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8일 금요일 독서 정보 나눔

 

정보 나눔 전에...

 

독서 정보 나눔의 성격과 전달 방법을 변경하려고 합니다.

링크된 주소를 참고하셔서 105일 금요일까지 신청해주시기 부탁드립니다(사실 신청은 그 이후에 해도 괜찮습니다) 108일 월요일부터는 메신저로는 소식지가 가지 않고 아래에 신청해주신 메일로 소식지를 전달합니다.

 

아울러 독서에 관한 저의 짧은 역량으로 인해 더 이상 독서 혹은 독서 교육으로 한정지을 수 없어 그냥 여하튼 소식지로 타이틀을 바꾸었습니다. 자세히 읽어보시고 신청해주시기 바랍니다.

 

105일까지는 그대로 메신저 배송은 됩니다~!!^^

 

https://goo.gl/forms/EH4mEoerP8XT6WL12

 

관객 질문 󰋎

영화 <패터슨>의 주인공과 같이 소시민이면서 시를 쓰고, 소설을 쓰는 이들이 그들의 작품 활동을(타인에게 공개하지 않고 본인만 보고 읽는 것을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라는 전제로...) 포기하지 않고 해나갈 수 있도록 하는 메시지나 방법이 있을까요?

 

이준익 감독 답변

: 윤동주도 생전에 시인으로 불리지 못했습니다. 여전히 시는 쓰고 있었지만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인은 아니었지요. 지금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들이 10년 후, 20년 후에 대중들의 공감을 얻는 훌륭한 작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모르는 일이지요. 그러나 차곡차곡 쌓아둔 작품 세계여야 합니다. 그리고 작품 세계라고 일컬을 수 있을 만큼의 양과 질적 완성도를 확보해야 합니다. 그냥 충동적으로 쓴 몇몇 작품을 모아두고 인정해달라고 한다면 아마도 실패겠지만 꾸준히 자신만의 스타일로 써 나간다면 그 작품 세계는 인정받아 마땅합니다. 시대가 변하고 있어요. 전주에도 그런 문학 움직임을 추종하는 분들이 계실 것 같고(물론 많진 않겠지만) 그런 분들과 함께 작품 활동을 해갈 수 있지요.

 

관객 질문 󰋏

영화 감독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준익 감독 답변

중고등학생들에게 많이 받는 질문입니다. 영화감독은 직업이 아니지요. 그저 직책일 뿐입니다. 직업이라는 것은 영화를 만드는 일이겠지요. 촬영감독, 배우, 무술감독, 시나리오 작가 등 영화를 만드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영화감독은 그 직업 중 직책을 일컫는 것이겠고요.내가 사는 세상에 대한 통찰력을 가지고 지금 당장 찍으면 됩니다. 스마트 폰이 있잖아요. 시나리오 직접 쓰고, 주변 사람들을 배우로 써서 1분 러닝 타임일지라도 작품을 만드세요.

그 일을 하기 위한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루에 10분씩이라도 찍고 그 작품들을 쌓아두세요. 5개 밖에 못 찍으면 잡동사니일 뿐이지만 500개를 찍어둔다면 전시회를 열 수 있어요. 시간의 힘이죠. 지금이라도 여러분은 영화감독이 될 수 있습니다.

요즘 친구들은 실력을 키워야 할 나이에 의욕과잉으로 키우고 있어요. 그렇게 되면 반드시 부작용이 생기죠. 부모님은 아이가 실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과잉 상태인 의욕을 더 부추기만 안된다고 생각해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란 내일도 하고 싶은 일

사람들은 의외로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뭐 좋아해?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보통 질문을 받은 당시에 자신이 꽂혀있거나 좋아보이는 것을 말하는 경우가 많지요. 그러다가 금새 예전에는 그것을 좋아했었는데 요즘은 이게 좋아...’로 바뀌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것은 좋아하는 게 아니에요. 평생 지루해하지 않으며 추구할 수 있고, 그것으로 인해 일관된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진정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지요. 저도 제가 뭘 좋아하는지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검증된 실력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리려고 이 이야기를 했습니다. 순간의 충동과 검증된 실력을 혼돈하면 안됩니다. 구분하시는 게 중요해요.

 

- 내일도 하고 싶은 일을 찾으세요.

- 남들이 인정해주는 일이면 좋습니다.

- 남들이 따라하고 싶어한다면 정말 좋겠지요.

 

관객 질문 󰋐

40대 직장인입니다. 하고 싶은 일...보통은 꿈이라고 말하지요. 그것을 하고 싶은데 직장 생활을 하다보니 마음대로 되지 않아 힘들 때가 있습니다. 용기를 주는 한 마디 해주실 수 있을까요? 덧붙여 감독님이 가진 통찰력은 어떻게 얻게 되는 것인지 비법을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이준익 감독 답변

: 직장인이면서 예술을 하고 싶어하는 분들의 특성은 아마도 존재감의 차별성을 확보하고 싶다는 욕망이라고 여겨집니다. 이런 분들은 흔히 자신이 하는 일들에 대해 과잉으로 의미 부여를 하는데 이렇게 되면 하루하루가 힘듭니다. 그저 의미없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산다는 자세가 중요하죠.

통찰력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남들이 관심없는 것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거기서 무엇인가를 찾아내는 일이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 황산벌이전에 우리나라 영화에 사극은 없었습니다. 에로 영화가 사극이라면 사극일까....그 전에는 없었죠. 그런데 제가 황산벌을 만든 이후 사극의 전성시대라고 할만큼 많아졌습니다. 남들이 하지 않는 부분을 한 것이죠. 다행히 그 부분이 성공적으로 어필되었고요. 전통에 집중하세요. 전통으로 이어져 내려오는 것들 속에는 이 시대에 맞게 재구성할 수 있는 컨텐츠가 무궁무진합니다.

 

관객 질문󰋑

이준익 감독님께서는 시대의 아픔을 작품 속에 어떻게 담으셨는지요?

 

이준익 감독 답변

: 예를 들어 동주는 한글로 시를 쓰는 일 자체가 범죄 행위였습니다. 그런 그를 그려내면서 개인의 아픔이 시대의 아픔으로 은유되는 상황을 그렸고요. 박열에서는 박열이라는 인물을 발굴해낸 뒤 일본의 눈치를 보지 않고 시나리오를 쓰고 영화로 만든 일 자체가 시대의 아픔을 구현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박열이라는 인물에 쓰인 대사는 모두 일본에서 구한 문서를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심지어 산케이에서도 (극우보수성향 신문) 박열에 대해 코멘트 하지 못했어요. 왜냐하면 그들이 만든 자료를 그대로 인용했고, 일본에서 존경받는 학자의 책을 그대로 인용했거든요. 그것이 제가 취하고 있는 시대의 아픔을 작품에 담는 방법이라면 방법입니다.

 

관객 질문 󰋒

저는 (서울에서) 방송을 만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도 굉장히 뵙기 힘든 분을 전주에서 여행하다가 우연히 만나다니...이 상황이 상당히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네요.(웃음) 조연출일 때는 몰랐는데 연출이 되고나니 사람들 사이의 관계 조정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영화감독은 수많은 이들을 이끌어가야 하는 위치인데 이준익 감독님과 일한 배우와 스텝 대부분이 정말 좋았다는 평을 합니다. 그 비결을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이준익 감독 답변

: 영화를 만들기 위해 모인 사람들의 집단 즉 임시집단은 서로 간의 욕망이 들끓는 곳입니다. 심지어 그 욕망은 상충되는 면도 있습니다. 그들은 각자 자기만의 모난 욕망을 관철시키려고만 하지 상대방의 욕망 따위는 고려하지 않지요. 감독은 그들 사이에서 조정을 해야합니다. 거짓말을 해야할 때가 많아요. 그래야 영화가 만들어지니까요. 다들 영화가 완성되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자신의 욕망을 줄이려 하지 않아요. 그 조정 역할을 잘 해야하고요. 그러려면 나의 욕망은 최소화하거나 없애고 상대방의 욕망에 집중해야하고 그 욕망을 해소하도록 도와야 합니다. 그러면 그 이득이 모두 나에게로 와요. 왜냐하면 감독이거든요. 상대방의 욕망이 무엇인지 자세히 들여다보세요.

 

관객 질문 󰋓

창작을 하다보면 금기를 넘고 싶을 때가 있는데 그 때는 어떻게 하시나요?

 

이준익 감독 답변

그것을 고민하는 것 자체가 창작의 고통이지요. 금기의 기준은 상당히 모호합니다. 그것이 부도덕적이라는 것을 누가 만들었지? 이건 누구 생각이야?라는 질문에서 작품활동이 시작한다고 볼 수 있어요. 인간에 대한 태도에 관한 문제가 도덕성이라고 볼 수 있겠고, 성적 호기심, 공격성 등은 인간의 본성에 관한 것도 금기의 단골 손님입니다. 어떻게 해야 하냐면 그것을 깨부숴야지요. 그러나 이 때 담보해야 하는 것은 일상의 건강함입니다. 작품 속에서는 사람을 죽이고, 세상의 질서를 무시하더라도 실제 그 창작자는 사람들과의 작은 약속도 소중히 여기고, 일관된 일상의 건강함을 유지해야하는 것이지요.. 실제 자신의 삶도 작품과 같이 무분별하고, 성적으로 건강하지 못하다면 그것은 금기에 도전하는 예술 행위가 아닌 그저 퇴폐일 뿐입니다. 그래서 예술가의 작품 활동과 창작의 고통이 힘든 것이겠지요.

 

일관성이라는 단어를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일관성은 도덕적 금기를 깨는 예술가들이 지니고 있어야 할 전제와 같은 단어입니다.

 

김주연의 말

본래 그냥 듣기만 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도저히 필기하지 않고는 못 견딜 만큼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감독님께서 하시는 말 밑바탕에 깔린 거대한 물줄기가 느껴졌습니다.

한 가지 인상적이었던 것은 모든 질문에 한두 개 낱말혹은 어구로 정리해주셨다는 것입니다. 명쾌함이란 이런 것이구나....라고 새삼 또 놀라게 됩니다.

퇴고도 하지 않은 글을 또 보내드립니다.

살펴 읽어주시길 기도하며....좋은 주말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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