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있어 희망이 있다-꿈꾸는 방송가 사람들을 위한 희망의 메시지

<2.0세대를 위한 상상, 나는 미디어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2.0세대를 위한 상상, 나는 미디어다 - 꿈이 꿈을 응원하는 방송 HBS
오형일 지음 / 봄날 / 2009년 10월

책의 제목만 가지고는 도무지 무슨 책인지 가름할 수 없는 이 책<2.0세대를 위한 상상, 나는 미디어다>는 성공한 선배가 사주는 갈비를 먹으며 성공의 무용담을 듣는 책이 아니다. 대신 (지금 당장은 세상 사람들이 부르는 성공에 이르지 못했지만) 꿈을 키우는 가난한 선배가 주머니 돈을 탈탈 털어 삼겹살에 소주를 한잔 곁들이며 삶의 진솔한 이야기를 듣는 듯한 책이다. 물론 실제 몸으로 부딛히며 경험하는 것만 못하지만, 이야기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방송가가 어떤 곳인지 대략 머릿 속으로 경험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해 준다. 

또한 이 책은 뉴미디어(블로그, 공동체 라디오, 개인방송 같은)이 이시대에 갖는 새로운 역할과 전망을 보여준다. 이 것은 MBC, KBS, SBS와 같은 공중파 만이 미디어가 아니라는 사실을 또한 덧붙인다. 선택된 소수가 만들어 대중에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듯한 일방적인 의사소통의 구조 속에서, 기존의 미디어는 일방적으로 전달 받는 대중의 입장을 feedback 하기엔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일단 규정된 통로가 없었고, 있다해도 filtering이 가능했고, 그나마 맘에 들지 않으면 듣지 않으면 그뿐이었다.(촛불집회때 조중동을 보라) 하지만 지금은 작은 개인들이 서로 간의 소통할 구조가 있고, 이로 인해 뜻을 모을 수 있고, 그 크기에 따라 영향력이 생기고 이에 따라 파급력이 생겼다. 그래서 의사소통의 대안이 되었다. 실제로 나의 의견을 담아 올린 댓글에 댓글이 달리고, 그 내용은 때에 따라 나의 생각이 미치지 못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고, 또한 이 글이 다수의 동의를 구하기도 하고 때로는 거절을 경험하였다. 이런 것을이 모여 기존의 채널 말고도 또 다른 의사소통의 구조를 구축했다고 본다.

이 책의 중반부를 넘어섬에 따라 방송의 부서에 관한 진솔한 이야기가 차례차례 펼쳐진다. 드라마국 PD, 예능국 PD, 라디오국 PD, 시사교양국 PD, 보도국, 아나운서국의 어려움과 고생 속에서 얻는 보람 등이 생생하게 전해진다. 가끔 느끼는 생각이지만, 한편의 TV 프로를 눈으로 응시하면서 따끈한 방바닥에 배 쭉 깔고 누워 리모콘으로 이리 저리 돌리면서 때로는 흥분하기도 하고, 때로는 하품하면서, 때로는 불평하면서 보지만, 그 시간의 각각의 프로그램 속에 그것을 만들기 위한 사람들의 눈물과 땀과 노력과 아이디어를 짜내기 위해 밤을 새웠음을 알고 있다. 좀더 자극적인 것을 원하는 나같은 저급한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이 있었음을 알겠다. 

개인적으로 드라마 PD/AD가 안됬다. 미드 <Friends>나 <ER>의 제작 이야기를 전해 들은 적인 있는데, 정말 비교가 된다. 그들의 드라마엔 주인공마다 담당 작가가 따로 있고, 제작편마다 (혹은 동일한 주제의 이야기 2~3회) PD가 따로 있어 이야기를 진행한다. 1년을 찍어 한 시즌(약 6개월)을 방영하고, 그것도 일주일에 한 편 방영한다.(제작비나 제작 여건은 비교 대상에서 제외하고라도) 그 외의 시사교양, 라디오, 예능 같은 분야의 책 속의 이야기를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것은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었다.(개인적으론 시사교양국에서 일하면 잘 할 수 있을거 같다.)

방송만큼이나 가파를 호흡으로 읽히는 책이었다. 필요없는 미사여구는 과감히 생략되었고, 절제된 방송 언어로 표현된 책이었다. 많은 방송 관계자들의 말이 직접화법으로 인용되 생동감이 전해진다. 또 방송은 인간 냄새가 풀풀나는 직종임을 알게 되었다(새삼스럽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