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의 도전적인 실험>을 리뷰해주세요
다음의 도전적인 실험 - 제주도로 떠난 디지털 유목민, 희망제작소 희망신서 1
김수종 지음 / 시대의창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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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헷갈린다. 다음의 도전적인 실험인지, 다음의 실험적인 도전인지. 여하튼 책의 전체에 걸쳐 이야기 형식으로 진행되며, 때로는 조이고 때로는 풀어 주는 작가의 이야기 전개의 능수능란 덕분으로 술술 읽힌다.

책의 구성은 이렇다. Part 1 <제주도의 다음 사람들>은 다음이 회사의 일부를 제주도로 옮겨서 얻은 장점과 서울 중심의 사고가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려 준다. 

Part 2 <다음의 도전적인 실험>에선 문제가 상당히 어려워진다. 다음이 이전을 결정하기 까지의 과정이 담겨져 있고, 겪었던 어려움들이 나열되어 있다. 맞벌이 부부 문제, 아이들 교육 문제, 미혼인 사원들의 결혼 문제 등 하나도 쉬운게 없다. 일부는 해소되지만, 일부는 지금도 문제고, 앞으로도 풀어야 할 숙제라는 것을 보여준다. 본사의 지방이전을 고려하는 다른 기업이 참고 삼기에 충분하다.

Part 3 <제주도에 사는 디지털 유목인> 에선 다음의 성공담이 이어진다. 인터넷 포탈이 언론의 중심에 서기까지의 과정, 기술적인 문제, 의사소통인 중심이자 다음의 상징이 된 아고라를 통해 사회문제의 현안에 관한 이야기이고,

Part 4 <다음과 제주의 아름다운 만남> 에선 지금까지의 제주도 지역 경제와 다음의 윈윈 과정을보여주고, 제주 대학과 다음의 공존을 모색한다.  

 

어떠한 일이 꼭 진실은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진실이다고 믿으면 진실이 되듯, 서울 중심의 사고는 우리의 주변에 당연하게 자라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모든 중심이 서울 일 필요는 없지 않은가.  

우리 나라 경제의 중심지는? 우리 나라 정치의 중심지는? 우리 나라 행정의 중심지는? 우리 나라 문화의 중심지는? 우리 나라 교육의 중심지는? 우리 나라 교통의 중심지는? 우리 나라 사법의 중심지는?  답은 모두 서울이다(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 날 수 있을까? 5천만 사는 나라에서 천5백만이 수도권에 몰려 있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지금처럼 교통이 발달하고, 통신이 발달한 시기에 한국의 모든 중심이 서울에 있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 대한민국에 수많은 도시들이 있는데, 한 두개 분야쯤이라도 다른 도시가 중심이 되면 안될까? (참고적으로 저는 서울이 고향으로 부산에 살고 있습니다) 

서울은 월급쟁이가 월급을 모아 집을 살 수 없는 수준이고, 부산은 월급쟁이가 월급을 모아 집을 살 수 있는 수준이다. 서울 안에서는 좀 덜하지만 수도권의 도시에서 도심을 출퇴근하면 하루 3~4시간이 걸리는데, 지방의 도시에서 직장 근처에 집을 구한다면, 하루에 최소 1~2 시간을 더 누릴 수 있다는 산술적인 계산이다. 출퇴근시 부대끼는 피곤함은 별도로 하고, 그 시간에 부족한 잠을 잔다거나, 책을 읽으면, 아니면 운동을 하면 우리가 누리는 풍요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지방에선 그런 호사(?)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우리 나라는 서울을 빼놓곤 다 시골을 만들어 놓았다. 서울을 중심으로 삼다 보니 상대적으로 뒤떨어진 것이 많다.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내가 살아 보니, 부산은 한국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가 아니라, 한국에서 가장 큰 시골일 뿐이었다.

지금 한국에서 문제중 하나는 부의 양극화 인데, 그것은 상대적인 박탈감, 즉 분배의 불합리성에 있다. 노무현 정부때, 행정수도 이전을 계획하다가 실패했다. 나는 그의 지지자이지만, 그 정책을 이회창씨나 이명박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웠더라도 지지했을 것이다. 

모든 정책에는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을 텐데, 행정수도 이전 역시, 장점도 많고 단점도 많은 정책이었지만, 노무현 정부에선 중심의 지방이전 같은 장점이 단점보다 크다고 판단하여 추진하였다. 보수언론 조중동과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은 <행정수도 이전>이라는 정책보다 <노무현 정부의 정책>이라서, 장점은 애써 감추고 단점만 부각시켜 물고 뜯어 결국 무력화 시키는데 성공했다. 아주 치사하고 치졸하다. 비겁하다. 국가를 전체적으로 보기보단 자신들의 정권 쟁취와 사리사욕을 위해 사람들을 부추기고, 진실을 호도하였다고 생각한다. 

이 책 <다음의 도전적인 실험> 속에 그들에 대한 대답이 있고, 도전이 있다. 이들은 아에 육상 교통이 통하지 못하는 제주도에 자리를 잡았다. 책의 일부에선 위의 생각을 지지해주고, 다른 일부에 선 예상치 못한 어려움들을 보여 주었다. 그 어려움에 대해선 지속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이지만, 다음의 이러한 도전 정신에 자체에 대해서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다음의 도전에 자극 받아 지방으로 본사를 이전하는 많은 기업들이 나오길 바란다. 내가 지방(여수, 부산, 대전, 충주, 미국 시골에서 살아 봤습니다)에서 돌아 다니면서 살아 보니 처음엔 자라온 집을 떠나 타향에 정착한다는 것이 또한 서울에서 시골(?)로 직장을 옮기는 것도 겁먹었지만, 살아 보니 또 살만하다. 각 지방마다 특색있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이해심도 커진다. 더 다양한 삶을 누리고 사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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