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현 작가는 '나의 달콤한 도시'를 통해 처음 만나게 된 작가입니다. 야무진 인상을 주는 미인입니다. 세련된 외모는 강남 한복판에나 있을법하지요.
전작에서도 충분히 느낀바이지만 그녀의 글은 경쾌하고, 재미있고, 속도감이 붙습니다. 진지하지 않은 아니 결코 진지할 수 없는 현대인의 일상을 아주 잘 그려내고 있지요. 그렇다고 풍자적이라거나 비꼬는 듯한 문장을 쓰는 것도 아닌데 그녀의 작품을 읽다보면 어쩐지 내가 살고 있는 오늘에 대해 허무감이 밀려옵니다. 작가의 큰 재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목이 '너는 모른다'여서 도대체 뭘 모른다는 것인지 알고 싶은 역설적인 마음이 들어 한장한장 넘기게 되었습니다. 불법장기매매를 하여 막대한 부를 누리고 사는 김상호와 그의 두번째 아내 옥영 그리고 그들의 딸 유지. 사실 유지는 김상호의 딸이 아니라 옥영의 오래된 연인 밍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의붓딸이지요. 하지만 김상호는 그 사실을 모른채 살아갑니다. 소설은 유지의 실종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되어 나갑니다. 유지는 전형적인 대치동 부르주아로써 장래가 촉망되는 바이올리니스트이지만 정서적으로는 심각한 문제가 있지요. 누가와도 의사소통 하고 싶지 않아합니다. 오로지 바이올린과 이야기하지요. 그녀의 엄마는 예술가라면 그럴 수 있다며 애써 위안을 삼아보지만 그 아이는 이미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저는 상상해봅니다. 연봉이 몇 억이나 되는 부모님 아래서 부족함없이 자라는 아이들의 일상을 말입니다. 아니 그들의 삶 자체를 상상해봅니다. 마음만 먹으면 해외 명문대학으로 유학갈 수 있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