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이가 많이 아프다. 아침 나절엔 열이 39도가 넘었다. 새벽에 유현이가 일어났는데 냉장고에서 꺼낸 우유를 그냥 줘서 그런가 싶다. 죄책감이 느껴진다. 중이염까지 왔다고하니 마음이 더더욱 새 가슴이 된다. 그저 미안하다. 비몽사몽간에 깨어 칭얼대는 유현이를 그냥 재울 수 있는 방법은 우유 하나 뿐인데 마침 밖에 놓아둔 우유가 없어 냉장고를 뒤지게 되었다. 설사 우유를 찾았다하더라도 먹이면 안되는거였는데....후회해도 소용없는 일...여전히 38도와 39도를 넘나드는 가여운 둘째 딸을 보며 일하는 엄마, 건강하지 못한 엄마, 무책임한 엄마가 한 아이의 삶을 얼마나 괴롭고, 고단하고, 힘겹게 만드는지 절실히 느끼고 있다. 

다행히 내일은 친정 엄마가 하루 종일 유현이를 봐주실 수 있다고 하니 그나마 한시름 놓게 되었다. 공교롭게(요즘은 왜이리 공교로운 일이 많은가....나이가 들수록 공교로워지는 일이 수배로 늘어나는 것 같다) 내일은 평소보다 하나 더 많은 스케쥴을 소화해내야하는 날이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모임에 반드시 참석을 해야한다. 유현이가 눈에 밟힐 듯 하다.  

둘째 유현이가 오늘 처음으로 배꼽 인사와 '아니아니'를 선보였다. 신기하다. 아픈 가운데서도 우리에게 기쁨을 주는 작은 천사...진심으로 고맙고 또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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