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아침에 경건의 시간을 가졌다.

본문 말씀은 예레미야 31장 1~9절. 예레미야.. 어렵지만, 예레미야를 묵상하면서 하나님에 대해서 더 깊이 알게 되고, 하나님이 어떻게 일하시는지를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게 된다.

오늘 본문은 하나님이, 바벨론의 포로로 잡혀간 이스라엘 민족에게 하나님의 영원하고도 무궁하신 사랑, 그리고 회복을 약속하시는 하나님의 편지이다. 하나님은 마치 이스라엘이 출애굽 했던 것 처럼 바벨론에서도 회복하시고, 다시 가나안 땅으로 돌아오게 하실 것임을 말씀하신다. 70년간의 종살이 끝에는 이스라엘이 정결하게 될 것이며 하나님을 찬양하며 회개하고 울며 다시 가나안으로 돌아올 것이다. 그리고 그 후에는 하나님이 그들을 지키사 바른 길로 행하게 하시며 넘어지지 않게 하실 것이다. 영어 성경으로 보면 그 뜻이 더욱 명확해 지는데,

 I will lead them beside streams of water on a level path where they will not stumble.

단순히 바른 길로 행하게 하시는 것이 아니라 넘어져서 물속에 빠지지 않도록 물가에서 지키신다는 것이다. 물이 우리의 죄악을 상징한다면, 하나님은 돌아온 이스라엘이 다시는 하나님을 배신하는 죄악에 빠지지 않도록 지키신다는 말씀이다.

그러니까 바벨론에서의 종살이는 이스라엘의 정결 운동인 셈이다.

70년이란 세월은 참 길다. 한 삶이 태어나고 죽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럼, 결국 어떤 사람은 나서부터 바벨론의 종살이를 하다가, 종으로 생을 마감할 수도 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하나님의 백성이 종살이를 하는 것도 억울한데 어떤 사람은 평생을 종살이만 하다가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죽는다면 다시 회복하신다는 하나님의 말씀은 그 사람들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사실 개인적으로 봤을 때 너무 억울하다. (난 적어도 그렇게 생각했었다. 내 삶이 종으로 시작해서 종으로 끝난다면.. 나의 소망이 과연 어디에 있는가?)

그러나바로 여기에 놀라운 비밀이 숨어있었다. 오늘 아침에 내게 주신 놀라운 말씀은 바로, 우리가 바라봐야 할 땅은 이 세상이 아니라 바로, 약속의 땅, 가나안(천국)이라는 점이다. 하나님은 우리를 세상에 보내셔서 정결하게 하시고, 깨끗하고 온전히 하나님만을 바라보길 원하신다. 그러나 우리의 소망은 이 땅에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새 하늘과 새 땅에 살도록 순결해 질 필요가 있고, 하나님은 우리가 그렇게 준비되고 정결케 되기를 원하시는 것이다.

나는 이 말씀을 놓고 묵상하면서 내 삶이 지금 힘들지만(마치 바벨론의 종살이와도 같이) 언젠가는 회복시키셔서 이 험한 세상에서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하나님을 찬양하고, 즐겁게 살게 해 주시겠지.. 하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기도를 하면서 나의 묵상은 그 흐름이 전혀 바뀌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 자체에는 소망도 없고, 온전한 기쁨을 누릴 수 없다. 우리는 마치 바벨론에 끌려간 종처럼 힘들고, 지치고, 끝날 것 같지 않은 싸움을 계속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주님께서 다시 오시는 그 날. 70년이 지나고, 하나님이 우리를 회복시키시는 그 날, 우리는 울며 하나님을 경배할 것이며, 우리는 온전하고 순결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돌아갈 것이다. 바로 거기에 우리의 소망이 있는 것이다.

예레미야를 묵상하면서 대체, 왜, 하나님은 이방 민족인 바벨론에게 위대한 하나님의 민족이 고통받게 하시는가, 왜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씀하시는가에 대해서 많이 궁금했었고, 또 왜 하필이면 10년 20년도 아니고 그 길고 긴 70년인가에 대해서 많은 의문을 품고 있었는데, 오늘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을 보면서 왜 포로로 잡혀가는 것이 하나님의 뜻인지, 그리고 70년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한 것을 깨달았다.

느낌표 세개짜리 아침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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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헬퍼 2004-08-10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에게도 새로운 소망이 생기는 글이군요. 안그래도 아침에 좀 멍하니 있는데(더워서 그런가보죠?)이 글을 들으니 새 힘이 납니다. 저 자신에게도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답게 힘들면 조금씩 쉬어가고, 다시 일어서서 앞으로 전진해가는 그런 삶이 필요한가봅니다. 좋은 글 접하게 되어 기쁩니다.

Hanna 2004-08-10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 힘을 얻으셨다니 너무 기뻐요. 저의 보잘 것 없는 글 하나가..^^ 내일도 서울이 36도에 달하는 찜통더위가 계속된대요. 덥지만 언제나 새힘 얻으시길 바래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