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의 힘 - 창조적 성과를 이끌어내는 협력의 법칙
조슈아 울프 솅크 지음, 박중서 옮김 / 반비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2019년도는 나에게 버거운 해가 될 것이 예측 가능한 2018년도의 끝자락이었다. 내가 속해 있는 집단의 상황이 여의치 않아 역량 부족임에도 불구하고 중책을 맡아야 했고, 내 주변은 나와 뜻은 같이 하지만 일을 함께 할 이가 많지 않았다. 내 할 일만 책임지고 열심히 해오던 내게 약간의 리더십과 카리스마 그리고 봉사 정신이 강하게 작동되어야 하는 자리는 거의 매일 잠을 멀리 달아나게 했다. 혼자는 도저히 헤쳐나가기 힘들어 보였다.

 

그러던 차에 둘의 힘이라는 책이 눈에 띄었다. 반비에서 만든 책이었다. 민음사 계열인 반비는 평소 소장가치 있는 책들을 꾸준히 편집해 출간해내는 믿음가는 출판사로 인식하고 있었다.

 

둘의 힘

 

띠지를 보니 에밀리 디킨슨, 헌팅턴 디킨슨’, ‘시몬 드 보부아르, 장폴 사르트르’, ‘존 레논, 폴 매카트니’, ‘워런 버핏찰리 멍거등 짝꿍처럼 인물이 등장하고 있었다. 그래서 각 인물들별로 각 챕터가 꾸며질 줄 알았는데 막상 책을 펴보니 연구 논문과 같이 여러 가지 테마별로 해당 되는 인물군이 나열되는 형태였다. 미국 문화에서는 익숙한 인물이나 TV프로그램 등이 각주의 설명으로 등장할 때에는 이해도가 떨어져 집중하기 힘든 단점이 있었다(예를 들어 한 때 유행했던 봉숭하 학당의 맹구 역할을 한 희극인을 미국 문화권에 사는 사람들이 어찌 이해할 수 있겠는가? 아무리 대한민국에서 90년대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코미디 프로그램이라는 각주를 붙이더라고 말이다) 그러나 존 레논이나 폴 매카트니의 경우는 세계적인 스타이고 개인적으로도 깊은 애정을 갖고 있는 뮤지션이어서 책 속 내용이 흥미로웠고, 심지어 책의 마지막에 가서는 존과 폴의 등장만으로도 기쁜 마음이 되었다^^;;;

 

밑줄을 그어가며 읽어둘 책이다. 저자는 두 사람의 협력과 시너지를 통해 창조성이 폭발하는 여러 조건과 상황들을 역사적 사례들을 근거로 주장하고 있는 듯 했다. 상당부분 우연한 기회와 행운이 작동하는 것을 부정할 수 없는 내용이지만 책 속에 등장하는 그들은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건 운명의 짝을 만날 준비가 되어 있었고, 그런 제스쳐를 취하며 외부로 표출했기 때문에 자신의 삶의 동반자적인 인물을 만나 눈부신 성과를 이룩할 수 있었다. 특히 협업과 확신과 신뢰와 믿음의 연결고리로 나아간다는 집필자의 통찰이 마음에 닿았다. 긍정적 결과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확신이야말로 협업의 좋은 결과가 아닌가 한다. 사실 신뢰와 믿음은 누구나 다 닿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확신은 노력 여부에 따라 상당부분 달성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 책을 신청하여 함께 읽고 싶었던 분은 나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면모를 지닌 선생님이다. 한없이 소심하고 신중하다 못해 비겁해 보이는 나의 처신과 달리 불의에 맞서고 용기를 내는 그 선생님의 결의와 결기가 나는 늘 부럽다. 이 부러움은 현재진행형이다. 존과 폴은 서로 상충되었기 때문에 더 균형있는 비틀스를 만들고 유지할 수 있었다. 워런과 찰리는 너무도 비슷했지만 대중들에게 인식되는 모습은 정반대였다. 여튼 불균형이 균형을 구축하고, 양가적 감정이 같은 방향성을 더욱 곤고하게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들이 이 책에는 수없이 많이 쓰여 있다.

 

편안한 사람들과의 연대는 아무것도 아니다. 불편한 사람들과의 연대가 진정한 만남이 되고 소통이 되고 본질적 의미의 연대가 된다. 나를 편안하게 여기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만큼이나 나의 반대편에서 나에 대한 오해와 서운함과 불안과 불만을 갖고 있는 분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한 해를 보내고 싶다. 이럴 때 둘의 힘이 진정으로 빛을 발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구체적인 팁을 구축하는 것은 나의 몫으로 남겨준 끝나지 않는 책이라는 생각을 하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