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유민이를 대하는 일에 심한 죄책감과 한계를 느낀다. 어제는 나 자신이 당당해져야한다고 성토를 했었지만 사실 그 성토의 글은 죄책감의 다른 모습이라는데 결론이 지어진다. 유민이는 참을성이 많은 아이라서 유현이의 모든 말도 안되는 행동들에 체념한 듯하다. 예를 들면 유민이가 '엄마, 책 읽어주세요'라고 말하여 책을 가져오면 유현이는 어김없이 다가와 그 책을 빼앗아버리고 나의 품에 안긴다. 유현이는 말을 할 수 없고 계속 '어어어' 이런 옹알이를 하기 때문에 유민이와 대거리를 할 수 없다. 나는 유민이 편을 들어줘야하지만 그렇게 되면 유현이가 온종일 울게 되어 모든 가족이 짜증스러워지는 불행한 현상이 일어나므로 그냥 유민이를 타이른다.  

'유민아, 언니인 네가 이해해라' 

유민이는 처음엔 이해가 되지 않는듯 왜 내가 먼저 엄마에게 책을 읽어달라고 했는데 유현이가 방해하러 왔어도 혼을 내지 않느냐고 항의를 좀 했더랬다. 나는 그 말이 맞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아기라서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상황이 이쯤되고 보니 유민이는 자신이 아무리 논리적으로 엄마에게 항의를 해 보아도 되돌아오는 결론은 한 가지 뿐이라는 것을 간파한듯했다. 그래서 이내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이젠 책도 가지고 오지 않는다. 유현이와 갈등 상황 혹은 대치 상황에 놓일만한 일을 자기 스스로 자제한다. 이제 겨우 4살인데 말이다. 

유현이와는 오늘 교감을 한 것 같다. 유현이는 말을 못한다. 그래서 나도 말을 하지 않고 그냥 눈빛으로만 대화해보았다. 이런저런 말을 해봐야 알아듣지도 못하고 제대로 전달도 안된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냥 눈으로 이야기를 해보았다. 내가 벙어리라고 생각하니 쉬웠다. 아무리 말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절실한 상황으로 나 자신을 몰고가니 유현이와 의사소통이 잘 되었다. 사실 유현이도 얼마나 말을 하고 싶겠는가....자신의 기분과 욕구를 말로 정확히 표현한다면 그 아이 역시 얼마나 편하겠는가....그러나 그렇게 할 수 없는 심정이 오죽 답답하겠는가....그래서 나도 그런 답답한 상황이 되어보았다. 효과가 매우 높았다. 나는 유현이의 눈빛만으로도 모든것을 알 수 있었다. 

 오늘은 무려 10군데나 되는 출판산에 나의 원고들을 의뢰하였다. 과연 몇 군데서나 대답을 올런지....단 한 군데서도 오지 않는다하더라도 나는 계속 칼럼을 쓰고, 동화를 써 나갈 것이다. 오늘은 시간을 너무 허비한 듯 하다. 별 일도 하지 않았고 심지어 장미의이름(상)을 마저 읽지도 않았는데 벌써 12시 30분이다. 내일은 일을 하나만 처리하면 되니 오늘은 이렇게 늦게자도 괜찮겠지..그런데 어제는 머리가 너무 많이 아팠다. 한 새벽 1시 30분쯤 잔 것 같은데 뒷머리가 정말 깨질듯이 아팠다. 정말 아팠다. 이러다 무슨 큰 일을 당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된다. 별 일 없어야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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