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군 VS 청군 - 미국과 중국의 21세기 아시아 패권 쟁탈전
이장훈 지음 / 삼인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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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한반도를 둘러싼 동아시아의 정세변화에 대해 잘 정리한 책.

기자가 쓴 책은 대체로 얇고 넓은 것이 특징인데 저자는 단일 주제로 압축하면서
풍부한 자료와 함께 꽤 깊은 분석의 면모를 보인다.

이 책은 중국을 홍군에 미국의 대중 강경파를 청군으로 놓고 둘의 대립이 가속화될 때
어떤 부분이 이슈가 되고 어떤 시나리오들이 나타날지에 대해 정리했다.

앞으로 20년 정도를 놓고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어떤 것이 있을까?
중국의 부상, 일본의 재무장, 미국의 세계지배 혹은 경제적 추락 등등.
물론 한반도의 통일도 들어가야 하지만 중국 또한 대만과의 통일을 원할 것이다.
대만의 현지도부가 계속 독립을 주장하는데 이를 중국이 방관할지 여부와
중국의 간섭을 미국이 얼마간 제지할지가 논란거리다.
마찬가지 대립이 한반도를 놓고도 진행된다. 북한의 핵보유는 이어서
일본의 핵이라는 부정적 파급효과를 안겨주고 MD의 확산등으로 새로운 갈등이 진행될 것인가?

국제사회에는 영원한 적도 친구도 없다. 공산주의 중국이 미국과 손잡은 것은
둘다 소련을 견제하기 위함이었고 이제 소련이 무너진 상황에서 미국이
유일하게 남은 공산주의 국가 중국에 대해 견제구를 날리는 것도 그리 이상하지 않다.
9.11 직전에 중국에 대해 근접정찰하던 미국 비행기가 중국 전투기를 충돌해 떨어뜨리고
긴급착륙하는 통에 양국이 팽팽하게 긴장했던게 어제 일인데 테러와의 전쟁은
이러한 갈등을 뒤로 미루게 했다.
하지만 언젠가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것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고
한반도 핵을 둘러싼 6자회담과 미국의 막대한 적자에 대한 처방으로 등장한 위안화 절상
논란 또한 중국과 미국이 주도해서 풀어가야 할 문제다.

처음 서문에 한반도의 전략에 대해 논하겠다고 했는데 막상 결말은 별로 두텁지도
새로운 것도 없게 나와버렸다. 저자의 다른 노력에 비해 아쉬움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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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발견 - 한국 고대사의 재구성을 위하여
이희진 지음 / 동아시아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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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국의 고대사에 대한 사료는 무척 부족하다.

삼국사기가 가장 오래된 역사책인데 늘 편집자인 김부식의 삐딱한 시각에 대해 비판이 많다.
사료의 부족, 그나마 있는 유일한 정사에 대한 불만 이런 것들이 겹쳐서
수많은 새로운 역사 해석서들이 나타난다.
문장의 사이사이는 결국 인간의 상상력으로 메워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책 또한 전쟁을 위주로 그러한 시도를 했는데
논리의 전개도 대체로 무던하고 소재 또한 삼국간에 벌어진 주요 전쟁들이라
흥미도 유지된다.
내용에 따라서는 선뜻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겠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내려가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전략시뮬레이션 게임들을 인용하여 설명을 시도한 대목들도 편하게 다가온다.
게임이란 곧 전쟁이고 보면 이 책이 시도하는 전쟁사의 이해에 대해 좋은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전쟁과 한국 고대 역사에 대해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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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와 기회의 나라 캐나다 기행 - 세계 인문 기행 8 세계인문기행 8
조성관 지음 / 예담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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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캐나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 모은 글과 사진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책.

많은 사람들이 한번쯤 꿈꾸는 캐나다 이민 혹은 여행.

사진과 남의 체험이지만 이 책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내용도 꽤 되는 것 같다.
기자신분으로 관찰력을 발휘하여 각 지역의 특색있는 모습을 잘 서술했다.

캐나다는 원래 프랑스 식민지이던 것을 영국이 빼았앗고 그 감정의 골이 아직도 남아있다.
퀘벡, 몬트리올 등은 그 쪽 땅이고 한국사람 많은 밴쿠버는 반대편이다.
분리주의 관련 논쟁을 놓고 저자가 크리스티앙 총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최근 미국 사람들이 해외 여행에 나서면서 혹시 닥치는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캐나다 사람 행세를 하라고 권한다고 한다. 어쩌다 초강대국이 이꼴까지 되었을까?
캐나가는 대체로 영연방이라 영국을 돕기 위한 1,2차 대전을 비롯해 주요 전쟁에 같이 나갔다.
그래서 한국전쟁에까지 참여했고 여러 장병들이 귀한 목숨을 바쳤다.
반면 미국이 주도한 베트남과 이라크 전쟁에 대해서는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닉슨이 당시 캐나다총리를 거의 멱살 잡듯이 위협했던 것도 유명한 일화다.

비슷하지만 다른 나라 캐나다. 그곳이 알고 싶다면 이 책도 괜찮은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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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과 그의 형제들 2 - 어둠의 시대
이덕일 지음 / 김영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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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물을 통해 당대의 역사를 드러내는 좋은 책이다.

정조 이후의 후기 조선이라는 시대가 무척 암울했다는 인상이 강하게 머리에 자리잡았다.
백성들이 기존의 사회체제에서 마음을 떠나게 되어 천주학이라는 외래 사상에
귀의하게 된 현상을 놓고 정도를 벗어나 불쌍하다며 모조리 사형시키는
당시 정부의 모습이 암담하게 느껴진다.

당대의 조선을 지배한 학문은 성리학이었다.
그리고 여기서 파생된 것은 당파싸움이다.

조선의 유학과 천주교의 핵심적 차이는 차별과 평등이다.
신분,남녀,당파의 차이에 따라 가진자와 못가진자로 나누는 조선의 유학에 비해
천주는 만민이 똑같다고 가르친다.
조선에서 천주교를 적극적으로 수용했던 집단이 중인, 평안도 등 외방,
남인 등 정치적 소외계층이었다.

어느 파벌에 속하는가가 곧 그 운명을 결정한다면
개인들은 노력보다 줄서기에 열중할 것이다.

문제는 공감하지만 이런 사례는 주변에서 늘 발견된다.

얼마전 읽은 책 중 하나가 일본자동차산업을 분석한 글인데
거기에 도쿄대 출신이 많았던 닛산은 파벌싸움 하다가 몰락했지만
지방대가 많았던 도요다나 혼다는 오히려 엔지니어 중심의 회사로 성장했다고 한다.

이런 시대를 살아간 정약용은 글을 잘써 과거만 급제했던 것이 아니고
지방관으로 나가서도 당대에 백성들에게 선정이라고 칭송을
들었다. 결과적으로 학문과 실천, 이론과 행동이 모두 일치했던 인물이다.

당대에 정약용을 고발하고 탄압하던 노론의 인물들 이름이 이 책에 나온다.
하지만 국사책 등 각종 역사서에서 전혀 배운바 없다는 기억에서 유추하건데
그들이 역사의 발전에 기여한 바는 없다.
이게 바로 조선이 후퇴하게 된 원인이다.

정약용을 내치고 백성을 형장으로 보내던 정권은 결국 나라를 일제에 넘기는 것으로
종결하게 된다.

정약용 자신의 삶과 그의 뛰어난 저작을 보면 사마천의 사기가 생각난다.
왕에 가까운 근친이었다가 추락하여 형장의 이슬이 될 뻔하고 다시 멀리
유배되어 수십년을 보낸 그의 삶은 사마천이 겪었던 사형수 신세와
다시 올라서 황제의 근친으로 보낸 말년의 영달이 대비된다.
사마천 처럼 그도 인간들의 여러측면을 이해하고 권력구조의 최정점에 서보았기에
훌륭한 경세학,인간학의 저술을 남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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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일의 피카소 - 예술과 사랑을 열정으로 불사른 생애
김원일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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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한명을 놓고 그려낸 책으로 꽤 훌륭하다고 평하겠다.
읽는 과정이 재미있었는데 하나는 소설가 답게 생동감 있는 문체를 통한 묘사였고
다른 하나는 풍부한 그림 사진과 함께 미술에 대한 저자의 지식이었다.
저자가 미술가도 지망했었다는 점이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피카소라는 인물은 너무 잘 알려져 있기에 긴 말이 필요 없다.
그럼에도 이 책을 통해서 그림속의 모델들이 실제 삶에서 피카소와 어떤 관계를
가졌는지 많이 알게되었다.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현대판 카사노바에 비유할 정도로 피카소는 많은 여자와 깊은
관계를 가졌다. 애정표현 잘 못했다가 정신병자로 취급받은 고호 보다는
환락가에서 살면서 그들의 깊은 우수를 그려낸 로트렉에 가깝다.
하지만 둘 보다는 당대에 성공을 해냈고 너무나 부유하게 살았다.

괴테가 70줄에도 소녀에게 사랑 고백했듯이 예술가에게 영감의 원천은 아름다움이다.
그 아름다움을 간직한 여성과의 관계가 무엇을 만드느냐에 중요한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연애가 안될 때는 그림도 안되었다고 한다.
어떠한 여성에게도 피카소는 잠시 머물렀다가 떠났다. 냉정하게.
하지만 그 여인들은 작품속에 남아있다. 가장 아름다운 순간으로, 아마 더 이상
아름답게만 그리기 어렵다고 느끼면 떠났을 것이다.
피카소를 만난게 행운인지 불행인지 잘 모르게 만드는 대목이다.

소멸하는 존재인 인간이 영원한 생명을 얻는 방법은 교회에 기부하는 것과
예술가를 통해 그림을 남기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초상화 한점 그려달라고
돈다발 싸들고 오는 여자들에 비해 피카소의 연인들은 행운이라고 봐야하지 않을까?

하이든이 평생 하인으로, 모짜르트가 돈에 궁핍 겪으며 살던 것에 비해
동시대 후반부의 베토벤이 비교적 넉넉한 생활과 명성을 얻은 것에 비교할 만하다.
예술에 있어서 독창성은 매우 중요하고 이를 이루어내기 위해 현실과 비타협하면서
일정한 긴장을 만들어낼 수 밖에 없다. 누가 맞고 안맞고 여부는 결국 일정한
시간의 흐름에서 판결이난다. 자신이 맞았지만 시대가 너무 늦게 알아준 고호,르느아르 등에
비하면 일찍 알아주고 이를 오래 누린 피카소는 행복하게 살았던 행운다.

격동기에 살면서 정치적 행동을 제법했던 피카소의 모습은 게르니카로 유명하다.
그런 그가 한국과도 인연이 있다. 한국에서의 학살이라는 그림으로 미군의 전쟁참여를
비판했는데 오랜시간 당사자인 한국에서는 금기였다.
냉정하게 따지면 피카소를 반공법 위반으로 잡아다가 기소해야 하는데 말이다.
카라얀하면 껌뻑죽는 한국사람들도 그가 한국정부를 맹비난 했다는 사실은 도무지 알지 못한다.
광부와 간호사들의 헌신가 희생에 눈물 흘리며, 그리고 그들을 받아준 독일정부의 관대함에
높이 칭송하면서도 왜 더 이상 독일정부가 한국사람을 받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얼마전 신문에 박사학위자의 미국출신 비중이 너무 높다는 기사가 나왔다.
이 모두가 다 한가지 사실 동베블린 사건으로 한국유학생이나 윤이상과 같은 저명 인사를
납치해서 간첩단으로 몰아붙인 것에서 비롯된다.
분단국가에서 독재를 유지하기 위해 간첩은 늘 필요했고 사상적으로 자유로운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은 모두 중앙정보부의 괜찮은 먹이감이었기 때문이다.

박정희를 칭송하는 사람들 모두는 가끔 자신이 피카소를 보안법으로 처벌하라고 외치는
사람과 동일시 되는게 아닌지 돌아보아야 한다.
지금 그렇게 주장한다면 서양 사람들이 모두 바보라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현실의
보안법은 여전히 위세를 부린다. 폐지를 공약했음에도 한발짝 못나가면서 핑계나대는 열우당이나
아직도 목 매다는 한나라나 사실 매한가지 바보들이다.

책에서 이야기가 멀어졌는데 읽는 내내 즐거웠다는 점으로 충분한 평이 된다고 주장하고 싶다.
예전에 박홍규님의 고흐에 대한 글이 괜찮아서 주변에 많이 권했는데 이 책은 한걸음 이상
더 나아가 서양문화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준다고 주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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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ne 2005-03-12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참 재밌게 읽었어요 일단 도판이 시원시원 해서 그림 보는 재미도 쏠쏠 하더라구요 전 한국에서의 학살이 미군이 아니라 북한 공산군이 한국 쳐들어 와서 사람들 죽인 거 그리는 그림으로 알고 있었답니다 학교 다닐 때 전 그렇게 배웠거든요 지금 생각하면 참 웃기죠 좀 두껍긴 하지만 저자가 소설가라서 그런지 읽기 쉽고 재밌었던 기억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