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 중미전쟁>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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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장하준 지음, 김희정.안세민 옮김 / 부키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최근에 읽었던 경제/경영 서적중에서 최고의 책이다. 왜 장하준 교수가 학자임에도 불구하고 더군다나 딱딱한 학문(경제학)의 교수임에도 불구하고 베스트셀러의 작가인지 이 책은 보여주었다. 쉬운 언어로(물론 번역자의 공로가 크다) 간단명료한 언어로 직설적으로 표현하였고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도 명쾌하게 전달하였다. 분량도 부담없었다.(개인적으로 얇은 책 좋아합니다) 장하성교수의 통찰력이 돋보이는 책이다.
책의 형식은 이렇다. 흔히 알려진 논제를 보여주고, 그 논제에 대한 반론을 제기한다. 알려진 논제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유도된 논리를 제공하고, 그 논제가 왜 진실이 아닌가에 대한 반론을 제시한다. 그 반론에는 적재적소한 논리가 녹아들어가 설득력 있고 신뢰성으로 이동되며 점차 책에 빨려들어 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런 과정으로 우리가(특히 내가) 흔히 잘못 알고 23가지가 언급되며 상식이 뒤집혀진 진실을 깨우치게 된다. 이미 많이 들어 아무런 고민없이 당연하게 받아 들었던 일들 23가지중 몇몇은 뭔가 찜찜해 의심은 있지만 어떻게 묘사하지 못하던 것들이었고, 다른 몇몇 논제는 전혀 생각하지 못하던 것들이었다.
2번 '기업은 소유주 이익을 위해 경여되면 안 된다'에서 6시그마 잭 웰치가 주장했던 주주가치가 사회의 발전에 도움이 안된다는 것을 알았다. 주주는 가장 기업의 장기비전에 관심없는 집단이었고, 배당을 많이 주는 회사의 주식의 가격은 높겠지만, 그만큼 투자할 자본이 줄어드니 장기적인 관점에서 그 회사의 발전할 여력은 줄어드는 셈이다. 이 연장선에서 왜 외국인 비중이 높은 회사의 배당이 많은지 생각해 볼 문제다. 배당이 적더라도 수익이 많이 나는 회사에 투자하라는 워렌 버핏의 조언도 같은 맥락이다.
13번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든다고 우리 모두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부의 분배보다 파이를 키우자는 미국의 공화당, 우리의 한나라당같은 보수 정당의 경제논리의 주장과 비슷한 논리에 내심 동의 했었는데, 역시 직접세 인상을 통한 적절한 분배로 공동 성장하자는 것이 정답인거 같다. 앞으로 부의 집중이 사회 전체를 잘살게 할것이란 논리에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17번 '교육을 더 시킨다고 자나가 더 잘살게 되는 것은 아니다'에서 내린 결론, 즉 국민들을 고등교육을 시키는 것보다 높은 생산성을 가진 산업에 개인들을 조직적으로 참여시킬 수 있는 사회전체의 능력에 달려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책의 전체적인 맥락으로 볼 때, 자유시장경제가 모든 어려움을 해결할 것이다라는 낙관적인 전망은 사실이 아니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반대로 정부의 적절한 통제가 필요하다는 데에 적극 동감한다. 특히 금융산업은 검증할 필요가 있다라고 생각한다. 제약 혹은 신물질, 식품산업에서 우리나라 식약청이나 미국의 FDA같은 정부기관이 국민을 대표하여 안전성을 검증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것은 적절한 비유였다. 실패할 경우 사회적인 파괴력이 큰 산업은 더욱 그렇다. 파생상품같은 금융상품이 정부기관의 아무런 검증없이 판매되어 결과적으로 지금처럼 미국발 경제위기가 세계의 불황의 근원이 된 것은 큰 아쉬움이다.
복지, 세금, 분배 위주의 정책들이 사회주의 정책이다(그러니 자본주의를 약화시키고, 결과적ㅇ로 공산주의를 하자는 거다 라는 논리로)라고 공격받았던 여러 정책들도 재고해 볼만하다. 사회주의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영국의 대학 출신 일개 학자의 주장으로만 치부하고 넘길 문제가 아니다. 케인즈 학파의 주장들, 바로 전에 읽었던 스티글리츠의 책<끝나지 않는 추락>이나 김광수연구소의 주장들이, 시장 만능주의를 통해 자율적으로 균형을 이루리다 믿어왔던 사회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지금과 같은 경제위기에서 설득력을 얻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