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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하게 사과하라 - 정재승 + 김호, 신경과학에서 경영학까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신뢰 커뮤니케이션
김호.정재승 지음 / 어크로스 / 2011년 3월
평점 :
서울로가는 버스는 9시 10분이 출발 예정시간이었지만 나는 그보다 1시간 앞선 8시 10분에 집에서 나섰다. 책을 읽기 위해서다. 3살과 5살 딸 아이를 키우다보면 책 읽기는 사치스럽고 고가의 장식품에 지나지않는다. 롯데리아에서 아이스커피(그 유명한 아메리카노 한 잔)을 시키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적어도 9시까지는 그 누구도 나의 독서를 방해하지 않을 것이므로....
정재승 박사는 과학콘서트라는 책으로 만난 적이 있었다. 사실 나는 과학하는 사람과 수학하는 사람을 이해할 수 없는 부류의 사람이다. 그냥 신기하다. 박물관에서 막 풀려난 도자기나 서책 같다. 그는 서른 아홉에 박사과정을 마친 김 호 제자와 공동 연구를 진행한 듯 하고, 박사과정 논문을 책으로 엮어낸 듯 하다. 제목이 신선했다. 쿨하게 사과하기가 어디 쉬운일인가? 더군다나 정박사는 현재 중앙일보에도 글이 나오고, 동아일보에도 나오고 심지어 EBS에서 이 책으로 방송도 했다. 언론의 막강한 지지를 받고 있는 정박사의 책이니 어느정도 수준은 보장이 된다. 아무리 언론플레이 어쩌고 저쩌고해도 너무 수준 떨어지는 책은 후폭풍이 너무 심하므로 언론도 그다지 큰 흥미를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왜 사과를 제대로 하며 살아야하는가가 나와있고, 역시나 성공한 사람들이 사과를 잘 해야한다고 써있다(도대체 성공과 거리가 먼 사람들을 위한 생활지침서는 언제 나올것인가) 진실되게 그리고 적절하게 사과한 사람이 진정한 리더이며, 아무리 잘못을 했어도 적절하게 사과를 한다면 오히려 그 이전보다 입지를 확고히 할 수 있다고 나와있다. 그 정도가 경미한 사과는 잘못을 인지한 즉시하는 것이 좋고, 상대방에게 심각한 피해를 끼쳐 분노를 야기한 사과는 그 사람이 그 일에 대해 충분히 생각할 수 있도록(아마 저주를 퍼붇는 시간을 주라는 뜻인듯) 시간을 주고 직접 사과하는 것이 낫다고 한다. 1일 1 상황에서는 반드시 직접 대면하고 사과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최후의 수단으로서 문자나 메일을 활용하라고 권하고 있다.
태안반도에 지구적 재난을 불러한 삼성의 경우 사건이 발생한 후 무려 47일이 지난 후에야 무성의한 사과문 한 장을 발표했다. 삼성에 대해 여전히 호감을 가지고 있는 나이지만 그 부분은 심히 유감이다. 일류기업답지 못했다. 그게 삼성의 본모습 중 하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에서는 미국의 버락 오바마를 사과의 CEO로 추앙하면서 그를 본받아야하며, 지금 그가 미국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사과를 잘 했기 때문이라고까지 말하고 있다(정말 그럴까?)
결론은 무성의한 사과나 진심이 담기지 않은 사과는 오히려 하지 않은 것만 못하고, 사과를 할 때도 적절한 시기와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어떤 삶을 살게될지 모르겠지만 어찌되었든 이 책은 쿨하게 사과하는 방법을 제시한 대한민국 최초의 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