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륭의 상상력은 무궁무진하게 펼쳐진다. 다소 현학적이고 어렵게 보이는 사상이 처음 그를 대하는 독자들을 서걱거리게 만들지만, 그러나 조금만 참자.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에서 쉽게 기쁨을 느끼는 일은, 그야말로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그는 불교와 기독교를 비롯해서 각종 샤먼과 연금술 등의 소재를 작품 속에 결합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액면 그대로 사상서, 종교서 그대로의 형태는 아니다. 그는 이러한 소재를 '서정성'이라는 거대한 용광로에서 서서히 녹여 자기 나름의 작품으로 만들고 있다. 신비로우면서 당신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이야기, 하지만 무엇보다 아름다운 이야기가 바로 박상륭의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