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섰다. 정확히는 1062명이다. 내 주변에는 확진된 사람이 없으니 직접적으로 다가오진 않는다. 어제는 내가 말을 너무 많이 하고, 관리자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과 허영심 등이 생겨서 평소보다 말을 더 많이 했다. 생각해보면 특정 모임에서 나는 대화의 80~90%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다른 사람이 대화의 중심에 있을 때 나는 불안하다. 잊혀질까봐...다른 사람의 인정을 못받는 있으나마나 한 사람이 될까봐 불안한 것이다. 다른 시각에서 보자면 내가 다른 사람들을 대할 때 그렇게 있는 사람을 있으나마나 한 사람으로 대한다는 것이다.

 

오늘 아침에 생각한 것이 나는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다른 사람에게 들키는 삶을 더이상은 살지 말자...라고 다짐하고 나왔는데

그 생각을 한지 1시간도 안 되어서 '같이 사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내 앞날에 대한 이야기 등'을 가감없이 목이 아프게 정말 이상한 마법에 걸린 것처럼 술술 풀어냈다. 나라는 사람은 도대체 비밀이 없는 것일까? 비밀을 유지하고 사는 방법에 대해 알고 싶다. 그리고 배우고 싶다. 나의 이야기나 나에게 들어온 정보를 입 밖으로 내뱉지 않는 방법에 대해 알고 싶다.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내가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살고 있는지 아무도 모르게 그렇게 살고 싶다. '나는 비밀정보 은행'이라고 생각하면 되려나? 나에게 들어온 정보를 모두 특정한 비밀일기장에 적어두고 그 안에 쓴 이야기는 절대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는 것이다. 절대로...만약 실수로라도 발설을 하게 되면...그 말하고 싶다는 유혹을 멈출 수 없게 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나 자신에게 벌칙을 주어야 할 것인가?

 

이렇게 글을 쓰고 있으니 시간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슬픈 일이다.

과거에는 이렇게 내 마음이 담긴 글을 쓰고 있는 것으로 하루가 모두 지나갔던 것 같다.

그리고 글은 날마다 좋아졌고, 나는 내 글을 사랑하게 되었다.

다른 사람이 좋아하지 않고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해도 나는 내 글이 멋지다고 생각했다.

적당히 교양있고 적당히 유머러스하며 적당히 세련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엔 글을 쓰지 못하고 또 글 쓰는 일이 나의 커리어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자 '시간낭비' 취급까지 하게 되었다.

작가도 아닌데 글을 써서 뭐하나....

내가 승진하는데는 글쓰는 능력이 특별히 필요하지 않는데 왜 내가 이렇게 글을 쓰고 있어야 하나....라는 생각마저 드는 것이다. 집에서는 항상 미드만 틀어놓는다. 책을 읽고 싶지가 않고, 책 읽기가 너무나 힘들다. 내가 이렇게 변하기까지 나에게는 어떤 일들이 또 어떤 시간들이 또 어떤 사람들이 지나간 것일까?

 

매일 반복되는 나의 일상을 일단은 쓴다.

원고지 10장을 채워나가던 심정으로 일단은 쓴다.

일단 쓰고 보는 것이다.

내년에 어떤 업무를 맡든 어떤 학년을 하든 나는 책을 써서 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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