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겨울 처럼 드보르작이 아름다운 해는 없더라...
가슴 저미는 듯한 청승맞은 멜로디의 슬라브 무곡과 가슴 속까지 후련한 카니발 서곡.
그리고 아름다운 가곡과 찌르는 듯이 애절한 바이올린 협주곡. 카리스마 넘치는 신세계 4악장도..
드보르작을 즐겨 듣지 않았었지만, 올 겨울, 어디를 가도, 무엇을 해도 드보르작이라면 OK였다.
오늘은 하루종일 쌓인 명절 스트레스를
축복의 도시 일산에서 이 구정에도 문을 연 '친절한' 카페에 앉아 카니발 서곡으로 날려버렸다.
시원한 겨울 바람 만큼이나 후련하게 내 마음을 털어내 준 것 같다.
무음으로 해 놓은 핸드폰에서 2시간 간격으로 3번이나 울려온 그 전화를 마지막엔 받지 않을 수 없었으니,
안 받고 버팅길 때보다 외려 마음은 편했다.
온 몸과 온 옷엔 담배 냄새가 쩔었지만, 어두운 곳에서 드보르작을 들으며 책을 읽은 수 있는 설이..
앞으로 내 인생에 얼마나 남아있을까.
생각하니 우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