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꼼짝할 수 없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죄책감 없이 마구 먹고, 마구 둔눠서, 마구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중1, 초5인 두 딸에게 전혀 모범을 보이고 있지 못해서 그 또한 죄책감이 든다. 

올 초 이사한 덕분에 생활 공간은 이전에 비할 바 못될만큼 훌륭한다. 

각자의 공간도 확보되어 있고(심지어 친정엄마는 엄마 방에 들어가시면 두문분출하시어 출타여부를 확인해야 할 때가 종종 있을 정도) 거실과 부엌도 널찍하다. 

글을 쓰고 책을 읽을 수 있는 내 공간도 물론 있는데...문제는 내가 전혀 그 공간들을 활용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온종일 미드를 보고 있다.

너무 할 일이 없어서 코로나 라이브를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있을 때도 있다.

경기 +1, 전북 +2 등등의 팝업이 뜰 때 뭔가 새로운 마음이 되는 나를 지켜보고 있을 때 절망감이 몰려온다. 권태로운 것이다.


다행히 어제는 한비야씨의 책을 완독하였다.

 실제 특강도 들어본 적이 있는 분이다. 

박사학위 과정을 밟고 있을 때 전주로 특강을 오셨었는데 아마도 전라북도국제 관련 기관에서 초청하여서 온 것 같았다. 유현이가 어린이집에 다니고 유민이가 초등학교 2학년 때였는데 비야 선생님께서 유현이의 이름을 불러주셨다. 그것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안톤을 만나 결혼한 뒤 앞으로의 삶을 꾸려나가는 비야씨의 에세이다.

박사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는데 솔직히 나도 박사 학위를 받긴 하였으니 그 과정이야 잘 알고 있다. 비야씨는 평소 박사학위를 가진 사람에 대한 존경심과 부러움이 강했었나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위는 그냥 학위일 뿐이다. Riss에 들어가서 비야씨 논문을 찾아서 읽어봐야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멍하니 있다가 나 자신에게도 실망이고 또 애들 보기도 민망해서 케루악의 '길 위에서'를 다시 꺼내들었다.

자전적 소설이라는데....

주인공 샐은 아무래도 잭 케루악처럼 여겨지고...

딘 모리아니 역시 실존 인물로 작가의 주변사람이었을 것이다. 

읽는 내내 샐린저가 생각났고, 케루악은 시대를 잘 타고나서 훌륭한 작가 반열에 올랐다...라고 여겨졌다.

그리고 왜그리 작가를 하고 싶은 젊은이들이 많은 것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주변에는 글 쓴다는 사람이 하나도 없고,

아마추어들이 쓴 글은 하나같이 힘이 바짝 들어가 읽을 수가 없는 글이 되고 말까...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길 위에서의 샐은 작가 지망생이다.


뭔가 천명관스러운 부분도 있다.

지금이 새벽 1시 22분이니 오늘은 꼭 길 위에서 1,2권을 다 읽어야겠다.


제발 코로나19가 빨리 괜찮아지기를 기도해본다.


그리고 내년 유현이와 유민이의 담임 선생님이 좋은 선생님이시길 기도해본다.

나도 좋은 학년과 업무와 동학년 교사를 만나 무난하고 웃음꽃 자주 피는 그런 한 해를 보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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