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균의 생각 - 여강신서 13
이이화 / 북피아(여강) / 199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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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국어교육전공자이다.

고로, 우리 국문학을 교육내용으로 하는 문학교육을 담당할 수밖에 없다.

홍길동전...... 교과서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 문학이다.

그런데, 그 홍길동전의 저자로 알려진 허균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별로 없다 싶어

우연히 도서관에서 이 책을 뽑아 읽게 되었다. (저자인 이이화에 대한 신뢰가 한몫 작용했다)

허균의 삶을 천천히 읽고

그의 시문과 그를 둘러싼 상소문들을 읽다보니

참으로 기이한 인물이었음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의 행적은 당대 유학자들에게 기괴함으로 받아졌을 법도 하겠구나 싶어졌다.

내가 내린 결론은

그의 문학적 원동력이자 동시에 그의 삶을 파멸로 몰고 간 것은

허균의 객기었다는 것이다.

자신의 천재성과 지위높음에 도취되어

사랑과 연민을 구분하지 못하고

나아갈때와 물러설때를 구분하지 못함으로써

허균의 말로는 처참했던 것 같다.

(그리고, 정말 허균의 죽음은 처참한 과정이었다. 마음이 아팠다.)

국문학을 하는 사람들, 문학교육을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홍길동전을 읽고 나서, 홍길동전을 가르치기 전에.....

이 책을 정독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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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학과 교육
R.S.피터즈 지음, 이홍우 외 옮김 / 교육과학사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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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철학과 관련된 책들은 모두 어려운 용어들로 가득차 있어서

그것이 번역물일 경우에는 더욱 읽기가 어렵다.

하지만, 이 책은 교육에 대한 철학적 단상을 단락 중심으로 전개하고 있어

그나마 알고 있는 교육학 개념들을 상기시켜가며 쉽게 읽어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왜 '성년식으로서의 교육'인가를 제 2장을 통해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가치있는 활동,사고,행동의 양식으로 사람들을 자발적으로 입문시키는,

이미 사회화된 양식의 틀을 갖춘 통과의례로서......

교육이 있다고 강조하는 피터즈의 의도는 다분히 명백하다.

교육의 내용이 가지는 전통성을 간과한 방법론들을 경계하기 위해서인 것이다.

그의 의도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면서도

약간의 아쉬움은 남는다.

교육의 내용이나 방법의 전통성에 대한 고찰을 어떤 시각으로 할 것인가라는 점에서

우리는 항상 긴장하지 않으면 안되고 새롭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온고지신........을 몸소 행한다는 것은 여전히 철학적 고찰보다 우선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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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장재영 지음 / 어진소리(민미디어)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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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남편'의 입장에서 한 남자의 위기를 그린 것이다.

직장에서 겪는 스트레스가 정신적 상처를 만들고, 그 정신적 상처가 다시 일상생활을 위협하는 과정을

나름대로 성실하게 묘사하고 있다.

특히, 주식과 관련된 직종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비애가 잘 나타나 있다.

아내와도 함께 할 수 없는 여러가지 고통들을 겪으며,

우리시대의 남편들은 도피, 방황, 일탈을 통과의례처럼 거친다.

그 과정에서 그나마 아내마저 그러한 도피,방황,일탈로 접어들면 그야말로 가정파탄, 성격파탄이 생기고

이 소설에서처럼 묵묵히 남편의 통과의례를 희생적으로 기다려주는 아내가 있어

남자들은 거듭 진정한 남편이 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어졌다.

남편........ 진정한 아내 없이 영혼의 성장으로 한 발자국도 못나가는 이 시대의 존재....

소설을 덮으며 서늘한 연민이 더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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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고 아득한 우주에 큰 사람이 산다 - 선비들이 어릴 때 지은 한시, 고전의 향기 1
허경진 지음 / 웅진북스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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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야 영재다 천재다 하면서

어린나이에 무엇을 줄줄 외워대는 능력이나 온갖 자격증을 딴 이야기를 하지만,

조선시대 영재 중 진짜 영재들은 어린 나이에 세상을 꿰뚫는 시를 지었나 보다.

그리고, 어린 나이에 지은 시들 중 적지 않은 것들이

그 어린이의 삶을 결정지었다고 하니 참으로 신기할 따름이다.

'내가 열 살 전후로 지었던 시가 있었던가? 어떤 시를 지었었지?' 이런 질문을 해대며

뛰어난 어린 작가들의 한시를 읽다보니 더이상 넘길 책장이 없어지고 말았다.

'시만큼 아름답고 예리한 게 이세상에 또 있을까' 싶은 생각이 새삼 들었고,

거기에

'영재의 참된 가치를 시만큼 적절하게 나타낼 수 있는 게 또 있을까' 싶은 생각이 새로 덧붙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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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반양장) 반올림 1
이경혜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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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소설이라.......

언뜻 하이틴로맨스, 무협지 외에.....우리에게 중학교시절 읽는 책이 따로 있었던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교과서와 참고서 사이에서 줄타기 하듯이 몰래몰래 읽어내려가던 상투적인 스토리,문구의 값싼 책들.....그런 걸 읽으면서 '죽음' '삶' '고독' '진리'....등의 문제는 소위 한 문자 하는 사람들만의 몫인 양 우리는 길들여져서 살다가 문득 대학에 들어가서 한꺼번 그 묵직한 주제들을 맞아들이게 된다. 사실, 중학교시절부터.....그전부터 삶을, 죽음을 우리는 고민하면서 살아왔음에도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왔던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존재는 그런 경험을 가진 어른들이 읽기에 너무나도 가슴이 아프다.  사소한 일화들로 얽힌 사춘기시절들 속에도 그 묵직한 삶의 코드가 절절하게 펼쳐지고 있음을 스스로에게도 되돌려주고, 바로 옆에 있는 자녀들에게도 인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철학....... 작가 이경혜씨는 아이들의 철학이 가지는 예리함과 풍부함을 밝히려 애쓴 것 같다. 그리고, 처음 시도치고는 성공적이라고 보여진다. 내가 조만간 국어교사로 교단에 서면, 이 책을 아이들에게 추천해주리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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