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경제위기>를 리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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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경제위기 - 김광수 경제평론 01
김광수경제연구소 지음 / 김광수경제연구소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민간경제 연구소인 김광수경제연구소(www.kseri.co.kr)에서 2009년 1월부터 5월까지 발간한 보고서의 묶음집 내용으로, 경제 평론이긴 하지만 현정부의 경제 정책을 목표로 삼고 있고(특히 1부-한국경제위기 끝나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볼 때, 단기간의 국내외 경제 전망에 대해 비관적으로 보고 있고, 현 정부의 경제 정책이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고 있지 못하다는 주로 쓴소리를 담고 있다. 정부의 경제 정책으로 보면 주로, 토건 중심의 경기 부양책(60년대 스타일) + 부동산시장의 부양(그것도 주로 수도권에만 한정된) + 증권시장의 부양으로 인한 실물경제의 회복을 기대하지만, 경제 문제가 그리 만만해 보이지도 않고, 그리 잘 먹혀 들어갈 거 같지도 않다.
책의 구성으로 보자면, 1장에선 주로 한국경제와 현 정부의 경제 정책을 다루고 있고, 2장에선 미국, 일본, EU, 중국 등 우리의 무역상대국의 외부 여건의 경제 규모와 질을 따진다. 3장에선 미국의 경기 부양책에 대해서, 주로 대형 금융기관의 부실 및 미 행정부의 해결에 관한 정책을 설명하고 해설을 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약간 아쉬운 점이 있다면, 도입부와 결론은 좋긴한데, 중간에 근거로 삼는 연결고리의 인과관계가 좀 부족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2차전지>와 <태양전지>의 자세한 기술적인 설명이나 <자동산 산업의 동향>에 대한 설명을 (현정부의 경제 정책이 잘못이다 와는) 분리시켜 독립적으로 기술적인 동향 쯤으로 나누고, 경제 정책은 다른 글로 따로 구분했으면 더 좋지 않았나 싶다. (아니면 기술적인 깊이를 약간 낮추던지) 그리고, 공개적으로 쓰기 위험한 공격적인 어휘선택(무뇌집단 같은)등이 정부의 정책의 '비판'을 넘어서 '비난'의 선을 넘나 든다. 물론 정부의 정책에 대한 불만은 이해가 가지만(저 개인적으로도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해 동의하지 않음) 가끔씩 그 저급함은 조선일보, 동아일보의 정치 칼럼 수준이었다.
이 책의 저자들은 경제 연구소 답게 일반 경제 서적에 접하기 쉽지 않은 다양한 전문적인 자료도 많이 담고 있고, 21세기에 20세기의 정책으로 승부하는 현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 그 근거 자료를 들어 반론을 제시한다. 현 정부의 경제 정책을 본다면, 1990년대 말 IMF 식의 고환율 수출증대 라던가, 1930년대의 미국식 토건건설 정책(물론 뉴딜정책의 근본은 토건정책이 아니지만), 부동산 풀어주기(미국에서 발생한 지금의 경제위기가 어디서 시작했는지 알지 못하는 모양이다), 부자들 세금 깎아 주기 등인데, 이 책은 특히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서 직선적으로 비판한다.
경제 전망에 대해 비관적으로 보는 것은 미네르바와 방향은 비슷하지만, 서술 구조나 형태는 다르며, 근거를 정리된 자료로 명확하게 제시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하지만 이런 (미네르바나) 책에서 이야기 하는 내용인 정부 경제 정책의 무리수가 경제 불황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것에 대해 귀가 솔깃해지는 것은 현 정부의 정책이 환율정책처럼 갈팡질팡 했던 것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고, 반대의견과는 의사소통 자체를 거부하며 밀어부치는 정책들(대운하/4대강, 미디어법, 지금은 쑥들어간 747공약)과 더군다나 숨기면서 진행하여 정부에 대한 신뢰감을 스스로 떨어 뜨린 점, 배부른 인사 정책들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우려하는 것은 현 정부의 브레인들은 현재 경제 현황에 대해 위험성을 정확히 인식하고 판단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것이다. 정책을 이끌다 보면 때로는 사실을 정확히 알리는 '공지'가 도움이 될 수도 있고, 때로는 사실보다 더 긍정적으로 보는 '광고'나 '홍보'가 도움이 될 수도 있을 수 있다. 정부의 입장에서 본다면 실패한 정책보단 실적만 발표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 나라와 국민을 대표하는 정부기관이 위기를 정확히 알고 판단하여 덜 부담이 되면서 위기를 넘길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또한 대외적으로 우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미국/일본/중국/EU의 경제 불황이 그다지 좋지 못하다는 점에서,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특성상 대외 무역의 규모가 커지지 못한다면 상식적으로 볼 때, 우리의 불황타계에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는데, 정책담당자들은 정확히 알고 장미빛 전망만 하고 있는가 하는 점도 불안을 부추긴다.
몇 주동안 코스피 지수가 가파를 상승을 해왔고, 오늘 지수가 1560을 넘나 드는데, 기쁘긴 커녕 불안하기만 하다. 우려하는 것은 단기적인 경기 부양책이 미봉책이 아닐까 하는 것과 만일 그렇다면 장기적으론 더욱 불황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현 정부의 경제 정책을 포함한 여러 정책들을 본다면, 국민들에게 솔직하지 못했고, 소통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으며, 말하는 사람에게 말하지 말라고만 했고, 데모하지 말라고만 했지, 즉 힘으로만 밀어 부치려고만 했지 정부의 뜻과 다른 의견은 듣지도 않했고 제대로 설득내지도 못했다.
이 책의 예측이 맞는지 아닌지는 몇 년 후 평가해야 할 것 같다. 이 책의 경고가 틀릴지라도 정부의 경책 입안자들이 다음의 경제 정책에 반영하든지, 기초 자료로 활용하던지, 아니면 아이디어를 내는데 도움이 되어, 실물 경기의 회복이 조금이라도 앞당겨 진다면, 한사람의 소시민으로 더이상 바랄 나위가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