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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혁명 - 신화의 경제학에서 인간의 경제학으로
데이비드 오렐 지음, 김원기 옮김, 우석훈 해제 / 행성B(행성비)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현재의 경제학은 한 분파로서 주도권을 잡고 있는 시카고학파의 신고전주의로서 문제가 많기 때문에 경제학에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야 한다.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잘 만들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잘 만들어야 할까, 문제가 많은 거 같으니 새로 더 좋게 만들어야 할 당위성은 잘 알겠는데, 세부적인 것은 책에 나타나 있지 않아 잘 모르겠다. 물론 책 한 권으로 과거의 잘못된 것을 논리적으로 규명하고 앞으로 구체화될 새로운 경제학은 현실에 맞게 세세히 나올 것을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이 책에선 그저 방향만 제시할 뿐. 

의약품 회사가 새로운 제품을 만들고 시판 전에 전임상 시험과 임상 시험을 거치는 이유는 부작용을 최소화 하기 위함이다. 약 제조 전문가가 머릿속에서 그리고 실험실에서 실험을 거쳐 제약공장에서 잘 만든다고 만들었지만, 환자가 먹고 효능이 있어 병을 고쳐야 할 결과가 예상대로 나오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고, 그 목표된 질병에 효과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다른 부작용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지 않고 약을 시판하는 일은 정말 위험한 일이다. 그래서 정부는 식품의약품안전청이란 기관을 만들고 GMP라는 제도를 적용하여 있을 지도 모를 위험에 사전에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다. 하지만 경제의 파생상품은 이러한 사전 검증 작업이 없었던 것은 물론, 기존에 있던 안전장치 마저 공중분해 해버려 지금과 같은 금융위기를 불러 왔다. 

경제서의 이론은 현실의 실상과 판이하게 다르게 돌아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결과론적으로 위기 발생에 관한 예측은 하지 못하다고, 장미빛 미래만 광고하던 경제학은 결과론적인 학문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수요-공급 곡선은 교과서에서 배웠던 것 만큼 영리하지 못하다. 힘있는 자들의 입김 혹은 탐욕에 휘둘리는 경우가 태반이고, 그 열매는 힘있는 자들이 가져가지만, 잘못으로 이어질 경우 결과는 고스란히 보통사람들의 몫이다. 

이 책은 암울한 현실 만큼이나 전체적으로 무겁고 딱딱하다. 작가의 기준에 따라 여러가지 사례가 나열되어 있고, 한가지 목표를 향해 꾸준히 나아간다. 10장이 앞서 하고자 미뤄뒀던 이야기로 보이니 결론 장이 될거 같다. 이 장이 핵심이자 일종의 대안의 방향을 제시한다. 과거의 사례를 모아 규칙을 만들고 그 만들어진 규칙으로 미래를 예측하지만 그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면, 혹은 잘못된 신호들을 규칙을 만드는 과정에서 무시한다면, 그 결과역시 예측해 내지 못한다. 경제학 역시 경험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경제학의 어원(p196)은 가정(oikos)과 법(nomos)을 나타내는 그리스 단어로 '가정을 운영한다는 뜻'이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경제학이 가계의 파산원인이 되고 말았다. 또한 신용부담 스와프(p201)는 JP모건이 1990년대에 만든 개념이자 파생상품으로, 부도위험을 보험형태로 묶어 거래하면 희안하게도 부채 담보에 대한 위험성은 줄어든다. 그 결과 더 많은 대출이 가능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위험성을 정량화 하기 위하여(여기서 수학자-퀀트가 통계학을 들고 등장한다) 위험한 정도에 따라 숫자로 표시한다. 이론처럼 되었으면 오죽 좋겠는가마는, 태풍 카트리나 같은 대형사고가 줄줄이 발생했을 때 보험회사 줄줄이 망하듯이 파생상품과 투자은행 간판을 달고 있는 판매업 회사들도 줄줄이 망하게 되고 말았다. 

직접적인 인과관계로 묶을 순 없지만, 탐욕에 있고, 규칙을 어겨가면서 더 빨리 더 많은 부자가 되길 바라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정부는 (할 의지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규제하지 못한다. 근본 원인이 될 수도 있겠다.

지금의 부자는 부자 답지 못하다. 나눌 줄 모른다. 그 부가 어디서 왔는가 기억하지 못하는 거 같다. 단순히 자신의 노력과 행운에 있다고만 생각할 뿐, 그 과정에서 사회가 많은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것을 이해하기 싫은 모양이다. 부자 동네에서 최저임금에 맞춘 경비원의 월급 인상분이 가구당 한달에 몇 천원 인상 수준인데, 용납할 줄 모른다. 월급을 한번 인상해주면 계속 올려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리고 그 요구를 중간에 절대 막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단지 몇 천원도 용납하지 못한다. 어디서 많이 들은 말 아닌가? 오세훈 전 시장의 논리, 애들 밥 값 내주면 줄줄이 복지 비용이 증가할 것이고, 그러다 보면 나라 망한다. 그래서 국민들에게 이 나라를 망하게 할 못된 정책을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 막아햐 하고, 그래서 모아 국민투표 하게 만들고, 자신의 논리가 안 먹혀 들어 갈거 같고, 결과적으로 흥행이 안될거 같으니까 시장직을 걸었고, 그 결과 쫓겨나갔다. 부자가 부자답지 못한 세상이다. 나경원 의원(후보)도 여기 적극적으로 동조했던 것을 잊지 마시라.

부가가치세(간접세) 10%는 유럽과 비슷하다는 논리. (왜 이럴 땐 미국의 경우는 철저히 무시하는지 모르겠다, 미국과 유럽의 두가지 경우를 가지고 있다가 항상 유리한 쪽만 강조하는 이 논리) 유럽의 직접세율을 아는지 모르겠다. 50~60%이고, 덴마크가 가장 높아 63%라고 한다. 간접세율은 상대적으로 작은 거다. 유럽의 직접세율 만큼 거두면, 간접세율 10%가 합당한 것이다. 논리를 내세우기 위하여 공평한 정보는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있는 경우다.(곡학아세) 서양 속담에 꿀을 모으고 싶다면 벌통을 발로 차지 말라는 말이 있다. 부자들이여, 계속 부자이고 싶다면 부자가 아닌 사람들과 같이 발전하길 기대하라, 같이 노력하면 더욱 좋겠다. 부자들이 다른 사람들을 자극하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들 역시 당신들을 자극하는 일은 없을테니. 

* 약속된 서평날자를 많기 넘겼다는 것을 압니다. 개인적인 일이 좀 많다 보니(언제는 적었을까 마는) 차일피일 미루게 되었도 결과적으로 차주피주 미루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잊지 않고 서평을 올린다는 것에 의의를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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