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독서 - 세상을 바꾼 위험하고 위대한 생각들
유시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유시민씨는 국회의사당에 면바지 캐쥬얼 차림으로 들어가서 여러 의원들의 차가운 눈초리를 받고, 언론에서는 매도되었던 장면과 보건복지부 장관할 때 역시나 언론의 공격을 받았던 점 그리고 지난 지방선거 때 아쉽게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지 못하고 낙선의 고배를 마신 장면 등이 떠오른다. 물론 누나인 유시춘씨도 떠오르고 또 유시민 본인이 쓴 여러권의 책들도 어렴풋하게 기억이 나긴 한다.  
 유시민씨는 대통령이 되고자 한다. 그의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은 도대체 대통령이 되어 무엇하려고 그러는가 하는 의문들이다. 정치처럼 막장인 곳이 없을 텐데 천상 글을 쓰고 연구해야 함직한 유시민씨는 왜그리 기를 쓰고 국가 원수가 되고자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 그가 보건복지부 장관 시절에 관철시키고자 했던 몇몇가지 정책들은 분명 서민들에게는 파격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것이었지만 결코 부자라고 볼 수 없는 내가 느끼기에도 어느정도 서운함이 느껴지는 정책들이었다(내용이 정확히 기억나진 않는다). 국민의 의식수준이 어느정도 올라간 뒤에 실시되어야할 법한 복지법을 전면적으로 도입하고자 했던 그는 결국 그 자리를 얼마 지키지 못하고 물러간다. 그리고 그는 대통령이 되기로 마음먹는다. 그 마음을 알 것도 같지만...글쎄 잘 모르겠다. 

어쨌든 이 책은 이제 막 대학에 들어가는 유시민씨의 딸에게 선물하는 책이란다. 자신이 청춘일 때 읽었던 책들을 다시 읽고 쓴 독서 에세이다. 나는 지금까지 내가 읽은 독서 에세이 중에서는 누가 뭐래도 장정일이 최고라고 여겼었는데 이젠 아니다. 유시민을 따라갈 자 없다. 특히 '죄와 벌'을 읽는 그의 지성은 가히 감동적이었다. 나 역시 '죄와 벌'을 읽긴 하였지만 어찌 생각해야 할지 몰라 명치 즈음에서 막힌 체끼처럼 답답하던 차였다. 아마도 그가 아니었다면 평생 그러다가 죽었을지도 몰랐을 거라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들었다. 그만큼 명쾌했다. 

죄와 벌 이외에도 맹자가 인상적이었고, 이반소비치의 하루 도 좋았다. 이전에도 말한 바 있지만 책은 하나의 예술 작품이므로 설명서가 있어야한다. 금산사에 가면 금산사의 유래와 주요 문화재나 역사적 가치를 서술한 설명서가 있듯이 책도 그래야한다.작가의 말이나 출판사 평으로는 너무 제한적이다. 그러므로 유시민씨와 같이 깊이있게 설명해주는 해설자가 많이 나와야한다. 나는 단박 유시민씨의 팬이 되었다. 이 정도의 식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믿고 따라도 될 것 같다. 역사서를 통해 자신의 삶을 헤쳐나가는 혜안을 지녔다면 균형감각과 지혜도 있을 것이다. 그가 대통령이 된다면....칠레의 아옌데와 같은 대통령이 될까? 부디 그랬으면 좋겠다. 그리고 앞으로 이런 류의 독서 에세이를 더 많이 발간하였으면 좋겠다. 국민들의 의식 수준이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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