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8월 9일은 National Book Lovers Day라고 한다. '북 러버' 라면 알라딘 이웃님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지. 그래서 간만에 달려왔다. 와서 생각해 보니 아차차 한국은 이미 8월 10일. 그래도 들어온 김에 이웃집 마실도 가고 내 서재 먼지도 좀 털고 해야지.
얼마 전 N양이 도서관 카드를 만들러 근처 도서관에 갔단다. 스페니쉬 책이 많이 있길래 혹시 해서 찾아보니 한글 책도 꽤 많더란다. "엄마 이것 좀 보세요. 한국 책이에요" 하며 단톡방에 사진을 올렸다. 무슨 책이 있나 사진을 크게 확대했는데 내가 읽고 싶었던 책이 눈에 팍 띈다.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 우와!! 역시 엘에이 도서관은 다르구나! 그 책에 동그라미를 그려 딸에게 보냈다. "엄마가 너무 읽고 싶은 책이야. 이 책 좀 빌려주고 다른 책도 사진을 좀 찍어봐"
딸이 찍어 보낸 사진 중에는 화질이 썩 좋지 못한 것들도 있어 잘 안 보이는 눈을 작게 떴다 크게 떴다 하면서 책을 골랐다. 마음 같으면 대출 권수를 꽉꽉 채워 (아마도 30권??) 빌려달라고 하고 싶었지만 대출 기간 내에 반납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어 5권만 골랐다.
지난 주말, 엘에이에 가서 N양이 나를 위해 빌려온 책을 받았다. 도서관에서 받은 에코백에 넣어서.
백도 너무 이뻤지만 무엇보다 책이, 책이! 모두 새 책이다!!! 나는 낡은 책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도 안 읽은 책이라니!
사람들이 도서관에 한국 책이 있는 걸 모르는 걸까?
검색했더니 코리아타운 안에도 도서관이 있고 (당연히 한국 책이 많이 있겠지?) 엘에이 중앙 도서관에도 한국 책이 제법 있는 것 같다. 틈 나는 대로 직접 가 봐야겠다.
몇 년 전부터 시력 저하가 심해져서 종이책은 거의 안 읽고 전자책 위주로 읽었는데 도서관 덕에 다시 종이책을 읽게 되었다. 새 책이라 구겨질까 뭐라도 묻힐까 조심하면서. 이렇게 정자세로 앉아서 책 읽는 거 오랜만이네, 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