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는 늘 편하고 재미있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되고, 잘 쓰지 않아도 되니까.. ^^
내가 자주 가는 일산에 있는 모 오피스텔에서 직접.. 겪은 일이다.
그 곳에는 엘리베이터가 총 4개 있는데, 2개씩 2줄로 서로 마주보는 형태로 있어서 꽤 넉넉한 편이다. 그러니 굳이 뛰어가서 타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암튼 난 5층을 누르고 이제 문이 닫히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 찰나, 한 아주머니께서 큰~ 짐을 들고 뛰어 들어오신거다. 아무리 4개가 있어도, 문이 열린 상태에서야 뛰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문이 채 닫히기도 전에 아주머니는 6층을 눌렀는데, (문이 열리고, 내가 타고, 그 아주머니가 타고, 6층을 누르는데 아직도 채 문이 닫히기 전이니 인간의 날렵함이란.. ^^) 버튼이 눌리질 않는거다. 짐이 많은 아주머니는 몇 번 눌러보시더니 '에잇~' 하시곤 결국 타기를 포기하시고 내리셨다.
문이 닫히고 여유있게 올라오던 나는 '왜.. 6층만 안 눌릴까.. ' 같이 탔으면 좋았겠다는 안타까운 마음으로..(짐이 많으셨으니까...ㅋㅋ) 옆으로 시선을 돌리던 중, 옆벽에 따로 있는 장애인용 버튼에 눈이 갔다. 6층을 꾹 눌러보지 않을 수 없었으니, 난 엘리베이터가 고장난 건지, 버튼만 고장난 건지 궁금했던 것이다. 그러자 빨간 불이 들어왔다.
빨간 불이 들어와서 문이 열려도 아무 상관이 없었다. 왜냐하면, 난 5층에서 내릴 거니까.. 거기서 멈췄어야 했다. 그러나 나는 바보같이도 6층, 7층,8층.. 결국 10층까지 다 눌러버린 것이다. 왜냐.. 이유는 없다. 그냥. 왜 어린 애들이 장난하는 기분으로 였던 거 같다. 사실, 난 5층에서 내릴 꺼니까.. 별 상관이 없다 싶었다. 게다가 올라가고 있는 엘리베이터에 누군가 탈 확률은 사실 별로 없지 않은가?
혼자서 킥킥 웃어대며 속으로 '나도 참 웃긴다' 생각하던 순간. 엘리베이터에서 '땡!' 하는 소리가 나더니...
ㅡㅜ 4층에서 문이 열렸다. 헉.
문이 열린 순간 난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이 상황을 어찌 설명할 것인가.. 아마 얼굴이 빨개졌을지도 모른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난 유유히.... 무표정한 모습으로...엘리베이터를 걸어나올 수 밖에 없었다. 내리면서 슬쩍보니 아주머니는 10층을 누르시는 것 같았다. 걸어나오는 뒤통수에서 닫히고 있는 문 사이로 "아니~ 이거 누가 이렇게 해놨어~'"하는 아주머니의 짜증난 목소리를 들었다.
인간은 짧은 순간에도 참으로 많은 일들을 해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