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책 수업 천천히 깊게 읽기 - 교과서 대신에 책 한 권을 학생들과 천천히, 그리고 깊게 나누기
유새영 지음 / 지식프레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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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기 한 권 읽기...

교육과정으로 들어왔다.

초중고 모두 비상이 걸려 의무적으로 한 학기 한 권 읽기 관련 교사연수를 실시한다.

평가에 반영한다. 각종 독서논술국어 학원들이 들썩거린다.

하지만, 한 권 읽기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 전체가, 아니 전세계가 점점 문자로부터 멀어지면서

한 권의 책이라는 수준높은 체계적 텍스트로부터 멀어지고 있다.

지하철,버스 뿐만 아니라 길거리에서도.. 한적한 여행길에서도 모두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이런 시기에 공교육 안에서, 교실 안에서

강요된 한 권 읽기가 아니라

즐거운 한 권 읽기를 어떻게 해낼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의 '한 권 읽기'가 되려면

여기 유새영 선생님처럼 교사가 '만 권 읽기'가 먼저 되어야 한다.

 

중등교육에 몸담고 있는 나로서는

초등교사들의 통합적 교육과정에 따른 다양한 독서활동을

한 권에 모두 녹여낼 수 있는 점이 무척 부럽기도 했다.

그래서 종종 중등에서도 여러 교과가 함께 한 권 읽기를 시도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의 진가는

'한 권 읽기'라는 테마를 통해 드러난

초등교육의 수준이 이 정도로 높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사실 당장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우리집 둘째를 유새영선생님 학급으로 보내고 싶을 정도로

  놀랍고 놀라웠다)

 

교육과정 전반에 대한 이해도 뿐만 아니라

아이들에 대한 이해도 뿐만 아니라

독서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웬만한 교육대학원의 현장감 1도 없는 독서교육전공 교수보다 높아보였기 때문이다.

(유새영 선생님... 열심히 경력 쌓으셔서... 교대나 사대에서 강의도 좀 해주시길...)

 

교실을 도서관으로 만들고

교실을 꿈꾸는 세상으로 만들고

교실의 영역을 가정으로 자유롭게 확장해가는

멋진 활동들을 보면서

나도 2학기에는 좀더 분발해서

'한 권 한 권'을 깊이, 즐겁게, 샛길도 따라 걸으며

아이들과 읽어가야겠다는 결심을 해본다.

 

<<책 먹는 여우와 이야기 도둑>>으로 풀어내는 책 수업의 사례들은

결국 우리 독서교육이 작가나, 사서교사가 아닌

교실 속 담임교사, 교과교사만이

제대로 해낼 수 있음을

여실히 확인시켜주었다.

-궁금하시면 꼼꼼히 읽어보시라!!!

 

작가를 대담하게 한 학교 전체가 아니라

한 교실로 초대해내는

유새영 선생님의 결단력과 추진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오늘 저녁.. .나도 우리집 딸아이와

알사탕을 하나씩 까먹으며

<<알사탕>>을 천천히 음미하며 다시 읽어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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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의 비밀스러운 삶 - 명랑한 소들의 기발하고 엉뚱한 일상, 2020 우수환경도서 선정도서
로저먼드 영 지음, 홍한별 옮김 / 양철북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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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을 운영하는 할머니, 로저먼드 영은

전업작가는 아니지만 평생 함께 해온 소, 양,  돼지, 닭들의 이야기를

글로 써 책을 펴냈다. 

온갖 판타지 소설, 현란한 문체의 여행에세이, 깜찍발랄한 유행 시집들을 읽다가

이 할머님의 밋밋한 글을 읽자니, 처음에는 정말 적응이 잘 안되었다.

마치 인스턴트 패스트 푸드에 길들여져 있는 입맛이

산골 할머니들이 끓여주는 전통식 콩비지 찌개가 무슨 맛인지 몰라

어리둥절해하는 상황과 비슷하다고 해야 할까.

(아, 어쩌다가 내 입맛이 이리 되었는고 싶을 정도로

나의 독서편력이 자극적이고 달달하고 지엽적인 것에만 머물러 있었음을  이 책 덕분에 깨닫게 되었다)



내가 편집장이었다면

'로저먼드 영' 할머니를 설득해서

본문 뒤에... 프롤로그를 실어

에필로그로 만들었으리라.


그리고

'소에 대해 알아야 할 스무 가지' 

'닭에 대해 알아야 할 스무 가지'

'양에 대해 알아야 할 스무 가지'

'돼지에 대해 알아야 할 스무 가지'를

차라리 프로롤그로 만들어

맨 앞에 실었으리라.


왜냐하면,

소와 닭과 양과 돼지에 대한

농장 이야기들을 진실되게 풀어내는 로저먼드 영 할머니께서

왜 굳이 이렇게 소소한 소 이야기, 닭 이야기, 양 이야기, 돼지 이야기를

책으로 펴내게 되었는지를

'프롤로그'가 위대한 결론으로 잘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프롤로그'에서 그 위대한 결론을 먼저 읽고

본문의 소소한 이야기를 읽으려니

'기-승-전-결'에 익숙한 

상투적인 독자인 나는 집중이 잘 안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위대한 '프롤로그' 중 몇 가지를 발췌해 보자.


p.13

"동물을 몇 마리만 키우는 사람은 한 마리 한 마리를 다른 존재로 바라보며

각 동물의 섬세한 특징이나 특이한 개성, 기질 등을 정확히 파악한다.

농장에서 대규모로 가축을 키운다고 해서 동물들의 개성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그들의 개성과 지능은 사람만큼이나 각양각색이다."


p.14

"우리는 다른 종의 지능을 대개 사람 기준으로 판단하려 든다.

과연 인간의 기준이 다른 종에게 의미가 있을까?

동물에게는 다양한 생각과 감정을 느낄 무한한 능력이 있고,

이런 감정은 동물 나름의 관점에서만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젖소의 지능이 젖소로서 잘 사는 데에 충분하다면,

그 이상 뭐가 더 필요하겠는가?"


p.15

"평생 소를 관찰하면서 논리적이고 실용적인 지능의 놀라운 사례도 보았고

턱없이 어리석은 모습도 보았다.

두 가지 다 사람에게서도 본 특징이다.

소들은 그저 날마다 문제가 생기면 풀기도 하고 풀지 못하기도 하면서 살아갈 뿐이다.

핵심은 소가 동물답게 살아갈 여건이 제대로 갖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의 좀 모자란 종속물로서가 아니라."


p.16

"아이가 부모 형제 없이 비좁고 냉혹한 환경에서 운동도 하지 못하고

날마다 똑같은 음식을 먹으면서 정상적으로 성장하리라 기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여러 농부들과 정부 기관은 

가축이라면 이런 환경에서도 거뜬히 자란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p.19

"아인슈타인은 '오직 직관만이 가치가 있다'고 했다.

본능과 직관이야말로 어떤 동물에게나 가장 유용한 도구다.

그렇지만 거의 모든 집약 농장에서 무자비하게 본능과 직관을 억압하고

아예 이런 것을 발달시킬 가능성마저 차단한다.

이처럼 동물과 아이들의 본능을 억압하는 건 

전체 사회에 큰 손실인 셈이다."


p.24

"그래서 우리는 동물들 스스로 자신들의 몸을 돌볼 

가장 훌륭한 자격과 능력을 갖추었다고 결론 내렸다.

내가 관찰하고 배우고 이 책에 적은 일화는

이러한 동물들의 평범하거나 특별한 사건 혹은 영리한 결정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p.34

"있는 그대로 이야기를 전했지만 각 '캐릭터들'의 행동은 물론 내가 해석한 것이다.

소에 관해 이야기할 때에 일부러 인칭 대명사를 썼는데

그건 내가 소들을 그렇게 (마치 사람처럼) 느끼기 때문이다."



프롤로그의 표현들은

단호하면서도 절제되어 위엄이 있는

'선언문'처럼 경고의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선언문'을 증명하는 소소한 일화들이

본문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동물들의 일화들은,

동물들과 교감하며 살아온 '로저먼드 영' 할머니의 삶 자체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어떻게 그리 묵묵히... 동물들을 지켜내고 바라보며...

이해하며 기다려주며 살아오셨을까...


소의 비밀스러운 삶이란,

다름 아닌 할머니의 따뜻한 시선이 있었기에 

서술될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할머님이 가지고 계신 수필가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나도 묵묵히.. 일생을...

무엇인가와 교감하며 배려하며 사랑하며 살아왔다면

이런 소소한 일화에서

단순하고 명료한 '진실'을 추출해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인간은 동물들을 가축으로 키우면서

마치 그 동물들을 창조하고 통제하고 운명짓는 것이 

인간의 특권인 양 착각해서는 안된다는...

근엄한 경고를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느껴야 한다.


소는 힘이 세다.

진실도 힘이 세다.

안 그런가?



* 이 서평은 양철북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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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마신 소녀 - 2017년 뉴베리 수상작
켈리 반힐 지음, 홍한별 옮김 / 양철북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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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마신 소녀, 루나 ('Luna'는 '달의 여신'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그리고, 아름답고 고귀한 마법 할마니, 잰 ('Xan'을 '잰'이라고 표기하니, 'Zen'이 연상되었다. 'Zen'은 선종, 즉 교리보다는 깨달음을 강조하는 불교의 종파를 말한다)

듬직한 괴물, 글럭 ('Glerk'은 ' Clerk'을 연상시킨다. 'Clerk'은 사무원,서기 등을 의미한다.)

귀여운 용, 피리언('Fyrian'은 'Fly'를 연상시킨다. 용은 날아다니니까. )

 

마법 세계를 그리기 위해 작가가 그려낸 이 네 인물은 모두 무척 매력적이었다.

루나가 처음에는 '해리 포터'처럼 여겨졌지만,

루나는 '해리 포터'보다 더 본능적인 마법사였다.

잰 또한 해리 포터를 가르친 호그와트 마법학교의 '덤블도어'처럼 여겨졌지만,

잰은 '덤블도어'보다 훨씬 헌신적이었다.

 

이 소설은 비교문학 차원에서, 아니면 상호텍스트성으로...

자꾸 이것 저것을 떠올리게 하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비교대상으로 자꾸 '해리포터' 가 떠올라

이 소설의 서사성이 '해리포터'보다 빈약하게 느껴져 종종 혼란스러웠다.)

 

대장로, 앤테인 등의 남성이 등장하지만

이들은 모두

이그나시아 수녀('해리포터'의 '볼드모트'가 떠오르는....),

에신(진실을 스스로 깨달은, 앤테인의 아내)

미친여자(루나의 엄마, 스스로 강력한 마법을 창조해낸...)

등의 강력한 여성인물들에 비하면

매우 주변적인 인물이다.

 

어쩌면,

조앤 롤링이 '마법'을 소재로 '근대'(가족, 학교, 후계자 등등)의 이야기를 풀어냈기에 그 중심이 모두 남성이었고,

켈리 반힐은 '마법'을 소재로 '고대'(주술, 자연숭배, 종족보호본능  등등)의 이야기를 풀어냈기에 그 중심이 모두 여성일 수 밖에 없지 않았을까?

 

그래서 소설 속 이야기로 교차되는 '어머니들'의 독백들은

중세의 문명화된 종교가 무시하던 '마법'이 아닌

중세, 근대에 걸쳐 거의 잊혀져온 '주술'의 목소리를 닮았다.

 

그런데, 그 '주술'의 목소리는

글럭의 '시'로도 표현된다.

 

인과관계가 그럴듯하게 그려지는, 치밀한 논리가 녹아든 '서사성'을

이 소설에서 기대하기 힘든 이유도

바로 '주술'을 '알레고리'로 삼아

'서사성'보다는 '원시적 정서'로 이 소설이 전개되기 때문이다.

 

'해리포터' 시리즈로 이미 조앤롤링이 '기독교'의 권위에 대한 도전의식을 지적받았듯이,

켈리 반힐은 '루나'이야기를 통해 '종교를 포함한 모든 문명'의 타당성에 대한 도전의식을 지적받게 될 거 같다.

어찌보면 우리가 신봉하고 자랑스러워하는 모든 문명이

바로 '보호령'속의 삶과 같은 것은 아닐까?

현대의 거대한 문명들은 서로 배타적으로 적대시하며...

'슬픔 포식자'로 우리 위에 군림하고 있는 건 아닐까?

 

'아기'를 희생양으로 삼아

거대한 슬픔을 당연한 제도로 삼고

그 슬픔을 유지하기 위해 애를 쓰는 수녀회의 모습은,

지식과 정보로 우리를 끝없이 절망하게 만드는

현대의 지식인들과 언론인들과 정치인들을 절묘하게 닮았다.

 

소설은 마지막에서 '너도 알겠지만 다 같은 것이란다'로 끝나고 있다.

'우리는 마녀의 것이고, 마녀는 우리 것이야'라며

'마녀의 마법이 우리와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을 축복하고 있다'고 말한다.

 

모든 근엄한 것들(두려움을 조장하고, 절망하게 만들고, 자학하게 만들고, 포기하게 만드는)은,

달빛보다 한없이 약한 것들이었다.

아니, 달빛이 아니라

햇빛 한 줌, 풀빛 하나, 물빛 조금, 눈빛 조각... 등등보다 한없이 약한 것들일 뿐이다.

"태초에... 희망과 축복만이 있었던 것이다. "

소설은 이걸 증명하고 싶었던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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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서 하나님과 동행하십니까? - 전면 개정판, 가르침과 배움에 대한 기독교적 접근
헤로 반 브루멘른 지음, 안종희 옮김 / IVP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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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영적 기반을 체계적으로, 아니 감동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최고의 길라잡이입니다. 모든 교사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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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못할 책읽기 수업 - 시골 선생님, 열혈 독서 교육으로 벽촌 아이들의 인생을 바꾸다
양즈랑 지음, 강초아 옮김 / 미래의창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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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라면... 국어교사라면.. 꼭꼭 정성껏 펼쳐 읽어봐야 할 책입니다. 독서교육의 지평을 넓혀주는... 진실된 교육의 의미를 ... 되새기게 해주는 감동실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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