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폭발 뒤 최후의 아이들 ㅣ 동화 보물창고 4
구드룬 파우제방 지음, 함미라 옮김, 최혜란 그림 / 보물창고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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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섯째날,
마지막 남은 사람들이 빨간 단추를 눌렀다.
자신들의 목숨이 위태로워졌다고 느낀 것이다.
불길이 지구를 휩싸고 산들이 불타고
바다에서는 뜨거운 수증기가 올라와 증발하였다.

- 태초에 하느님이 하늘과 땅을 창조하시니라(요르크 친크) 중에서-

사람들이 안전을 위해 핵탄두를 준비하고 환경을 오염시키고, 자연을 조절하려다 스스로 멸망을 자초한다는 내용의 '태초에 하느님이 하늘과 땅을 창조하시니라(요르크 친크)'라는 시로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갑작스러운 핵 폭발의 위력에 노출된 일가족과 피해지역의 주민들의 비참한 생활상을 통해 핵 폭발이 우리에게 끼칠 참상과 암울한 미래에 대해 경고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저자가 열세 살 생일을 앞 둔 사내 아이, 롤란트가 화자가 되어 들려 주는 이야기는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에게조차 화상 자국을 남기는 핵 폭발후의 뜨거운 열기만큼이나 강렬하게 가슴을 강타하였으며, 책을 읽는 내내 내 마음은 버섯구름에 뒤덮인 것 같았다. 어린이 동화책이라고는 여겨지지 않을 정도로 도처에 죽음이 만연해 있으나 마지막 희망으로 살아남을 최후의 아이들에게 기대를 걸고 책을 읽어나갈 수밖에 없었다.

동서간의 긴장이 고조되었다고는 하나 핵 폭발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들이 닥치고 사람들은 아무런 대비도 하지 못한 채 그 상황에 휘말리고 만다. 강렬한 섬광, 버섯구름, 뜨거운 열기, 강렬한 폭풍, 초토화된 도시, 죽음! 그리고 뒤이어 사람들을 찾아오는 것은 혼란, 생존 본능, 원자병, 전염병 등, 몇 주 동안 일어난 일들이 너무나 길게만 느껴졌다. 폐허가 되다시피 한 도시에서 살아남은 사람들과 살 곳을 찾아 몰려드는 사람들 간에 벌어지는 냉대, 약탈, 이기주의, 절망……. 어디를 둘러봐도 보이는 것은 절망뿐이었다. 롤란트는 부상자들이 있는 병원에 찾아가 참혹한 광경을 목격한 후, 갈증에 시달리는 환자들에게 물을 먹여주는 일을 한다. 핵 폭발이 일어나기 전에 아기를 임신한 것을 알고 기뻐하는 엄마와 가족들을 보면서 그래도 희망은 있으리라는 일말의 기대를 품었건만 그 기대마저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을 때의 절망감이란…….

-죽은 사람을 묻는 것, 계속해서 죽은 사람을 묻는 것이 살아 남은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이었다. 그 날 아침, 나는 내가 살아 남은 사람들에 속하지 않기를 빌었다. 나는 옌스가 누리고 있는 고요함이 부러웠다. (p. 187)

가끔 재난 영화에서 혹독한 환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살아남는 사람들을 보면 감탄을 하곤 한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남을 짓밟고 어떻게 해서든 살아남으려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과연 사람들에게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모든 사람에게 살신성인의 정신을 기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리라. 그렇더라도 이토록 무기력하게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상황이나, 죽음보다 차갑고 살벌한 세상이 찾아오리라고는 생각하고 싶지가 않다.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는 군인들이 아니라 민간인들, 특히 아이들일 것이다. 아이들은 아무런 잘못도, 선택도 하지 못한 상황에서 갑자기 부모를 잃고, 굶주림과 추위와 병마에 시달리다 결국 사람들의 냉대 속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누가 그들에게 이런 삶이 올 것이라고 경고를 해주었던가?

- "비열한 놈! 폭탄이 떨어진 건 당신들 책임이야. 당신들은 아이들이 무슨 일을 겪든지 상관 없었던 거야. 중요한 건 당신들이 편하게 사는 거였지. 지금 당신들은 그 대가를 치르고 있는 거고, 그건 당신들이 벌인 일이야. 하지만 우리까지 불행에 빠뜨렸어! 뒈져버려라!" (p. 144)

음식을 훔친 아이들에게 시내에 나타나기만 하면 죽여버리겠다고 펄펄 뛰는 리핀스키씨를 향해 소리치던 안드레아스가 지하실 벽에 쓴 "천벌 받을 부모들!"란 글귀는 바로 우리 어른들을 향한 절규이다. 살아남은 아이들에게 수업을 하던 아빠에게 "당신은 살인자!"라고 소리를 지른 남자 아이를 탓할 수만은 없으리라. 그러나 추위에 떨며 삼 일 전부터 아무 것도 먹지 못했다는 안드레아스의 유모차를 온 힘을 다해 밀어 줄 수밖에 없었던 주인공 롤란트를 과연 살인자라고 부를 수 있을까? 롤란트가 최후에 살아남은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고 싶은 것들은 오래전부터 우리 어른들이 가슴 깊이 새겼어야 할 것들이다. 전쟁을 일으킨 사람이 아니라는 변명으로는 우리 아이들을 폐허더미로 내몬 살인자로 낙인찍히는 것을 면할 수 없다. 이것이 어린이 동화책이긴 하나 읽어보아야 할 대상에 어른을 포함시켜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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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5-02-01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등 중등 이상일 듯 하네요.
더 어린 아이들도 읽는 것이 괜찮을까요??

아영엄마 2005-02-01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상연령이 5학년 이상일겁니다. 제가 본다고 책상에 두었더니 아영이가 앞부분을 좀 본 모양인데 너무 일찍 이런 참상을 알려주고 싶지 않아서 책을 잠시 높은 곳에 올려두기로 했습니다. ^^;

반딧불,, 2005-02-01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렇게 느껴집니다.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들이 읽기엔 조금 벅찰 듯 해요.
중학생 정도가 읽는 것이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얀마녀 2005-02-01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에 대한 소개를 받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섬뜩해지네요. 휴...
 
참 좋은 짝 - 소천아동문학상 수상작, 3학년 2학기 읽기 수록도서 ㅣ 시읽는 가족 5
손동연 지음 / 푸른책들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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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좋은 짝>은 외출할 때 내가 들고 다니는 작은 가방에게 참 좋은 짝이다. 오늘도 아이와 어느 책을 들고 나갈지 실랑이를 벌이다가 각자 가방에 넣었던 책 두 권은 너무 무겁다는 이유로 다시 꺼내지고, 그렇다고 책 한 권 안 들고 나설 수는 없어 책꽂이를 살피다가 이 동시집을 골라 가방에 넣었다. 봄꽃 같은 노란색 표지는 손으로 한 번 스치면 노란 물이 들 것 같이 화사해서 손이 더 자주 간다. 표지만 쳐다보아도 그 속에서 오글오글 거리는 재미난 동시들이 생각나 살짝 웃음 짓게 만드는 책이다.
 
 어른이 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가 시를 쓰면 동시가 될까? 시인이 그런 마음으로 썼으니 나도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 보면서 우리 아이들과 함께 즐거이 한 편 한 편 읽어본다. 아이가 책을 보다 이런 저런 걱정을 하니 엄마가 좋은 방법을 가르쳐 주는<걱정하지 마>를 보니 '우리들을 짓누르는 걱정거리에도 이렇게 명쾌하고도 간단한 해결책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아이로 돌아가 있는 지금은 모든 걱정거리를 잠시 그냥 탁~ 덮어두어야 할까 보다. 제목에도 쓰인 '참 좋은 짝'이란 표현을 쓴 <짝>은 우리가 반대말로 생각하는 '엄마'와 '아빠', '남'과 '북'등을 서로에게 좋은 짝으로 맺어주고 있다. 요즘은 '반대말'이라는 표현대신에 '맞서는 말'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던데 그 말보다 더 멋지게 어울리는 것이 '짝'이구나! 모두 모두 짝이 되면 싸울 일도 없겠네~.

<봄 들판에서>와 <꿀>은 봄기운을 물씬 풍기는 노란 바탕의 화사한 그림을 배경으로 나비와 보물(쪽지)을 연계시켜 나비들이 왜 '우리'를 만나러 왔는지, 무얼 찾느라 바쁜지를 알려주고 있다. 작은 아이가 볼 때마다  그림 속의 나비가 너무 귀엽다고 한다. 시만 댕그라니 있는 것보다 그림이 어우러져 있으니 시가 더욱 살아나는 것 같아 참 좋다. 그리고 제 2 부에는 세상과 자연을 헤아리는 마음이 스며 있는 동시들(<봄에는 온통>, <별도 가끔 자리를 바꾸면 얼마나 신날까>, <까치밥>등)을 모여 있다. 

 제 3 부 "교실보다 더 큰 교실"에서는 이제 갓 입학한 새내기들의 모습(<입학>, <1학년 가방>, <줄서기>등),이나 학교에서 볼 수 있는 일상을 담은 동시들을 선보이고 있다. <토요일>은 3학년만 되어도 공부보다는 놀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 신나게 놀 수 있는 날을 기대하는 마음을, 1학년은 친구들과 놀고 싶어 월요일이 기다려지는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다. 이 시와 함께 아이가 읽을 때마다 노래를 불러내며 낄낄거리게 만드는 동시로 <여름 개학>이 있다.

.../ 음악 책을 뛰쳐나온/ 고기를 잡으러 강으로 갈까나..../ 

아이는 이 부분에서 늘 신나게 노래 몇 소절을 부른 다음에야 동시의 마지막 부분을 읽는다. 여름 방학을 하
면 자연이 더 큰 교실을 열어 주듯이 동시는 아이에게 더 큰 동심의 세상을 열어주는 것 같다.

 <우리말 우리글>은 외국어, 외래어가 범람하고 그것에 익숙해져버린 우리에게 한자이름이나 영어가 아닌 참 우리말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일깨워주고 있다. 은하수가 아닌 미리내, '클로버'가 아닌 '토끼풀'이라고 부르는 것을 언제부터 잊어버렸던가! 그러고 보니 '라일락'을 우리말로 '수수꽃다리'라고 부른다니, 이는 나도 잘 몰랐던 것이다. 국어책을 펴들고 열심히 한글을 줍는 1학년 아이들(<우리글 한글>)처럼 나도 다시 스물여덟 그루의 한글나무 밑에 가보아야겠다.

 제 5 부 "동물들이 와글와글"에는 여러 동물들이 나와서 아이들이 가장 재미있어 하는 부분이다. 기린은 목이 길~어서 하루에 한 끼만 먹어도 될 것 같다고 하는 것처럼 동물의 신체적인 특성을 짚어낸 시도 있고, <충치 뽑는 날>이나 <나무늘보>처럼 동물을 빌어 아이의 심정 표현한 시도 있다. 그 중에 우리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동시는<구리 구리 구리>이다. 수수께끼를 내는 것 마냥 씌어진 이 동시는 구리로 끝나는 것을 맞추는 놀이를 하는 것 같은데 끝 문제를 못 풀면 '??구리'라고 놀림을 당할 수도 있다. 이젠 답을 다 알아도 서로에게 문제를 내고 맞추는 놀이는 여전히 즐겁기만 하다. 동네 아이들이 놀러오면 문제를 낸다면 이 시집들 꺼내가기도 한다. ^^

구리는 구린데 논에서 나는 구리는?(개구리)/..... /이 문제를 못 풀면 너는 너는 무슨 구리? (??구리)

 초등학교 2학년인 큰 아이가 가끔 일기장에 일기글 대신 동시를 쓰곤 하는데 지나치게 글자수를 맞추거나 끼어 맞춘 듯한 반복적인 문구를 사용하곤 해서 고쳤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교과서에 본 동시의 영향도 있는 듯...) 다른 이들이 쓴 동시를 많이 보면 동시의 참맛을 느낄 수 있지 싶어서 얼마 전부터 여러 동시집을 접해주고 있는데 이 책을 본 아이는 '자유롭고 재미있어서' 좋다는 평을 한다. 자유로운 동시 세상을 향해 눈을 뜨게 해 주다니, 우리 아이가 참 좋은 동시 친구를 만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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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5-02-01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구절 참 좋네요. 저도 참 동감합니다.
형식만 갖Ÿ다고 다 동시는 아니지요...
형식이 다르다고 동시가 아닌 것도 아니구요...
우리 나라는 정말 다른 것을 인정하지 않는 곳이지요...
 
렝켄의 비밀 - 미하엘 엔데 동화전집 1 ㅣ 동화 보물창고 1
미하엘 엔데 지음, 베른하르트 오버딕 그림, 유혜자 옮김 / 보물창고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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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요정, 마법사, 괴물 같은 존재에 매료되었던 내게 <끝없는 이야기>와 <모모>라는 작품은 상상의 날개를 활짝~ 펼칠 수 있는 커다란 밑거름이 되어 주었다. 그 때는 작가보다는 작품 제목만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아 있었고, 작가인 '미하엘 엔데'라는 이름을 인식하게 된 것은 아이 엄마가 되어 아이들 책을 고르면서부터이다. 그림책이나 단행본으로 나와 있는 작품을 간간히 구입해서 보았는데 미하엘 엔데의 동화전집이 나온 덕분에 그의 여러 작품들을 볼 수 있게 되었으니 반가운 마음이 든다. 우선 책을 읽느라 다른 일들은 완전히 뒷전인 가족들의 이야기인 <분명히 밝혀 두자면>을 읽으면서 슬며시 웃음이 나왔다.  머리말을 대신한 글이라 길래 작가의 가족의 실제 이야기인가 싶어 유명한 작가의 가족답게 정말 대단하구나 하는 생각을 했더니만 그게 아니었지 뭔가... 초등 2학년인 큰 아이도 이 책을 읽었는데 우리처럼 책을 좋아하는 가족이 나와서 이 이야기가 재미있었다고 한다.

아이가 '혀 꼬이는 이야기'도 재미있다고 꼽았는데, 이야기를 읽어보니 우리나라 그림책 중에 <뽀끼뽀끼 숲의 도깨비>라는 책이 생각났다. 그 책을 아이에게 읽어줄 때도 이름이 점점 길어지니 읽어줄 때 저절로 혀가 꼬여버리던데 '혀 꼬이는 이야기'도 제목답게 이야기가 진행될 때마다 사물들의 이름이 점점 더 덧붙여져서 길어져 버리는지라 한달음에 읽어 내리기가 어렵다. <렝켄의 비밀>은 다른 출판사에서 발행한 <마법의 설탕 두 조각>으로 잘 알려진 이야기로 내용은 알고 있는데, 두 책을 두고 번역상의 미묘한 차이를 느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이야기는 다른 이의 말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결심을 지킨<끈기최고 트랑퀼라 거북이>와 고집불통 노르베르트가 동상이 된 사연이 나오는 <벌거벗은 코뿔소>였다.

그리고 <모나의 걸작품>을 읽으면서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이해하는 방식을 다시금 배웠다. 가끔 아이들이 자기가 그린 그림이라며 들고 와서 자랑할 때가 있는데 솔직히 나의 상상력으로는 무엇을 나타내고자 했는지 모를 때가 있다. 그러다 아이의 설명을 듣고서야 그림 속에 무엇을 표현하고 했는지를 알게 되곤 하는데 6살의 모나가 그린 그림도 우리가 그냥 볼 때는 알아보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 자신의 자화상이라는 모나의 설명에 친구 사이인 노인은 고개를 끄덕이고 그림에 대해 서로가 이런 저런 말을 건네면서 그림에는 침대며, 커튼, 잠옷, 이불 등이 덧붙여 지면서 조금씩 살이 붙는다.

-그러나 모나는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짜냈다. 무거워 보이는 짙은 파란색 커튼을 침대 위에서부터 아래로 늘어뜨려 침대를 완전히 덮어 버렸다. 그래서 잠옷을 입고 이불을 덮었던 자화상도 그 뒤로 숨겨졌다.

모나는 이 것으로 그림을 완성했다고 생각하지 않고 불을 끈다며-맞아! 잘 때는 불을 꺼야지~- 그림 전체를 새카맣게 칠해 버린다. 그러나 그들은 알고 있지 않은가. 그 그림 속에는 아이가 침대 위에서 잠들어 있다는 것을! "걸작품이야. 실제로 이 검은색 안에 어떤 것들이 그려져 있는지 다 아는 사람에게는 특히 그렇겠구나."라는 노인의 말이 가슴에 깊이 와 닿는다. 우리 아이들의 그림이 내게 특별해 보이는 것도 나는 그 그림에 숨겨진 것들을 알고 있기 때문이리라...

<괜찮아요>를 볼 때는 자신의 음식을 차지하는 것을 시작으로 마침내 자신의 집에 불을 낸 한 아이의 행동들을 그토록 잘 받아 넘긴 주인공이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나라면 그런 상황이 닥쳤을 때 야단을 치거나 난리법석을 떨었을 텐데 말이다. 어쩌면 작가는 어린이가 행하는 어떠한 일에 대해서든 어른들이 이처럼 넒은 이해심을 가지고 대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쓰지 않았을까? 우리 아이가 가장 어렵다고 말한 작품은 <라룸 라룸 빌리 바룸>이었는데 이야기가 자꾸 전 단계로 거슬러 올라가는 구조이다 보니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헛갈렸지 않나 싶다. 나는 오히려 <니젤프림과 나젤큐스>가 더 헛갈렸는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어린이 책 작가로 꼽는 미하엘 엔데의 다른 작품들도 얼른 읽어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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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torojjan 2006-12-01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하엘 엔데는 어린시절 제가 유일하게 기억하는 작가였습니다. 보통 책제목도 잘 기억하지 않고 책을 보는지라 작가를 기억한다는건 어림도 없었지요 모모라는 하나로 정말 감동을 주었던 작가지요 지금도 이사람의 책 즐겨보고 있습니다.
 
내가 잡은 예쁜 물고기
야엘 방 데 호브 글 그림, 강미라 옮김 / 봄봄출판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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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기를 잡으러 가려는 사내아이가 장화, 양동이, 밧줄, 모자, 우산 가져가는 것을 잊지 말라는 엄마의 말씀에 나갈 때는 잘 챙겨 간다. 그런데 정작 바닷가에 도착해 보니 모두 잃어버리고 벌레만 남았단다.  아이는 물고기를 낚았지만 집으로 가는 동안 낚싯줄을 물었던 물고기가 물개로 변하고 또 그 자리를 뱀이 차지한다. 곰이 뱀을 뻥 차버리고 그 자리를 차지하고, 악어가 나타나는데도 아이는 그것을 모른다. 바닷가로 오는 동안 잃어버렸던 물건을 하나하나씩 발견하느라 낚싯줄에 어떤 일이 생기는지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이다. 

  이 책의 특징은 책장 사이 사이에 작은 책장이 또 하나 존재해서 그것을 넘기면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 내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마틴이 집을 나섰을 땐 엄마가 말씀하신 것을 다 가지고 왔어요"라는 문장이 중간 책장을 넘기면 "마틴이 바닷가에 도착했을 땐 모두 잃어버리고 벌레만 가지고 왔어요"로 바뀌는 것이다.  글의 변화와 함께 그림도 달라지는지라 어떤 변화가 생길지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나중에 바닷가에 도착한 장면의 그림을 다시 살펴보니 숨은 그림찾기처럼 그림 속에 아이가 잃어버린 물건들이 여기저기에 조그맣게 그려져 있었는데 처음엔 그것도 모르고 그냥 지나치고 말았다.

 아이가 집에 도착해서 엄마에게 자기가 뭘 잡아 왔는지 보라고 하는데, 과연 아이가 잡아온 것은 무엇이었을까? 곰일까, 악어일까? 아니면 처음의 그 물고기? 아이가 잡은 아주 예쁜 물고기를 보시다면 엄마에게 자랑할 만 하다는 것에 동의하실 것이다. 아이가 낚시 장난감으로 물고기를 낚는 유희를 즐기는 마음으로 이 책을 보듯이 나도 이번에 낚싯줄에 어떤 동물이 따라올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고 보았다. 낚시줄을 물고 따라오는 동물을 다른 동물로 바꾸어 이야기를 만들어 보기도 하고, 아이와 함께 '내가 잡고 싶은 예쁜 물고기'를 그림으로 그려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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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울의 움직이는 성 2 - 양탄자 상인 압둘라 ㅣ 하울의 움직이는 성 (문학수첩 리틀북) 2
다이애나 윈 존스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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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을 복귀하게 만든 책이라는 수식이 붙길래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보지는 못하고 있고, 그 내용은 궁금한 마음에 책을 구입해서 읽게 되었다. 내가 원래 판타지 분야를 좋아하는지라-잘생긴 주인공 나오면 더 좋아한다는..^^;;- 이 책도 재미있게 읽었다. 사실 1권만 읽은 상태에서는 마법사가 등장하긴 하지만 해리 포터와는 전혀 다른 느낌을 주는 내용으로 재미가 좀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2권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하울도, 움직이는 성도 안나오길래 왜 이 책이 같은 제목으로 나온 것인지 의아했었는데 후반으로 가서야 그 의문이 풀렸지 뭔가!

 1권에서는 소피가 길에서 만난 남자가 누군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이 남자와 사랑에 빠지리라는-결국 이야기의 끝은 주인공들의 사랑으로 귀결되리라 여기는 로맨티스트의 추측~ 생각을 가지고 읽어나갔다. 하울은 번드드르한 외모와 달리 하는 행동은 얍삽한 기질이 엿보이고, 마법도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조금 미흡한 느낌으로 2권을 읽었는데 앞서 언급한 의문을 가지면서 읽긴 했어도 1권보다 오히려 2권이 더 재미있었다. 마법의 양탄자니, 공주, 호리병 속의 정령 같은 것들이 등장하니 훨씬 이국적인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2권에 나오는, 사랑하는 연인을 찾기 위해 애쓰는 남자 주인공이 더 멋있게 느껴지고, 말을 할 때면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붙이는 온갖 수식어도 웃음을 짓게 만들었다.

 원작이 있는 영화의 경우에 아무래도 원작의 내용을 100% 수용하기는 힘들어 제작시에 빠지는 부분이 있던데 이 다음에 영화를 보게 되면 이런 점들도 비교해 봐야지.  이런 류의 책을 읽을 때면 그 내용을 머리 속으로 열심히 상상하곤 하는데 그것이 실체화되었을 때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되곤 한다. 상상이 실현되는 것은  멋진 일이지 않은가! -1권만 평가했다면 별 네 개를 주었을텐데, 2권에서 그 재미를 느끼고, 나의 기호를 더해서 별 다섯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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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2005-01-22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학수첩 게시판에 보니 원작자의 에이전시를 통해 2편도 영화화 된다는 정보를
들었다고 하더군요...실사영화가 될지 애니메이션이 될지, 또 어느 영화사에서
영화를 만들게 될지 궁금합니다... 설마 미야자끼 하야오 감독이 또 만화영화로
제작하지는 않을거구...해리포터류의 영화로 제작될까요?

아영엄마 2005-01-24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 전 영화를 아직 보지 못해서 온전히 제 머리 속에서만 상상하고 있습니다. ^^
이지은님/2편이 영화로 만들어지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아요~. 저도 궁금해지네요.

totorojjan 2006-12-01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애니 DVD를 모으는 편입니다. 하울은 특별판을 샀다지요 정말 인상적인 애니입니다. 책도 사서 읽었는데 1,2 편을 읽고 선물은 주었네요 ^^ 애니의 음악도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