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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의 여인들 - 왜 그녀들은 나쁜 남자에게 매료되었는가 ㅣ 독재자의 여인들 1
디안 뒤크레 지음, 전용희 옮김 / 시드페이퍼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500쪽이 넘는 책이다.
나름 목적이 있어서 읽기 시작한 책인데 읽는 도중 심한 갈등에 휩싸인 적이 한 두번이 아님을 밝힌다. 정말 그만 읽고 싶었다. 뭐 이런 내용을....몇 날 몇 시에 몇 번 통화를 하고, 잠자리를 몇 번이나 같이 하고, 얼마나 심한 악담을 퍼부었는지....부정한 장면을 들킨 뒤의 그들의 모습들...아! 진짜 읽기 힘들었지만 그래도 참고 읽었다. '나름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무솔리니, 레닌, 스탈린, 살라자르, 보카사, 마오쩌둥, 차우셰스쿠, 히틀러 총 8명 독재자들의 여인들에 대해 자세히 써 놓았다. 한 사람당 상당히 여러 여인이 등장하기 때문에 실제로 이 책에 등장하는 여인들은 세 배수를 넘는다. 요즘 같았으면 부도덕한 행위로 탄핵을 받았을 법 한데 그 당시엔 그것마저도 남성의 마초적 카리스마로 평가되어 수많은 여인들이 그 중 한 명으로 간택되기를 바랐다고 한다. 이탈리아의 일개 부랑자에 다름 아니던 무솔리니가 최고 통치자로 발돋움하는데 두 여인의 도움이 결정적이었다. 특히 외모상으로는 볼품없기로 유명한 안젤리카에게 지적인 모든 것을 전수 받았고, 내연녀였던 마르게리타에게서는 애증관계의 모든 것을 경험하기도 했다. 역시 정치라는 것은 '타이밍'이며 '언론'으로 요약될 수 있다.
스탈린은 도둑질을 하며 산 강도였다. 그의 조강지처가 죽어가는 장면은 지나치게 슬퍼서 현실감이 없다. 그나마 레닌은 마지막까지 사상적으로 교류를 주고 받던 여자들 사이에서 살았기 때문에 가장 기품있어 보였다. 제일 우스운 것은 '차우셰스쿠 부부'다. 니콜라에와 엘레나는 루마니아 노동자 계급의 희망이었다. 그들은 거리로 나가 목숨을 아끼지 않고 싸워 이겼다. 그런데 막상 최고 통치권을 차지하고 보니 이전 독재자들보다 더한 사치와 독재를 자행하게 된다. 특히 엘레나의 무식함에서 비롯된 치맛바람 정치는 그들이 사형장에 한 발 더 다가가는 데 큰 몫 했다.
신문을 보니 모사드가 아이히만을 체포한 전 과정을 전시하는 특별전시회가 이스라엘에서 열린다고 한다. 아이히만은 영화배우처럼 무척 잘 생겼다. 한나 아렌트는 그 무시무시한 전범을 향해 '그저 충성을 다한 무지했던 공무원'이라고 말하며 유대계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기도 한다. 독재자들은 의외로 무척 단순한 구석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이 책을 읽어보면 그런 단순함의 원천은 그들의 연인 관계에서만큼은 예외인 듯 하다.
세계사를 공부했다는 의미에서 어느정도 의미있는 독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