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만화성경 - 성경 66권을 단숨에 한 권으로 읽는
아킨.시쿠 지음, 강주헌 옮김 / 위즈덤로드(위즈덤하우스)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기독교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며 신앙의 첫걸음이 성경을 아는 것이다. '예수님을 믿는다, 하나님을 믿는다'라고 할 때의 믿음의 근간이 되는 것이 바로 하나님의 말씀, 즉 성경이다. 하나님의 메시지를 통해 하나님을 알고, 하나님의 뜻을 알고 ,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생기며, 삶 속에서 그 말씀을 행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기독교에서는 항상 말씀을 듣기와 읽기를 강조한다. 말씀을 풀어주는 설교를 경청하고 또한 스스로 성경을 읽을 때 믿음이 자라나는 것이다. 제대로 된 신자라면 영의 양식인 말씀을 날마다 읽고 묵상하며 행하기를 생활화해야 하는데, 문제는 성경을 꾸준히 읽어내기가 결코 쉬운 일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구약과 신약, 전체 66권, 1189장, 31173구절-이라는 방대한 분량도 분량이거니와 내용 또한 쉽게 접근하기가 어렵다.   

 

특히 초신자에게는 생소함까지 더해져서 성경을 통독한다는 것은 더욱 힘들어지는데 이 책은 그런 점을 보완하고 싶은 마음에서 출발된 것 같다. 보다 쉽게 성경에 접근하도록, 그래서 아예 성경 읽기를 포기하는 사태를 막아보고자 하는 의도로 기획된 것인가 보다. '만화'라는 표현수단은 '쉽게'접근하는데 좋은 매체이다.   

 

그러나 성경을 각색하는 것은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쉽게'한발짝이라도 다가설 수 있도록 돕고 싶은 열의는 가상하지만 자칫하면 잘못 해석되거나, 오해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도 소소하게 성경과 합일되지 않지 않는 부분이 잦았다. 아무래도 만화로 표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어디까지나 성경을 이해하는 돕는 방편이다. 무오한 것은 성경 자체일 뿐이다. 이 사실을 단단히 기억하며 보조적인 수단으로 본다면 이 만화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다.  


만화를 이용하여 쉽게 읽혀지고, 빠르게 성경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하게 하며, 어떻게든 성경과 친숙해지는-그런 객관적인 소득이 없는 책은 아닌데, 개인적으로 나는 이 책에 별로 호감을 받지 못했다. 먼저는 내가 만화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 때문일 것이고, 이 만화의 그림풍이라고 해야하나, 펜 터치가 너무나 강렬해서 적응하기 어려웠다. 일본만화에 익숙한 우리 눈에 영국사람들의 만화라서 그런가? 그림이 낯선 듯해서 찾아봤더니 아킨과 시쿠가 영국사람이었다. 추천사를 쓴 어떤 분은 '기독교 만화는 부드럽기만 하다는 선입견과 달리, 매우 힘 있고 강한 펜 터치가 인상적'이었다는 분과 달리 나는 좀체로 그 만화에 익숙해지지 않았다. 힘 있고 강한 표현이라고 했지만 내가 보기엔 섬뜩하고 날카로웠다. 어쩌면 내가 기독교 만화는 부드럽기만 해야한다는 선입견을 가진 사람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치자. 그래도 그렇지 인물의 표정은 인물의 성격에 맞게 어느 정도 그려야 할 텐데 신랑 신부인 이삭과 리브가의 얼굴은 무슨 음모를 꾸미는 악당들처럼 사악하고 음흉한 웃음을 흘리고 있어서야.. 원! 모세고 뭐고 대부분의 인물이 뱀이나 사단과 구분이 안 되는 섬뜩한 표정과 이야기 진행도 스팩터클하게 전개되다 못해 너무 거칠게 표현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중간까지는 오타나 잘못된 표현(예를 들면, 32쪽의 '하나님은 노아와 그 가족에게 축복을 내리면서'라는 부분에서 '축복'이라는 말은 잘못 된 표현이다. 하나님은 사람에게 복을 내리시는 분이지, 복을 빌어주는 분은 아니시다. 하나님이 누구한테 복을 빈다는 말인가? )이라도 있으면 출판사에 말해주고 싶어서 정독하며 읽었지만 끝내는 후딱 읽어치우고 말았다. 만화 그림풍도 갈 수록 거슬리고, 안 해도 될 각색으로 첨가된 부분(예를 들면 75쪽의 '고맙소 이제 그런 걱정은 하지 않겠소. 그런데 동산에 뱀을 몇 마리 풀어놔야겠소. 물론 뱀은 정탐꾼이고,동산은 여리고를 뜻하는 것이오'라는 부분, 성경의 중요사건 위주로 빠르게 전개시켜 단시간에 성경전체적인 윤곽을 그리게 해준다는 이 책의 장점과도 위배되는 부분이다. 왜 성경에도 없는 저런 대사를 넣었을까? 뱀과 동산이 어딨다고?)들이 내게는 방해거리였다. 그리고 번역자 강주헌씨 번역이 무성의하게 느껴졌다. 또한 이 분은 아무래도 기독교인이 아닌 것같다. 성경은 머리로만 받아들이는 책이 아니고 믿음으로 받아들이는 책이다. 번역의 문제인지 아니면 초고의 문제인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하나님의 영감이 부족한 이야기 전개였다.

 

2009.1.ㅂㅊ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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