 실전편 같은 느낌이 든다. 어째 연속해서 이 책을 읽게 된 게 행운이다 싶다.  

아기 키우는 이야기만 기대하고 본다면 이거 왜 자기들 얘기를 늘어놓는가? 싶겠지만, 사실 아이를 키울 때 내 모습이나 나의 태도와 가치관이 투영되는 거 아니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아빠의 성장 스토리도 중요하다.  어떻게 아내를 만났고, 아이를 만나는 순간은 어땠고, 그래서 아이를 키울 때는 어땠고 앞으로 어떤 기대와 바람이 있고 등등. 

엄마의 입장이 아닌 아빠의 입장이라 좀 더 신선했다. 


p52 나에게도 역시 하고 싶은 일들이 있다. 누가 하지 말라 그랬냐고 할 수도 있겠으나, 아이를 키우는 일은 어쨌거나 부모가 가진 복잡 다양한 욕망들을 제한한다. 쉽게 말해 아이가 눈 뜨고 있는 동안에는 아이를 지켜보면서 다른 생각을 하는 것 이상의 다른 일을 할 수가 없다. 


p73  결국 아이를 키우는 일이나 더 넓게 보아 결혼 생활을 해나가는 데에는 결국 '불쾌감'을 다루는 기술, 그것이 필요하다. 그것은 살아온 내력이 완전히 다른 사람, 이제야 겨우 그 내력을 만들어 가는 사람, 그러니까 나로서는 도저히 어떻게 할 수 없는 영역을 마음속에 품고 있는 '타자'들과의 초근접거리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일이기 때문이다.

 

임신 중이라 뱃 속의 아이에 대한 이런 저런 바람들을 많이 가지고 있는 나에게, 가장 와 닿는 문구가 있었다. 바로 이 단락. 

p100 나는 우리 딸이 이러면 좋겠다, 저러면 좋겠다, 또는 아빠와의 관계가 이러면 좋겠다, 저러면 좋겠다 하는 식의 기대를 하나씩 없애려고 한다. 대신에 딸의 모습이 이렇겠다, 저렇겠다 하는 식의 상상은 되도록 많이 해보려고 한다. 왜냐하면 딸이 어떤 모습으로 자라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그 어떤 사람이 되더라도 수월히 받아들이고 싶기 때문이다. 


노산의 부모가 되는 나의 바람도 이렇다. 

pp100-101 그런 와중에 다만 한 가지 내가 꼭 바라는 것은, 나와 아내가 오랫동안 우리의 삶을 적절하게, 자립적으로, 꾸려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 딸이 부모에게 느낄 부채감을 최대한 줄여 주고 싶다. 그래서 우리 딸이 집을 떠날 때 아무런 거리낌 없이 떠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부모에게 뭘 갚겠다는니, 보답을 한다느니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임신을 한 후 교육에 대한 관심이 부쩍 많아져 남편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게 된다.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좋은 것만, 엘리트 교육만 시키겠다는 '소비 육아'적 관점으로. 선택의 주체는 아이가 되어야 겠지? 

p220  아이는 앞으로 삶을 살아가며 수많은 삶을 마주치고 그 속에서 자신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를 키우려 하지 말고, 그가 만들어 가는 삶의 방향을 존중하고, 고민이 있을 때 듣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이 되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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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90일의 기적 - 한 문장 일기 쓰기가 불러온 부모와 아이의 생생한 성장기록
리커푸 지음 / 글담출판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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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할 때 부모의 탓을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우리나라에선 다 큰 딸이 사고를 쳐도 아버지가 나서서 사과를 하는 일도 있지 않았나. 갑자기 생각난 대한항공 땅콩회항 사건.

아이의 부모의 말과 행동을 거울처럼 보고 배운다고 하는데....

p19 따라서 아이를 살피려면 부모의 모습을 봐야 하고, 아이의 성향을 파악하면서 부모의 성향도 확인해야 합니다.

일기를 쓰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왜 이런 모습인지 등 알게 될 것이다.

이 책의 여러 부분에서 나타나는 게 "언어" 내지는 "말하는 습관"인데, 여기서 양육자가 언어를 정제하기 위해서 일기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p23 저는 이 긍정적인 기대와 관심을 끌어내는 방법으로, 일기 쓰기 만큼 좋은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론과 행동주의를 결합한 인지행동학을 따르는 저는 마음 건강을 지켜 주고 회복해 주는 이성의 힘을 믿습니다. 그리고 그 이성을 표현하는 방식 중 하나가 언어이며, 언어를 가장 고급스럽게 표현하는 방식은 글쓰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들이 장난을 치거나 예의가 없을 때, 흔히 '개구쟁이', '제멋대로' 이런 말을 아이 앞에서 쓰게 되는데...

p33 아이가 탐색하는 것을 두고 '개구쟁이'나 '제멋대로'와 같은 부정적인 표현을 해서도 안 됩니다. 아이의 행동에 대한 어른의 주관적인 표현은 아이의 인식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죠.

어른 의 기준에서 아이의 행동을 평가하고 판다해선 안되고,

p48 아이에게 무언가를 가르칠 때는 요령이 필요합니다. 특히 말을 주의해서 사용해야 하죠. 아이는 '금지'된 행동에 호기심을 보이고 틈만 나면 금기시된 것에 접근할 기회를 엿봅니다. 그러니 "동생한테 잘 해줘야지. 때리면 안 돼."라는 말 대신 이렇게 바꿔 보세요. "동생은 예뻐해 줘야 해."라고 하면서 동생의 머리를 쓰다듬는 모습을 보여 주는 거죠.

부정어 대신 긍정어를 많이 사용해야 한다. 

양육자로서 언어를 잘 선별해야 겠고, 아이에게도 언어교육이 중요하구나 느낀 부분은,

p169 이 시기 아이들은(만 네 살) 감정이 세분화되는 데 반해 감정을 표현하는 어휘는 아직 다양하지 못합니다. 또 자신의 호기심과 욕구는 커지는데 능력이 제한되는 탓에 종종 화가 납니다. 아이가 때리는 이유를 알아차려 주세요. 그리고 자신의 감정을 폭력이 아닌 말로 표현할 수 있도록 아이의 감정을 말로 풀어 주세요. "네가 ~해서 속상했구나."처럼요.

 

양육자의 정서가 말로 표현되고, 아이가 그 말을 통해서 행동의 변화를 가지게 된다.

언어가 이래서 중요하다.

그리고 여기에 또 놀라운 실험 결과는,

p236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연구팀에 의하면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는 아빠를 둔 아이의 언어 능력이 그렇지 않은 아이의 언어 능력보다 훨씬 발달했다고 합니다. 반면에 엄마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죠.

아빠의 언어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추가 설명이 더 있었으면 좋으련만. 단지 아빠가 육아에 참여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 덧붙인 글이라 추가 설명이 없어 아쉽다.

 

무엇보다 어른의 입장이 아닌 아이의 입장이 되어야 한다는 부분에선, 크게 공감!

가령 아이가 서점에 갔는데 책을 고르지 못하는 상황에서,

p135 엄마는 아이의 행동을 우유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유부단하다는 것은 엄마가 아이의 행동에 부여한 개념일 뿐입니다. 선택하지 않는 것 또한 선택으로 인정해 줄 수 있어야 하죠. 무엇보다 아이가 원하는 것과 부모가 원하는 것이 다를 때 부모는 우선적으로 아이의 욕구를 존중해햐 합니다. 욕구를 존중받아 본 아이만이 타인의 욕구도 존중할 수 있는 법입니다.

 

p220 아이가 어디에 소질이 있는 지 알고 싶다면 다중 지능 이론에 기초한 다중 지는 검사를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www.multiiqtest.com

 

다른 육아서를 읽다가 공감한 부분이 있었는데, 단순히 말 잘 듣는 아이로 키우고 싶진 않다는 거였다. 여기의 한 부모도 말 잘 듣는 아이보다는 자기주장을 잘 하는 아이가 되기를 바란다고 되어 있다. 여기에 대한 육아 코칭은,

p241 말을 잘 듣는다는 건 아이가 자신의 욕구를 억압한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자기주장이 강하다는 것은 아이가 부모의 요구를 저버리는 것이죠. 두 경우는 언뜻 보면 정반대의 행동인 듯하지만, 부모가 너무 심하게 잔소리하며 구속하지만 않는다면 아이에게서 두 모습을 동시에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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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누가 돌봐주죠? - 임신.출산.육아의 전지적 엄마 시점
홍현진 외 지음 / 푸른향기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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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엄마가 된다.

엄마가 된다고 하지만, 아직 출산용품을 살 엄두를 못내고 있다. 뭐부터 해야 하나?

그런데 그런 거야 요즘 당일 배송 잘 되니까 그때그때 사면 될 것 같고, 먼저 맘부터 챙겨야 겠다 싶다.

이 책은 임신부터 출산, 산후조리원, 출산용품 구입, 그리고 육아까지 단계별로 엄마들이 미리 한번 생각해봄직한 이야기들이 현실적으로 나와 있다.

 

흑... 특히나 출산이 끝이 아니라고?

p83 찢어진 회음부도, 이제 막 젖을 물리기 시작해 피 나고 딱지 앉은 가슴도, 불이 나는 것처럼 아팠어요. 부서질 것 같은 몸으로 하루 세 번 좌욕하고, 젖꼭지에 비판텐을 발랐어요.

요즘 유튜브 브이로그보면 산후조리원에서의 생활이 마치 천국같아 보이던데....

 

이 책의 장점은 단순히 여러 작가들의 경험담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읽어봄직한 책과 영화도 같이 소개하고 있다는 것이다. "관전 뽀인뜨 셋"으로 정리하면서.

- 도서 / 아기 낳는 만화

- 도서 / 엄마 되기의 민낯

- 도서 /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

- 영화 / 임신한 당신이 알아야 할 모든 것

- 영화 / 툴리

- 도서 / 엄마 왜 안 와

- 도서 / 딸에 대하여

- 도서 / 뒤에 올 여성들에게

 

닥쳐서 당황스러운 것 보다 이렇게 한번 쓱 생각해 볼 수 있는 미래의 상황들이 나와서, 이 책을 읽으며 나도 미래 모습을 한번 그려봤다. 아직.... 난 마음의 준비가 덜 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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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말고 내 몸이 궁금해서 - 직접 찾아 나선 과학 기자의 임신 관찰기
우아영 지음 / 휴머니스트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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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수별로 뭘 해야 하는 지, 어떤 증상이 나타나는 지를 알려주는 임산부 책은 기존에 많이 있다. 하지만, 증상에 대한 과학적인 설명이 담은 책은 좀 별개인 듯 하다. 저자의 말처럼 임산부는 어쩌면 '현대의학이 버린 몸"인지도 모른다. 가슴이 아프다고 해도, 원래 임신하면 그런거다, 밤에 소변 때문에 자주 깬다고 하면, 임신 초기에는 그렇다.... 나는 고통스러운데, 내 증상은 "정상"이 되어 버리니까.

그래서, 이런 책이 참 고맙다. 지금 18주차인데, 내가 겪은 입덧 증상에 대한 설명도 있지만, 앞으로 오게 될지 모를 증상들에 대해서 예측할 수 있다.

 

p54-55 진화적으로는 입덧이 위험한 물질이나 독소로부터 모체와 태아를 보호하기 위해 생긴 적응이라는 가설이 있다. 그래서 유산 위험이나 기형 발생 위험이 높은, 배아가 형성되는 임신 초기에 구토가 심하고, 고기나 달걀처럼 상하기 쉬운 음식을 못 먹는 임산부가 많다는 것이다. 나도 한 3개월간 육고기가 전혀 당기지 않았다. '저기압일 땐 늘 고기 앞으로' 가던 나였는데, 임신을 하고는 한동안 뻘건 생고기를 생각만 해도 메슥거렸다. 입덧을 겪은 여성이 유산율이 낮다는 연구 결과들을 보면 아주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p135 미국수면재단에서도 임산부에게 왼쪽으로 누워 잘 것을 권한다. 발달 중인 태아와 임산부의 심장, 자궁, 신장으로의 혈액과 영양분의 흐름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게 그 이유다.

 

p162 무례한 사람에게서 정신적인 피해를 당하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특히 주먹을 휘두른 쪽이 상사이거나, 연장자거나, 젠더 권력을 쥐고 있는 쪽이라면 더욱이. 그래서 나는 임산부들의 말이 임산부들의 공감만 사고 끝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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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기 캐리어가 아닙니다 - 열 받아서 매일매일 써내려간 임신일기
송해나 지음, 이사림 그림 / 문예출판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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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14주차다.

어렵게 마흔이 넘어 임신을 했는데, 임신만 되면 만사 다 오케이일 줄 알았다.

그런데 6주차... 하루 종일 잠만 잤고,

8주차까지 제대로 먹지도 못했다. 고기 킬러였지만, 돼지고기 소고기 사진만 봐도 시선을 피하게 됐다.

9주차부터는 물만 마셔도 트림이 나오질 않나

14주인 지금은 변비가 심해 화장실 가는 게 힘들다 ㅠ.ㅜ

송해나씨의 글을 읽으며 앞으로 나에게 닥칠 일들을 그려보게 된다. 나도 혼자 목욕하기 힘든 순간이 오겠지? 같은.

 

지하철 임산부 좌석에 대한 얘기가 여러번 나온다. 저자가 서운했을 일을 나도 공감한다. 임산부뿐 아니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우리 너무 부족하지 않나 싶다. 임산부만 얘기하자면 또 장애인은? 그럼 노인들은? 할테니까. 전체적인 배려. 배려가 필요하다.

 

그리고 제도적인 측면에서....

나 역시 임신 12주 이내 단축근무를 몇 번 쓰긴 했다. 그런데 업무 특성에 따라 사업장의 특성에 따라 이건 뭐 그림의 떡인 곳이 더 많겠구나 싶었다. 나 역시도 사용하기 힘든 제도였으니까.

 

p208 "임신 출산을 한 여성과 그 아기를 부양해줄 인력, 또는 일하지 않고도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보장해주지 않는 사회에서 여성의 퇴직과 휴직만을 이야기하는 건 무책임한 일이다."

 

임신을 기피하는 이유는 뭘까?

나도 임신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 있었지만, 임신을 하고 나니, 이제 나는 경력이 끊기겠구나, 직장인으로서 올해가 마지막이겠구나 싶어 아찔하다.

사회에선 아기 낳으라고 말만 할 게 아니라, 실효성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물론 예전엔 2시간 단축근무란 것도 없었는데, 생겼으니 세상 좋아졌다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도, 앞으로 더 나은 사회가 되길, 그렇게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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