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곳간 원리 - 크리스천의 부자원리
앨 잰들.밴 크로치 지음, 김성겸 옮김 / 홍성사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
|
|
|
여호와께서 명하사 네 창고와 네 손으로 하는 모든 일에 복을 내리시고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시는 땅에서 네게 복을 주실 것이며
/신명기 28장 8절
|
|
|
|
 |
이 말씀은 내가 우리아이들을 위하여 기도할 때마다 빠트리지 않고 인용는 구절이다. 또한 '열심히 해라, 최선을 다해라, 그리하면 나머지는 하나님 아버지께서 은혜로 채워주신다, 하나님 은혜가 임하면 네가 손 대어 하는 일마다 잘 될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일상 속에서 힘 주어 말 한다. 이렇게 날마다 우리가 믿음으로 고백하는 구절을 만나니 반가웠다. 그러나 책을 읽으며 그동안 내가 이 말씀 한 구절을 온전히 다 받아들였던 것이 아니고 어느 한 부분은 등한시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바로 '창고'부분. 내가 의도적으로 소홀히 했다기 보다는 '창고'또는 '곳간'에 대한 이해부족이라고 함이 옳을 것이다.
곳간은, 나에겐 막연한 의미였다. 실제 현실생활에서 내 재산을 쌓아두고 긴요하게 꺼내 쓸 수도 있으며 나를 부요하게 내 삶을 윤택하게 만들며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그런 대상이라기 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영적인 공간 정도로 인식하고 있었다. 앨 잰들 목사와 밴 크로치의 하나님 말씀을 토대로한 믿음과 경험과 주장을 읽어나가면서 곳간이 하늘나라의 저장고 뿐만 아니라 이 땅에서 삶을 영위해 나가는데도 주시겠다고 약속한 그 복을 받아놓는 공간임을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 나는 게으르지 않고 열심히 일 하고 돈을 벌었다. 믿음으로 심는 일에도 힘에 넘치도록 했다. 낭비와 사치를 부린 적도 없으며 오히려 알뜰하기까지 하다. 그럼에도 나는 왜 이렇게 가난한지, 이 가난에서 헤어날 수 없는 것도 모자라 우리 아이들한테도 대물림되는 것은 아닌지, 내 맘 한 구석에는 그런 답답함도 없잖아 있었다. 지금까지 내 행보가 어그러짐 없이 믿음으로 성실히 살아왔음과 뿌린 믿음의 씨앗들이 그저 '언젠가'는 복으로 돌아오겠지하고 기다릴 수밖에 없었고, 심지어 불에 타 없어질 이 땅의 영화 따위엔 관심 없이 헐벗고 주릴 지라도 오로지 속사람이 살찌워지는 것으로 만족해야하는가보다라고 포기하기도 했다.
열심히 살았지만 내게 곳간이 없다. 내 곳간을 마련치 못한 이유는 전적으로 나의 어리석음 때문이다. 내가 왜 그렇게 어리석은지를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깨닫지 못하고, 배우지 못하고, 잘못 배웠기 때문이다. 잘못 배웠다-함은 결혼했을 당시 시부모님은 저축하고 재태크하는 것을 일종의 '투기'로 생각하는 잘못된 신앙관을 갖고 계셨는데, 이것은 유교 문화권 속에서 철두철미하게 성경적 사고로 변환되지 못한 어리석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유교의 미풍양속 청렴결백은 우리 민족 깊숙히 육체적 가난을 미화시키는 왜곡까지 일으켰다. 그저 '내일 일은 난 몰라요~'하며 오늘 내 주머니 돈을 홀랑 털어 헌금하고 구제하는 것이 하나님 잘 믿는 방법이라고 생각하셨다. 그 분들이 저축하지 않았던 이유는 아주 단순했다. 공중의 새들도 먹이시고 들의 백합화도 입히시는 하나님께서, 먼저 그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이에겐 그 모든 것을 다 채워주시리란 말씀을 진정으로 믿고 실천하고 싶어하셨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그 분들은 적지도 않은 세개의 교회당을 짓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우며 일평생을 청교도적 삶을 살다 가셨다. 아울러 찢어지는 가난도 영광의 과업으로 남겨두셨다. 남편은 가난한 성장기도 모자라 결혼하면서 그 짐을 짊어지고 왔고, 착하기만했던(이건 어리석은 것과는 분명 다르다. 그때 나는 정말 착했다) 나는 시집 살림과 시동생들 공부 바라지를 '요즘 여자들같지 않게'큰 불평없이 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는 내가 하는 일에 복을 주셔서 그 모든 필요를 채울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때 나를 위해,우리가족을 위해, 우리 아이들을 위해, 곳간을 마련하는 지혜가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비록 사치나 낭비나 엉뚱한 곳으로 돈을 흘린 건 아니지만 나는 버는 대로 다 썼고 남은 건 거의 없었다.
'네 창고에' 복을 주겠다고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데 내 곳간이 없다면 어디에 받을까. 그런 의미에서 올해 아이들의 곳간을 만드는 작업을 즉각 착수하기로 했다. 정기적금 구좌를 각각 개설했다(나와 남편을 위한 곳간도 곧 마련할 것이다).

/사실, 이 통장 사진 한 장이면 더 이상 다른 말이 필요치 않다. 책을 읽고 행동으로 바로 실천하게 하는 힘은 아무 책이나 다 있는 게 아니다.
이 책에서 아쉬운 점이라면, '지나치게 미국식'이라는 점이다. 다소 영어식 어투의 문체도 그렇고 책 전반의 미국식 사고방식들도 서걱거린다. 물론 저자들이 미국 토박이니 미국 냄새가 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암만봐도 역시 이방인에게 생경스럽다. 그 중에서 놀란 것은 목회자가 성직 외에도 일반 직업을 겸한다는 것이다. 처음에 목사 부인이(여기선 '사모'라고 하지만)옷가게를 경영하는 것도 이상하게 보였다. 우리나라였다면 엄청 믿음없는 목사가정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부인도 그러한대 하물며 목회자 본인이 다른 직업을 겸한다는 건 어쩌면 면직조치가 되는 상황이 아닌지 모르겠다. 모르긴 해도 목사안수 받을 때 일평생 다른 직업을 겸하지 않겠노라고 선서를 하는 것으로 아는데...아무튼 나는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것인 줄 알았는데, 이 책을 보니까 그렇지도 않을 걸 보니 심히 적응이 안 되었다. 한국의 목회자와 부인만 다른 직업을 겸업하지 않는가? 그러면, 성경에서 해답을 찾아봐야 하는데.. 내딴에 관련구절을 찾아봤으나 모르겠다. 누구한테 물어봐야 하나? 누구든지 알려주면 정말 좋겠다.
또 다른 아쉬운 점은 성경적 물질관에 대한 조명이 좀 더 넓고 균형이 맞았으면 싶다. 오로지 받을 복을 쌓을 곳간, 넘쳐나는 물질적 복에만 촛점을 뒀지 그 물질을 어떻게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방법으로 써는 방법에 대해선 약하다. 모은 다음엔 어떻게 해야하지? 우리는 그저 모으기 위해서 복을 받아야 하는 건 아니다. 지금까지 내가 듣고 배웠던 한국교회의 복에 대한 개념도 너무 영적인 부분으로만 치우쳤듯이 이 책은 그 부분이 약한 것 같다.
/2009.1.ㅂㅊ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