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오늘 일기
너는 나 때문에 슬퍼하고
나는 너로인해 늘 출렁인다
출렁 추울렁 멈추지 않는 너울 때문에 지독한 배멀미는 멈출줄 모른다
나 때문에 매양 슬픈 너는 울음을 그칠지 모르고
서럽게 울어넘기다 잠깐씩 굴 밖으로 나가 고개를 든다.
출렁 추울렁 네 흐느낌은 내 영혼 속으로
스펀지를 만난 습한 공기처럼 미친듯이 달려들고
본인에게 적잖이 불리한 사실만이 기록된
내용진술서를 들이미는 무정한 네 두 손
그 하얀 손등에 입맞추며 싸인하는 일만 남겨놓은 나.
나의 슬픔은 너에게 전해질 방법이 없다.
우리 사이는 여전히 진공이다.
따라서 우리의 슬픔은 사랑보다 더 가까울 것이며
남겨진 모든 것들은 지워져야 마땅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