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토요일이었다.
오늘은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 대한 의미있는 성찰을 했다. 30년 살면서 이렇게 극적인 생각을 하기는 또 처음이다. 나는 지금껏 나를 사랑하며 산다고 믿어왔다. 그러나 늘 내 주위 사람이 내 덕을 보며 살기를 소망한 것 같다. 내가 조금 더 희생하면 여러사람 편하게 만들어주는 그런 삶을 나 자신이 강렬히 원했었고 무리를 하더라도 나를 희생해서 나의 가족을 편안하게 해주려고 노력해왔다. 또 반대로 가족 전체의 편안을 위해서라면 다른 가족 구성원들의 희생도 필요하다고 여겼었다. 그러나 이는 크나큰 불행의 가장 기본적인 요건의 하나라는 사실을 최근에야 느끼게 되었고 오늘은 문득 당당해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다.
나는 일을 무척 열심히 하는 사람이다. 아마 세탁소를 하거나 슈퍼를 경영했어도 동일계열의 다른 사람들보다 열심히 했을 것이다. 그리고 창의적으로 무엇인가를 만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운이 좋게도 교육계에 발을 들여놓았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 그리고 나름대로 인정도 받고 있다. JTV를 통하여 '넷켈'이라는 단체를 알게 되었다 한국계 미국인들 중 우수한 학생들의 네트워크란다. 만들어진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이 네트워크 회원들은 아이비리그 진출은 물론이며 미국 주류사회로 진출도 많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남양주대학 교수가 이런 말을 했다. 진정한 리더는 팔로우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를 따르는 무리들이 저절로 생겨나며 리더는 그 사람들의 역할모델이 되어 더더욱 발전해나간다는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이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리더는 그저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일하는 것 뿐인데 그를 보는 사람들의 판단이 더해져서 팔로우들이 생겨난다고 했다. 요며칠 사이에 나는 두 명의 새로운 인연을 만나게 되었다. 한 명은 전주교육청에서 강연을 했는데 내 강의를 듣고 나와 함께 국어교육에 대해 고민하고 싶다고 의지를 밝혀온 후배 교사였고, 다른 한 명은 전주교육대학교 최교수님으로부터 추천을 받은 후배 교사였다. 이들은 나와 아무런 친분이 없는 사람들이나 뜻을 같이 하고 싶다고 인연이 닿은 사람들이다. 이들이 나의 친구들 아니겠는가? 큰 일을 하려면 주변에 현명하고, 슬기롭고, 정직한 사람들이 많아야한다. 그래야 위기가 닥쳐도 곳곳에서 지혜로운 생각들이 모아져 이겨낼 수 있다. 사람을 모아야겠다.
어쨌든 나는 열심히 일하고 돈도 많이 번다. 그 돈으로 나는 우리집 식구들이 돈 걱정안하고 살게 잘 보살핀다. 매달 적자가 나는 구조이지만 나는 그때마다 내가 열심히 과외로 번 돈으로 맺구어나간다. 그리고 가족들에게는 절대 한마디로 싫은 소리 하지 않는다. 나는 당당할 자격이 있다. 내가 빈철이 같다고...다른 엄마들은 요리도 잘하고, 애들한테 교육도 잘 시키고, 집에 있는 시간도 많은 전업주부인데 그리고 다른 아내들은 화장도 예쁘게 잘하고, 몸매 관리도 잘하고, 세련되게 옷도 잘입는데 나는 살이 축 쳐진 아줌마일 뿐이라고...그래서 미안하다고...미안하다고..면목없다고...면목없다고 그렇게 죄진듯 살 필요는 없다. 아니 그래서는 안된다. 비록 나는 화장 한 번 못하고 다녀도 남편에게는 번듯한 중형차 사서 탈 수 있게 해주었다. 비록 나는 하루에 한 끼도 겨우 먹고 이리저리 운전해가며 강사해서 돈을 벌지만 우리 애들한테는 먹고 싶은 것, 입고 싶어하는 옷 빠지지 않게 잘 챙겨주었다. 나는...그래서 나는...당당해도 된다. 그래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