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경제의 법칙>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시장경제의 법칙
이몬 버틀러 지음, 김명철 옮김 / 시아출판사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자본주의의 태동에서 부터 수요공급법칙등 자유경제의 초기 모습을 많이 설명한 책이다. 작가 소개의 첫 줄 '애덤 스미스 연구소 소장'을 보고 한눈에 척 알아 봤어야 했는데... 

안타깝게도 책의 내용은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과 '보이지 않는 손'에서 그리 많은 걸음을 나가지 못한다. (참고로 <국부론>은 1776년에 간행되었다) 어쩌면 이 책은 이미 철 지난 공산주의 경제가 옳다고 믿는 사람들을 위하여(p184), 아니면 경제 과목을 처음 배우는 중고등학생을 위해 쓰여지 책인거 같다. 혹은 하나원에서 교육을 마치고 대한민국의 자유경제에 처음 접하는 탈북자 새터민에게 알맞는 책인거 같다. 결과적으로 공산주의의 경제 논리에 크게 찬성하지 않거나, 20세기의 한국 사회의 혜택를 맘껏 누리고 사는 분들에겐 현실성이 없어 보이니 그리 큰 의미를 던져주지 못할 것 같다. 

자본주의의 초기 형태인 자유 (방임) 자본주의가 책의 전반에 걸쳐 강조되어 있다. 상대적으로 시장의 간접적인 주체인 정부의 역할과 의미는 많이 축소되어 나타내어 졌다. 다시 말해 정부 경제부서의 경제 정책이나 감시하고 보조하는 역할은 애써 무시되어지고, 역사적으로 정부가 시장에 잘못 개입하여 생긴 문제점은 부각되어 (심지어 강조되어) 정부의 역할이 호도될 우려도 곳곳에 포함되어 있는 걸로 느껴진다. 시장의 규칙을 만들고, 격렬한 경쟁을 중재시키고, 잘못된 방향을 정정하고, 약자를 보호하는 정부의 역할은 시장 운영의 주체는 아니지만, 이 책은 이런 역할자에게는 눈을 주지 않음으로써 의미를 애써 축소시킨다.(의도적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초기의 자본주의가 기대했던 시장이 기대했던 것처럼, 경제(시장)의 주체들이 윤리적으로 완벽하여 자발적으로 혹은 우연하게 균형을 맞추며 잘 돌아 가면 오죽 좋겠는가. 아쉽게도 시장이 의도적으로 알고 진행했던 혹은 모르고 진행했던 오류들, 즉 잘못된 정보를 흘림으로써 결과적으로 시장에서 가격을 높게 혹은 낮게 형성시킴으로써 정보의 권한자(혹은 권한자의 근접자)가 부의 축적을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유리하게 이끌어 갔던 과거의 잘못들, 즉 카르텔이라던가, 매점매석이라던가, 혹은 그 때문에 생긴 부정적인 파급 효과들, 즉 노예제도 라던가, 부정부패, 빈익빈 부익부 같은 것들은 상대적으로 덜 언급하거나 아에 무시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불균형적인 정보를 제공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아니면 그 원인을 개인의 윤리 문제라던가, 심지어 역으로 정부의 개입 때문으로 돌리기도 한다.(시장엔 면죄부를 주었다)

상대적으로 정부가 개입함으로서 시장의 균형을 망가트린 예는 고대 바빌론시대, 고새 로마제국시대, 미국 독립전쟁시대, 프랑스 혁명시대에서 찾고 있다(고생 많으셨다). 단일제품 교역량으로는 석유 다음으로 많다는 커피의 제1 생산주체의 빈곤함(시장에서 해결하지 못해, 대안으로 시민운동으로 찾고 있다. 공정무역을 보시라. 시간이 지나면 시장이 해결할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불가능하리라 본다.), 축구공을 만들기 위하여 학교를 가지 못하는 파키스탄의 어린이들, 환경문제, 의료문제 등 시장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는 현재 우리가 사는 세계에 산재되어 있으나, 약간의 관심만 가지면 쉽게 발견할 수 있었을 텐데 책의 균형 감각이 아쉽다. 다시 말해 이 책은 자유(방임)경제와 시장의 순기능을 강조하기 위해 정부의 적절한 개입 역시 백해무익 한 것으로 호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의 논조에 따르자면, 각 나라의 경제 부서는 시장에 대한 정책 모든 것이 쓸모없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에서 직접 주체인 공급자와 구매자 그리고 그들이 정한 유동적인 가격이 모든 것을 해결 할 수 있고, 모든 이들을 행복으로 이끌 수 있다는 '꿈'을 이 책에선 보여준다. 란저우를 방문한 경제학자인 작가와 시장에서 작가의 옷을 손봐준 아이의 경제력의 차이가 바로 시장이 그리 완벽하지 못하다는 가장 쉬우면서도 단적인 예 이다.

책의 내용이 초기 자본주의가 시작했던 18세기나 냉전시대에 공산주의의 계획경제에 대응했던 논리로 적절한 책일 수도 있으나 현재의 경제 구조는 그리 많은 부분 대변하지 못하는 거 같다. 물론 자본주의나 사회주의 말고 <제3의길>을 역설하는 앤서니 기든스 같은 국제적인 명성을 얻는 분들, 혹은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일부 경제학자들(캠브리지나 옥스포드에 있다고 들었다)이 한 주류를 이루는 영국의 지식인 사회에서, 이같이 초기형태으 자본주의의 장점을 강조하는 학자(균형을 맞추기 위하여)의 책도 읽어야 지식의 편향성이 다소 해소되는 기능도 있을거 같다. 하지만 책의 내용에 그리 많은 부분 동의하지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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