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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호의 인생강독 - 좌절의 별에서 살아남는 법
공병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공병호박사는 본인이 1인 기업가라고 말한다. 오로지 지식을 통해 생계를 해결하는 그가 부럽다(존경스러운지 아닌지는 아직) 공병호 박사의 책은 다른 좋은 책의 내용과 다른 훌륭한 위인의 일화를 소개해주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읽어볼만하다. 그러나 돈을 주고 사서 보기엔 뭔가 아쉬운감이 없지 않아 있어 도서관에 가서 대출해보는 편인데(공박사는 이런 나를 무척 싫어하시겠지)이번책은 어쩐지 돈내고 싶어졌다. 요즘도 뭐 별로 달라진게 없지만 이 책을 살 당시의 나는 절망의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었으니까....
처칠의 이야기나 등사오핑 그래...특히 등소평의 이야기가 가슴 깊이 남는다. 문화혁명때 숙청 위기를 넘기고 마오쩌뚱 즉 모택동(어떻게 마오쩌뚱이 모택동이란 이름으로 재탄생되었을까?)에게 수도없이 많은 편지를 쓰며 기회를 노렸던 일....자신의 집 안에서조차 자유롭지 못했던 수년동안 굴욕을 참고 소일하며 노동자로 지냈던 일....한 때 모택동 다음가는 정치권력 2인자였던 그에게 그 시기는 분명 절망과 좌절의 시기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참아냈다. 그리고 속보이는 짓도 서슴없이 해내서 다시 모택동의 신임을 얻는데 성공한다. 사람들은 다 손가락질하고 기회주의자라고 욕해도 그는 자기 자신을 위해 굴욕과 모멸과 수치와 경멸감을 참아냈다. 딱히 자신이 정의롭다거나 바른생각을 해서 그런게 아니라 자기와 가족을 위해 특히 불구가 되고서도 병원에 가서 치료받을 수 조차 없었던 큰 아들을 위해 참아냈다. 무조건 참아내고 속물스런 행동도했다. 모택동을 찬양하는 글을 수도없이 썼다. 그랬다. 그는 그랬다.
나도 그래야 할 것 같다. 여전히 나는 점잖은 어르신들 눈에 자기 이익만 챙기며 약삭빠르게 일하는 싸가지 많이 없는 젊은 사람이다. 돈에 환장했다는 말도 들어가며 일한다. 그런데 내가 일을 비교적 깔끔하고 잘해내니까 뒤에서 욕하고 앞에서는 이용해먹는다. 내가 모를 줄 알겠지...자기 자신이 연기를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대놓고 무시하고, 경멸하는 치도 있는데 뭐 둘 다 나는 괴롭고 불편하다. 그 분들이 나에게 안그랬으면 좋겠지만 그 분들에게 이래라저래라 할 입장도 못되니 떠나는 수 밖에....비교적 떠나기 수월한 직장이라 그나마 위로가 된다.
여하튼 공박사의 글들이 그당시의 비참한 나에게 한줄기 햇살 같았다.
부디 이런 실용적인 이야기들을 좀 많이 써주시기를....그런데 앞으로 또 돈을 내고 사서 읽을 공박사 책이 있을까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