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기 캐리어가 아닙니다 - 열 받아서 매일매일 써내려간 임신일기
송해나 지음, 이사림 그림 / 문예출판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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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14주차다.

어렵게 마흔이 넘어 임신을 했는데, 임신만 되면 만사 다 오케이일 줄 알았다.

그런데 6주차... 하루 종일 잠만 잤고,

8주차까지 제대로 먹지도 못했다. 고기 킬러였지만, 돼지고기 소고기 사진만 봐도 시선을 피하게 됐다.

9주차부터는 물만 마셔도 트림이 나오질 않나

14주인 지금은 변비가 심해 화장실 가는 게 힘들다 ㅠ.ㅜ

송해나씨의 글을 읽으며 앞으로 나에게 닥칠 일들을 그려보게 된다. 나도 혼자 목욕하기 힘든 순간이 오겠지? 같은.

 

지하철 임산부 좌석에 대한 얘기가 여러번 나온다. 저자가 서운했을 일을 나도 공감한다. 임산부뿐 아니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우리 너무 부족하지 않나 싶다. 임산부만 얘기하자면 또 장애인은? 그럼 노인들은? 할테니까. 전체적인 배려. 배려가 필요하다.

 

그리고 제도적인 측면에서....

나 역시 임신 12주 이내 단축근무를 몇 번 쓰긴 했다. 그런데 업무 특성에 따라 사업장의 특성에 따라 이건 뭐 그림의 떡인 곳이 더 많겠구나 싶었다. 나 역시도 사용하기 힘든 제도였으니까.

 

p208 "임신 출산을 한 여성과 그 아기를 부양해줄 인력, 또는 일하지 않고도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보장해주지 않는 사회에서 여성의 퇴직과 휴직만을 이야기하는 건 무책임한 일이다."

 

임신을 기피하는 이유는 뭘까?

나도 임신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 있었지만, 임신을 하고 나니, 이제 나는 경력이 끊기겠구나, 직장인으로서 올해가 마지막이겠구나 싶어 아찔하다.

사회에선 아기 낳으라고 말만 할 게 아니라, 실효성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물론 예전엔 2시간 단축근무란 것도 없었는데, 생겼으니 세상 좋아졌다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도, 앞으로 더 나은 사회가 되길, 그렇게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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