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니, 선영아
김연수 지음 / 작가정신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일단 나는 김연수의 열렬한 팬임을 밝히고 글을 시작하는게 좋겠다. 여러가지 이유로... 
그리고 나는 이 책을 핑크빛이 도는 형광팬을 뚜겅을 열어젖히고 오른손 둘째 손가락과 셋째 손가락 사이에 끼고서 읽었다는 점도 밝혀둔다. 이것은 밝히는게 좋은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으나 김 작가의 소설에 대한 나의 경건한 태도(?)를 단적으로 드러내주는 예이므로 일단은 밝혀둔다. 혹시 또 모르지 않는가...지금도 현재진행형으로 나날이 글이 좋아지고 있는 김 작가님이 무라카미 하루키나 나쓰메 소세키 아니면 오르한 파묵과 같은 노벨상 문학상 수상자가 될런지도...그는 아직 젊다.

 

이 책 역시 알라딘 검색창에 '김연수'라는 이름을 쳐서 찾아낸 책이다. 안경쓴 앳되어보이는 사진이 인상적이다. 작가는 저렇게 웃어야하는구나 싶다. 뭔가 있어보이게 웃는 법...강의해주는 문창과가 있나? 김연수는 작가의 말에서 '내게도 팬이라는게 있다면 이 소설은 그 팬들을 위한 특별판 소설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즉 나를 위한소설이라는 것이다. ㅎㅎ 

대학동기인 광수, 선영, 진우는 좀 묘한 관계이고 어느정도 뻔한 관계이다. 선영이와 진우는 대학시절 연인이었지만 선영의 일방적인 사랑이었고, 광수는 그런 선영을 보며 남모르게 사랑을 키워갔다. 무려 13년씩이나...진우는...음...최진우씨는 아마도 죽을때까지 여관방 소설을 쓰며 지금처럼 철없게 늙어가다가 죽을 것 같은 캐릭터다. 소설 속에서나 나올법한 이러한 인물이 기를 쓰고 찾아본다면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에 누구든 놀라게 될 것이다. 한 번 일주일만 찾아보시기를...단 기를 쓰고...어쨌든 광수는 진우에게 열등감을 느끼고 그것이 자칫 의처증으로 갈 수도 있는 상황이나 소설 속에서는 어쩐지 코믹상황이 되어간다. 증권회사에 다니는 광수의 단순함과 진정성이 소설가인 최진우의 어리바리와 허구적 진정성과 '다이다이' 상황이 되어 그런 것 같기도 하다(추측건데 '다이다이'는 너죽고 나죽고 상황같다) 결국 선영은 광수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광수는 예식장에서 있었던 팔레노프시스와 얄미운 사람에 대한 망상을 모두 접고 일상으로 돌아간다. 그러곤 끝이다. 운동권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대박을 꿈꾸며 대기업을 박차고 나와 쪽박 찬 불운한 샐러리맨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모두 놓칠 수 없는 재미이다. 잘 읽어보시길.... 

앞서 밝혔든시 나는 이 책을 밑줄치며 읽었다. 모르는 단어가 많이 나왔다. 문맥상으로는 이해가 다 되었지만 어쩐지 찜찜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김작가님처럼 글을 쓰고 싶은 예비문학도이므로 그의 소설에 나오는 단어 하나 정확히 모른다는 것이 어쩐지 불경스럽게 느껴졌다. 그래서 형광팬을 열고 책을 다 읽을 때까지 부동자세로 문제집을 풀듯 정성들여 책을 읽었다. 색다른 경험이었다. 소설책에 밑줄 긋고 국어사전 찾아가며 비슷한말, 반대말, 짧은 글 따위를 적으며 읽는 사람 과연 몇이나 될까? 열심히 일하시는 평론가 정도? ㅎㅎ 

구성도 탄탄하고, 문장도 좋고, 개연성도 다분하고...인물의 성격을 드러내가는 상황설정들도 마음에 든다. 그리고 최.진.우. 참 어이없게 매력있다. 만약 이런 인물이 내 주변에 있다면 좀 무시도 해주고 그랬을테지만 너스레 떨며 소설가의 서태지로 잘 살아가는 그의 삶에 어쩐지 기대를 해보고 싶다. 마지막 경복궁에서 곤룡포를 입고 혼자서 사진 찍는 모습은 압권이라 할 수 있는데 그런 그가 어떤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질 것인지 자못 기대가 되는 것이다. 

요즘 나는 하루에 한 권씩의 책을 읽고, 한 편의 글을 쓴다. 

나 자신과의 약속이다. 힘들다. 하지만 힘들지 않고 이룰 수 있는 좋은 것은 없다. 훌륭하고 견고하고 아름답고 보기좋은 모든 것들은 남다른 힘든 과정을 거쳐야 이룰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이 힘경누 과정을 이겨내고 우아한 나비가 되어 이 세상을 훨훨 날아다닐 것이다. 예쁘게... 

아참, 이 공간은 인터넷 공간이니 혹시 진짜 김작가님께서 오실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영광이 주어진다면...흠...좀 오랜기간 생각해봐야겠군. 그런 경우 내가 어떤 말을 해야 좋을지...ㅎㅎ 온라인이니 싸인을 해달라고 하긴 좀 애매하고...그렇다고 연락처 남겨달라고하면 절대 안남길테고...만나서 영광이었다고 하면 실제 만나 악수한 것도 아닌데 겸연쩍어지겠고..또 그런식이면 어디가서 '야, 나 김연수 작가 만나봤어'라는 말은 죽어도 못할테니 좀 억울한 감도 없지 않고...어쨌든 그런 일이 생기면 좀 구체적으로 파악해서 적절한 반응을 보여야 할 것 같다. 상상만해도 괜찮네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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