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순 씨를 빌려 드립니다 - 대한민국 상상력 업그레이드 교과서
박원순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예전 근무하던 학교에서 귀농하신 여선생님과 함께 2년남짓 일했던 적이 있다. 그 분은 본래 서울 분이셨고 특수교육학을 전공하셨기에 특수반 선생님이 되어 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한마디로 들꽃 같은 분이셨고, 둥글고 푸근한 하얀 항아리 같은 분이셨다. 꾸밈이 전혀 없으셨고, 집도 남편분이 직접 벽돌을 구워 만든 황토집이라 하였다. 먹거리는 손수 농사지은 것으로 모두 해결하셨고 세속적인 부귀와 명예 일체를 부정하였다. 

다른분은 보건 선생님으로 근무하셨던 분이었다. 그 분은 한 눈에 보기에도 무척 세련되어 보였고 서울 한가운데 서있어도 빠지지 않을만큼의 외모와 옷차림과 말씨까지 갖추고 있었다. 그 분은 본인이 고려대를 나왔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다.  

나는 그 두 분이 똑같이 좋아보였다. 각기 다른 이유에서였다. 그 이유는 다들 짐작하시리라 여긴다. 그러나 나는 단 한 번뿐이므로 나역시 둘 중 한 분을 택해야만했다. 많은 고민을 한 끝에 나는 보건 선생님처럼 사는 것이 나와 어울리겠다고 여기고 일단은 성공하고보자는 마음이 들었다.  

그러던 중 만나게 된 분이 박원순 변호사님이다. 얼마전 우리 임실에도 다녀가셨다는데 그 날 나는 학교에 연가라도 내고 그 분의 강연을 듣고 친필 사인이라도 받을까했었는데 전주 출장이 있는 바람에 이도저도 하지 못하였다. 임실에도 그 분의 긍정적인 메세지가 전해져 살기 좋은 임실이 되었으면 좋겠다. 

요즘은 패배적인 생각이 든다. 나는 고작 시골의 초등학교 선생님에 불과한데 나 하나 의식이 바뀐다고해서 뭐가 달라지겠느냐는...그러나 이 책을 읽고 절대 그런 생각을 하지 않기로 했다. 그 분의 삶을 닮아가고 싶다.  

이 땅의 젊은이들이라면 꼭 한번! 아니 반드시 한 번 읽어보시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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