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사회적 기업 만들기>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사회적 기업 만들기 - 무함마드 유누스의
무하마드 유누스 지음, 송준호 옮김 / 물푸레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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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의 빈곤을 줄이는 경험을 발판으로 세계 각 곳의 빈곤 해소을 위한 새로운 방법을 제시한 그라민은행과 2006년 노벨평화상을 공동으로 수상한 무하마드 유누스의 신작이다. 과거 그의 책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가>에서 감동을 받은바 있고, <가난 없는 세상을 위하여>는 책 제목은 알고 있지만 읽진 못하였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가>에선 자신의 경험담과 성공담을 들려 주었고, <가난 없는 세상을 위하여>에서 빈곤타파의 당위성을 역설하였다면, 이 책 <사회적기업 만들기>에선 보다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한다.

먼저 이 책은 사회적 기업의 새로운 개념을 소개한다. 사회적 기업이라 해서 비영리 단체를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고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이긴 한데 기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이익 잉여금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배분하거나, 이득을 저소득자들에게 나누기 위하여 사용하는 기업을 말한다. 다시 말하자면 기존의 기업은 오로지 이윤추구 만을 목적으로 삼았다면, 그가 주장하는 '사회적기업'은 나누는 것이 기업의 목적이다. p36을 보면 두가지 분류, I유형과 II유형으로 나누는데, 사회문제 해결에 전념하는 비손실, 비배당 기업으로 기업을 확장시키고 개선하는데 모든 이윤을 재투자하는 투자자 들이 소요하는 것이 I유형이고, 가난한 사람들 스스로가 소유하는 이윤추구 기업 혹은 신탁재단을 통해 소유하는 것이 II유형이다. 하지만 스스로 지속할 수 있는 수입을 만들어 내면서 사회적 혜택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정부 보조금과 기부금으로 운영하는 기존 NGO들과 차이가 있다. 즉 적극적으로 경제체제에 참여하여 부를 창출하고자 노력하는 것이 '사회적기업'이다. 

작가의 주장은 때로는 너무 이상적으로 들려 공허하기까지 하여, 비현실적으로 들린다. 이윤과 사회적 편익이라는 거의 양극단의 중심에서 균형잡기란 작가의 생각처럼 쉽지 않을 수 있다. 대부분 이윤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크고, 수익성 부문에 다른 이윤 만을 추구하는 기업과 지속적으로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타심과 이기적의 균형에서 어느 한 방향으로 흐름을 잡는다면 이기심이 선택될 공산이 크다.

작가는 그라민 은행이라는 빈곤구제의 새로운 방법을 만든 경험으로 '사회적기업'이라는 새로운 파라다임을 만들고 발전시키고자 설득한다. 개인적으로 부정적인 생각이 우세하지만, 잘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하지만 도전 자체에 의미가 있고,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 바뀔 때까진 시간은 좀 걸릴거 같다. 이 책에서 밝힌 성공담에도 다농, BASF, 아디다스 같은 이미 기업의 이윤추구로 성공한 다국적 거대 기업들의 배려가 있었다. 

하지만 또 동조를 하자면(무하마드 유누스는 책을 읽어 갈 수록 사람의 마음을 끌어 당기는 묘한 매력이 있다), 그동안 사회적기업에 대한 우리의 관심이나 노력은 거의 없었다. 그동안 자본주의는 '돈'이라는 동기부여가 있었으나, '이타심'이라는 동기부여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물론 경제학이나 경영학에서도 이러한 '사치'에 대해선 전혀 고려할 여유를 부여하지 않았다. 그러기에 발전가능성이 있을 거 같고 새로운 분야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사실 경영자 입장에서 역사적으로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에서 무한한 이윤추구가 목적이었지만, 우리네 같은 노동을 제공하고 급여를 받는 근로자입장에서 본다면, 동일한 조건이 주어진다면 사회적기업을 선호할 것이다. 열심히 일한 노력의 결과로 얻어진 잉여금이 부자 사장님의 호주머니로 들어가는 것보다 가난한 사람들을 돌보기 위한 수단을 사용된다면, 노동을 제공하는 명분이 훨씬 건전해 보이기 때문이다. 사실 NGO에서 전업으로 일하는 분들과 자원활동가 분들이 어디 경제적 댓가만 바라고 하겠는가.

이 책은 요구르트를 파는 <그라민다농>과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그라민베올리아워터> 같은 그가 이룬 성공사례도 소개한다. 또한 바스프, 아디다스 같은 기업들의 참여와 3개국의 정부와의 공동 프로젝트도 계획되고 있다고 소개한다.

몇년전 리먼브러더스로 촉발된 미국발 경제위기는 기존 경제 및 금융시스템의 한계을 확인시켰고, 재설계 될 요구를 받아들여져 왔다. 작가는 금융산업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붇기 보다 가난한 나라를 돌봐야 한다고 역설하고, 그 대안은 사회적기업이 될 것이라 말한다. 지금도 부강한 나라는 빈곤과 싸우기 위하여 매년 600억불 이상의 자금을 할당하고 있다. 문제는 재원의 부족이 아니라 그것을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해주지 못하는 경제시스템의 실패이다. 여기서 사회적기업은 한가지 장기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누구나 이기적인 욕구를 가지고 있듯이, 동시에 누구나 이타적인 욕구를 가지고 있다. 이 책은 평범한 생각에서 시작한다. 작가는 향후 20년 혹은 50년 후에 가난한 사람없는 이상을 꿈꾸고 지금부터 준비하고 능동적으로 바꿔 나갈 것을 독려한다. 나도 세상이 빨리 이루어지길 마음속 깊이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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