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친구 미숙이가 다녀갔다. 임신 5주째라 한다. 한 번 유산되는 아픔을 겪은 터라 더욱 조심스러운가보다. 이것저것 물어볼게 많은 눈치였는데 이기적인 친구인 나는 요즘 내가 겪고 있는 억울하고 소모적인 감성의 조각들만 늘어놓았다. 그동안 내가 핑크빛 결혼생활 플러스 모범 사례로 들만한 결혼 생활을 해오고 있다고 생각했던 그녀였기에 약간 쇼크를 받은 듯 했다. 말이 없었다. 

나는 모든 것을 말하였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엄청난 갭에 대하여 성토하듯 말하였다. 어느 부분에서는 해서는 안될 부풀리기 효과까지 꺼리낌없이 보태어 최근 2-3년간의 내 생활에 대해 낱낱이 설명해주었다. 사실 그녀는 나의 사생활에 대해 별로 알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우린 그런 사이의 친구이다. 그런 관계가 어색하지 않고 오히려 편하다고까지 생각하며 지내왔다. 상대방의 어려움을 걱정하고 염려해주기엔 본인이 지니고 있는 어려움의 무게가 만만치 않아 결코 일정 수준 이상은 내비치치 않는 나름대로 쿨한 사이였다. 우리는.... 만약 그 룰이 깨지기라도 하면 일정 기간 연락을 하지 않았다. 같이 해결해주기를 바라던 그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까지 서로 연락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오늘 나의 어려움을 모두 털어놨다. 그녀도 나도 생전 처음있는 일이라 약간 어지러웠다. 까딱하다간 넘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나는 확실히 느꼈다. 우리가 좀 더 괜찮은 사람이 되었고, 친구가 되었다는 것을 말이다. 

사람이야 누구나 이중성을 가지고 있다지만 가족 중에 그런 성향이 도드라진 사람이 있다는 건 정말 그냥 넘어갈 일이 못된다. '그럴 수도 있지' 정도로 끝나기엔 그 '이중'이 가진 의미가 피곤하다.나는 끊임없이 그 이중성과 결투하여 이겨낼 것이다. 일관된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고, 역시 일관된 마음으로 나를 대하는 사람들과만 이야기 나누고 싶다. 

나는 다이어트 중이다.  

남편은 이제 아예 대놓고 면박을 준다. 

자신없이 굴었던 나의 언행에 기대여 그런 예의없는 언사를 일삼는 것이라 여겨진다. 그러니 내 책임도 크다. 하지만 그럼에도 단지 살을 빼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멸시와 구박과 무시를 받는 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다이어트 중이다. 오늘 저녁에는 아이들과 서점에 다녀와서 배추 잎사귀 6장만 먹었다. 다이어트 중이기 때문이다. 이는 나의 관리 잘 된 남편에게 보여주려는 것이 아니다. 나비가 되어 날아가기 위한 나 자신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자 준비이다. 내 몸을 실로 칭칭 동여매는 것이다. 꼬치를 만드는 것이다. 나는 애벌레다. 나는 잎사귀를 미친듯이 갉아 먹으며 훗날을 도모한다. 포악하다고 손가락질해도 나는 일단 에너지를 축적해야한다. 전업 작가가 되려면 돈을 아주 많이 모아두어야한다. 아주 많이. 나는 그래서 눈을 희번뜩이며 잎사귀를 찾는다. 열심히 기어가서 먹는다. 남이 먹으려고 찜해둔 것이라도 나는 내가 먼저 도착했다는 일단 먹는다. 먹어둬야한다. 다이어트도 마찬가지이다. 내 날개가 가벼워지려면 다이어트와 정신수양은 반드시 필요하다. 두 축이다. 

내일과 모레는 집에서 쉰다. 

여러가지 일을 효율적으로 마쳐야겠다. 가장 중요한 것은 버킷 리스트를 만드는 일다. 트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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