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 청춘의 밤을 꿈을 사랑을 이야기하다
강세형 지음 / 김영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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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마음에 들어서 나에게 선물해준다는 심정으로 산 책이다. 

라디오 작가인 필자가 그동안 작업했던 것들을 책으로 묶어낸 것이란다. 한때 베스트셀러였던 이미나 작가의 '그남자 그여자'가 생각났다. 그남자 그여자를 읽을 당시 나는 혼자였고, 사랑을 하다말다 하다말다 지지부진했었고 어디선가 나와 100%잘 맞는 남자(여자가 아니라 반드시 남자여야만했다)가 나타나주기를 너무 간절히 바란 나머지 휴거에 버금가는 믿음을 갖게 되는 건 아닌지 의심스러울 때도 있던 그럴때였다. 그래서 그 책의 내용은 나를 한층 더 들뜨게 해주었고, 이런 멋진 사랑과 이별이라면 나도 충분히 할 자격과 소양을 갖추고 있다고 믿었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고작 5~6년 정도가 지난 지금... 

지지부진했던 사랑들을 과감히 버려버리고 한 남자를 만나 결혼한 뒤 두 딸을 낳아 기르고 있다. 과연 내가 이 직업에 적합한가 하루에도 몇 번씩 고민하던 나는 누구보다 더 빨리 능력을 인정받기 위해 참으로 눈물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자괴감을 느끼지 않으려 애쓰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이 세상은 뭐든 결국 돈이라는 귀착점을 가지고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 속물이 되어버렸다. 내가 이렇게 변한 것은 그 누구의 탓도 아니며 나의 선택임과 동시에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여기고 있다. 그래서 서글퍼하지도 않으려 한다. 

그러나 여전히 뭔가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막연한 느낌은 남아있다. 이런 느낌...참 그렇다. 불편하다. 나는 좀 편하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는데 이게 좀 걸리적거린다. 너 이렇게 사는거 아니야...나즈막히 들려오는 진실된 목소리들...귀를 틀어막아도 또렷히 들리는 소리. 가슴을 통해 들려오는 소리들...아...이거 참 불편하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불편이 배가되어 좀 우울해졌다. 

결혼하고, 직장에서 승진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던 지난 몇 년동안 별로 우울할 여유가 없었는데 어제 그리고 오늘은 좀 불편했다. 스멀스멀 생각나는 것들이 다시 나를 스무살 그 대책없던 시절로 되돌려보내려는 것 같아서 불안했다. 간신히 버텨낸 나 자신에게 박수를 쳐줘야만 하려나... 

나와 동갑인 듯한 작가에게 격려의 말과 축복의 말을 전한다. 

당신은 그래도 제대로 살아가는 듯 하다는 말....꼭 해주고 싶다. 드물고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이 세상엔 제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몇 있긴하다. 바로 당신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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