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설헌 - 제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최문희 지음 / 다산책방 / 201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어제 오늘 짬짬이 읽었는데 360여쪽 되는 페이지를 모두 봤다.

혼불 문학상 수상작 다운 문체와 구성이다.

이야기 도중 어이없이 비약되는 부분들이 몇 군데 있어서 의아했는데 제일 마지막 작가의 말을 자세히 읽어보니 2400매를 1400매로 줄임에 있어 어쩔 수 없이 파생된 문제인 듯 하다.

그 동안 나는 '난설헌'에 대하여 매우 당찬 이미지만을 가지고 있었다. 이렇게 비극적으로 살다간 여인일 줄이야....시대를 앞서가는 사람들 특히 여자들은 천수를 누릴 수 없다는 말인가?

좀 우스운 이야기지만 아주 오래 전 친정 엄마는 책 읽으러 도서관에 간다는 나에게 이런 말씀을 무심코 해주셨다.

'너는 읽은 책이 너무 많아서 시집 가기 힘들 거야'

초등학생 때부터 변변하게 내세울 만한 친한 친구 한 명 없이 그저 책이나 읽고, 글이나 쓰고 앉아 있는 조숙한 딸을 염려하여 하신 말씀일테다. 나는 이상하게 그 말이 가슴에 비수처럼 꽂혔고 실제로 대학 시절 동기 남자 아이로 부터 퇴짜 맞을 때 이런 말을 들어야 했다.

'넌 무척 좋은 아이이긴 한데 아마 네가 읽은 책이 내가 읽은 만화책 보다 훨씬 많을 거야. 그래서 미안해.'

그 날 이후 나는 내 이상형에서 '책을 많이 읽은 사람' 따위는 영구 삭제해 버렸다. 그래도 결혼이란 건 하고 살아야 하겠기에...

난설헌은 가인박명을 여실히 증명해 준 비련의 여인이며, 그녀를 둘러싼 온갖 인습들이 더욱 악랄해지도록 무력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그 양반의 피라는 게 무엇인지....그나마 시를 지을 수 있어 숨 쉬고 살지 않았을까 싶다.

최문희의 소설은 전반적으로 매우 고풍스럽고, 안정적이며, 고요한 호숫가의 성긴 바람처럼 아름답다. 표현력 역시 한 문장을 쓰기 위해 하루 종일 고민했다던 최명희의 그것처럼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다만 치밀한 구성이 아주 약간 아쉽게 느껴진다. 김탁환 씨의 장점과 최문희의 장점이 섞여진다면 역사소설로써 흠잡을 데 없는 기념비적인 그런 작품이 쓰여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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