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통영 앞바다에 달려가보고 싶은 마음

내가 어느 곳에 가는지..어떤 곳에 있는지...

아무것도 알지 못하도록 바람처럼 사라져버리고 싶은 마음

무엇인가 되려고 열심히 노력하였으나 그 결과를 보기 전에 홀연히 사라져버린 잊혀진 여인이 되고 싶은 간절한 마음

통영 앞바다에 가서 마음을 가라앉혀줄 점잖은 술 한 잔 하고 싶은 마음

그 마음이 온종일 향불처럼 휘감는다

마음에도 바다가 있다면 좋으련만

눈만 감으면 첨벙첨벙 발 담글 수 있는 바다 조가리 한 평 있으면 좋으련만

연약해도 괜찮고 허약해도 살만한 그런 곳으로 떠나갈 수 있으면

아니 그곳이 내 안에 있으면 좋으련만

어디서든 최고가 되고 싶은

어디서든 눈에 띄는 중요한 인물이 되고 싶은

이 속물 같은 마음을 빨래로 빨아버리듯 버리면 좋으련만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더 얻고 싶어 현재를 인지하지 못하는

욕심과 탐욕이 언제쯤이면 나를 놓아주려나

아니 놓지 않는 것은 나일 뿐이지

그 영광의 순간들은 나를 언제든 떠나고 싶어하지

그 끝에 매달려 있는 것들을 처량하게 붙잡고 있는 것은 나일테지

욕심으로 가득차서 단 한 순간도 편치 않을 때

그 땐 내가 나인 것이 세상 가장 싫은 순간

일기도 못쓰고, 일기도 안 쓰고

내가 좋아하는 내가 되기란 얼마나 멀고도 험한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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