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아침나절 시들어 버린 국화 모종의 어린 잎들을

무감히 털어버리고

하루가 다르게 타들어가는 녹황색 비루한 잎을 바라보며

왜 저리 목숨줄이 질길까 쯧쯧 혀를 차는 나는

측은지심 따위 잊어가는 중인 소소한 문명인

한옴큼 물이 없어 비명지를 경황마저 잃은

저 바스락대는 어린 잎들의 촉감

내가 처음 세상과 포옹하던 때의 그것

친숙함에 고개 숙여 인사나누네. 이것은 습관.

무심히 죽음을 지나치는 일

목도한 죽음에 대해 진심없는 애도를 표하는 일

이를 즐기려고 애쓰는 일은 분명 나의 습관 아니 일상

퇴화는 곧 완전한 모습으로 완성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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