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다메군의 일드견문록
이지성 글.사진 / 이비락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물론 자료조사를 위해서 읽은 것이지만,  
이 책을 끝까지 읽은 건 올해의 독서 중 가장 큰 시간낭비였다.

길게 말하고 싶지도 않다.
문제점 몇 가지만 지적하자.   

 

문제점 1 : 계통도 체계도 없이 뒤죽박죽 정리되지 않은 공간 소개

드라마 중심이라면 한 작품을 택해서 보다 자세한 설명과 함께 공간 소개를 하는 것이 옳다.
이 작품을 얘기하다가 다른 작품이 겹쳐서 나오는 것이 다반사.
이럴 것이라면, 애초에 드라마 소개 따위능 없어도 좋지 않은가? 

또한 드라마에 대한 설명도 아중간하다.
소개와 분석, 어느 쪽도 아니다.

구태여 나누자면 "이곳에서 이런 드라마도 찍었답니다" 정도.
이것만으로는 가치가 없냐고? 물론 있겠지. 하지만, 

그럴 것이라면 철저하게 공간을 중심으로 구분했어야 한다.
도시나, 거리 순으로 정리되어 있어야 하고, 그것에 드라마 타이틀 별로 정리하지 말았어야 한다.  

결론은 ; 선택과 집중이 없다는 것.
드라마 중심도 아니고 공간 중심도 아닌 어중간 하고 뒤죽박죽인 감상만 나열될 뿐이다.

 

문제점 2 : 문제의식의 부족

여행에 무슨 문제의식이 필요하냐고?
맞다. 여행에는 문제의식이 필요없다. 그러나 여행서적을 쓰려면 문제의식이 필요하다.

정확하지 않은 지식, 철저한 고민 없는 서술은 다른 사람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겠다.  

   
  <춤추는 대수사선>을 소개하면서 : 10년이 훨씬 넘은 드라마다보니 그때는 지금처럼 인터넷 공유가 활발하지 않았던 때라 일드 팬들도 최근에 봤을 것이라 생각한다. 영화도 한국에서는 일본 개봉 후 2년 뒤에나 공개되었으니 말 다했다.(p.116.)  
   

두 가지가 간과되어 있다.

첫째, 일본문화 개방의 시기. 일본 영화가 개방된 것은 1998년, 본격적으로 흥행작이 수입되기 시작한 것은 2000년 이후이다. 그러니 1997년의 TV드라마와 1998년의 영화가 한국에서 방영/개봉되기는 무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인터넷'만 탓하고 있다. 

둘째, 일본 시리즈 물의 특성에 대한 몰이해. 일본의 문화산업은 미디어믹스가 발달했다. 즉, 드라마를 영화로 만드는 일이 활성화되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런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영화는 원작 드라마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다.
내용, 캐릭터, 스토리텔링 등의 여러 부분이 드라마와 이어진다. 그런데 이 작품은 앞서 설명한 개방 문제로 인해 드라마가 충분히 소개되기도 전에 영화가 개봉된다. 이것이 흥행 실패의 이유다. 

 

   
  <타이거 앤 드래곤> 라쿠고 극장을 설명하면서 : 명절에만 반짝 등장하는 마당놀이를 제외하면, 우리나라에도 전통적인 공연장이 있기는 한 걸까? 색체 짙은 아사쿠사에서는 그래서 절로 서글픈 생각이 든다.(p.136.)  
   

남의 문화를 찾아보는 것도 좋지만, 그와 함께 우리 문화에 대한 공부에 더 천착했으면 한다.
너무도 당연하게, 전통문화 공연장 많이 있다. 안성, 전주, 남원, 진도 등등.
다만 수도 서울에 없을 뿐이다. (대신 서울에는 국립국악원이 있고, 여러 극장에서 마당놀이도 많이 공연된다.) 

외국 여행을 하면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가 우리 문화를 모르면 외국 사람들에게 무시당하기 십상이다.
문제는 무시를 당하고서도 그 사실을 모르는 이들이 많다는 것.  

외국을 아는 것, 좋다.
하지만 짝사랑은 하지 말자.
 

우리 문화를 함께 알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외국 문물을 보더라도 말짱 도루묵이다.
왜? 우리는 외국사람이 아니니까. 좋으나 싫으나 우리는 한국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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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메군 2010-06-22 0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굉장히 반성하고 있는 책입니다.
노여움을 푸세요^^

라훌라 2010-06-22 13:33   좋아요 0 | URL
우와, 이런 댓글도 달리는 군요. 제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책에서 느낀 아쉬움은 다음 책에서 풀어내시면 되지요. 보다 좋은 다음 책 기대하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