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사라
정선구 지음 / 따뜻한손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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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의 특징 하나는 고정된 것이 적어지고 유동적인 것이 늘어나는 것이다.
덕분에 예전의 성공의 길이라고 느껴지던 코스들이 흔들리고 새로운 여러가지 경로가
나타난다.

이런 상황에서는 대학을 들어가고 나오는 많은 사람들에게 앞날이 막막하다고 느끼는 경우들이 많다. 예전에는 편한 길이 있었던 것 같은데 왜 우리만 이런 고생을 해야 하는지 의문을 품기도 한다.
이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길을 찾아야 한다.

그 길은 바로 가까운 곳에 자신이 모방할 수 있는 행위 모델을 발견하는 것이다.
그래서 위인전을 버리고 작은 부자, 나도 도달할 수 있을 정도의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귀를 기울이는 것이 좋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주로 코스닥 벤처회사의 CEO들이다.
다음의 이재웅, 안철수, 아이리버의 레인콤 등은 모두들 아는 유명인사지만
그 못지 않게 중요한 비중을 가진 회사들이 여럿 나온다.
다날,신지소프트,컴투스 등은 거의 이름만 알던 회사들인데 역시
이 책을 통해 CEO의 살아온 역정을 보게 되자 가깝게 느껴진다.

주인공들을 나이를 기준으로 나눈다면 40대 중후반인 사람들은 벤처의 선구자들이다.
아버지 없는 환경에서 자립하느라고 일찍 돈에 눈을 떠 사업의 길로 나간 모습이 보인다.
제 때 편하게 학원 다니며 대입을 준비하지 못해서 학력이라는 조건은 만들지 못했지만
실력과 노력으로 이를 극복하는 모습도 보인다.
일본의 대 경영인 마쓰시타가 자신이 가난하고 허약하고 무지했기에 겸손하게 남들로부터
배웠다고 하는 것처럼 이들에게 역경은 단지 하나의 조건이었지 낮은 곳에 머물게 하는 제약이 아니었다.

다시 신세대 벤처를 보면 SW와 HW로 나뉜다. HW의 경우는 대규모 투자가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대기업 경력이 필수적인 것처럼 느껴졌다. LG반도체에서 나온 엠텍비전, 삼성에서 나온 레인콤 등
여러회사가 그런 모습니다.

반면 SW는 신세대의 창의력이 더 중요하기에 나이도 젊고 사업시작도 더 어려서였다.
원래 프로그래머가 20대 후반에 절정을 지나기에 그 정도 연배가 적당할 수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군대를 가야하는 경우라면 이런 조건을 채우기 어렵기에
카이스트 출신이 한층 우월하다. 실제 나도 주변의 이공계 대학생들에게 군대를 안가는
쪽으로 커리어를 잡으라고 조언하는 편이다. 비애국자라는 소리는 개의치 말고.

성공한 이들의 삶에서 자신과 가까운 점을 자꾸 발견해서 본 받으려는 태도가 중요하다.
꼭 똑 같이 되지는 않더라도 따라는 갈 수 있도록 알아보는 눈은 키울 필요가 있다.
또 때로는 시각을 바꾸어 탐방가는 기분으로 기업 스토리를 읽는 것도 재미있다.
성공 포인트는 무엇인가? 향후 경쟁에서 지속적으로 이길 수 있는지? 등등 질문을 던지다보면
새로운 그림이 머리에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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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웰치 위대한 승리 - 반양장
잭 웰치.수지 웰치 지음, 김주현 옮김 / 청림출판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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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평하기가 쉽지는 않은 책이다.

가볍게 읽겠다고 마음 먹으면 가볍고 흔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무겁게 읽겠다고 다시 들여다보면 상당히 무겁게 읽힌다.
이유는 저자가 오랜 시간 미국 최대 기업 중 하나인 GE를 이끌면서
현장에서 탑의 위치에서 체험한 경험과 통찰을 곳곳에 녹였기 때문이다.

가령 전략은 단순하다 이런 말을 들으면 흔한 소리군 하며 반응 할 수도 있다.
저자가 전략이 다섯장의 슬라이드로 충분하다며 요점으로 열거한 사항은 지극히 평범하다고
느낄 수 있다. 그래도 웰치는 이 단순한 전략으로
일관성 있게 자신의 기업에 차별화를 강조했고 사업부들을 1등으로 만들었다.
그 실행에 식스시그마를 비롯한 다수의 차별적인 실행 수단들을 두었다.

인재가 중요하다라는 말에 대해서도 수많은 기업에서 듣지만
그 기업들이 다 같이 잭 웰치 처럼 대규모 인재개발원을 만들고 막대한 투자를 하지는
않는다. 또 인사 담당자를 CFO 수준으로 대우하지도 않는다.

이런식으로 웰치가 직접 수행하며 얻은 경험들에서 나온 충고들이 곳곳에 숨어 있기에 자신의 고민을 투영해서 자세히 읽을 수 밖에 없는 책이다.

개인적으로 재미있고 유용하게 읽은 부분은 고약한 상사에 대처하는 부분이었다.
나에게 별로로 대하는 상사가 유능한가 무능한가를 다시 따져보아야하는데 이는 잠시 피해갈 소나기인지
아니면 오래 가게 되니 비옷을 사야할지를 결정하는데 도움이 된다.
역으로 상사가 고약해지는게 나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파악하라는 충고도 유용하다.
사람 관계는 거울이니 내가 싫다면 상대도 싫은 법이기 때문이다.
상사가 오래 갈 것 같은데 성질도 고쳐지지 않을 것 같다면 내가 정말 이일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다시 따져보라는 것이다.

솔직함도 미덕인데 결혼생활에 두 번 실패했는데 이 책의 공동저자는 세번째 부인이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편집장으로 인터뷰하다가 바로 데이트로 이어졌다고 한다.
덕분에 자신이 굳이 천당에 가야한다고 고집하지는 않는다고 고백한다.
아들이 동급생에게 두들겨 맞았는데 알고 보니 자신이 전날 그 아이의 아버지를 해고 했기
때문이었다는 서글픈 사례도 이야기한다.

은퇴하고서도 늘 관심과 일이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는 성공한 인생을 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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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onara 2005-07-18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굉장히 감명깊었는데, 저보다 몇 시간 먼저 리뷰를 올리셨군요.(제가 리뷰 1등에 집착하는 성격이라... -┎ )
 
부동산 투기와 한국경제
김광수경제연구소 지음 / 김광수경제연구소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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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노무현 정권의 지지율이 10%대로 폭락한 큰 원인은 부동산 정책의 실패다.

아무도 정부의 말을 믿지 않는 수준까지 되었고 소위 분배를 중시하는 정책을 펴겠다는
정부가 급속한 빈익빈부익부를 만들어 지지기반을 붕괴시켰다.
이렇게 자신의 근본을 파괴하면서 노정권이 고집하는 부동산 정책의 논리는 소위
부의 효과다(wealth effect). 자산가치가 오르면 소비가 늘어난다는 이론을 기초로
자산 부풀리기 정책을 펼치는 것이다. 실제 미국의 부시정부는 그린스펀의 협조아래
저금리를 통한 부의 효과 정책을 실시해서 막대한 소비증대를 가져와 경제가 꺼지는 것을
방지했다. 이를 지켜본 한국의 김대중 정부 또한 흉내를 냈고 부동산 규제를 일시에 풀고
저금리를 유지하는 정책을 펼쳤다. 거기에 더해서 벤처, 신용카드 버블 까지 만들었는데
이 정책 중 노무현이 더욱 확대시킨 것은 바로 부동산 정책이다.
이헌재,강동석을 비롯한 여러 관료들이 낙마한 이유도 부동산 이었고 이들의 주장인
원가공개 절대 불가 등을 앵무새 같이 대통령이 반복했다.

이런 정책은 과연 절대 진리로 밀고 갈만큼 옳은 것인가?
김광수 연구소가 내세운 답은 절대로 아니올시다다.
한국사회에서 부동산 급등은 오히려 일부 부유층의 해외 소비를 늘릴 뿐이고
대다수 중산층과 서민은 늘어나는 집값 부담에 소비를 줄이게 되어 내수침체를 가져왔다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그 근거로 자산시장인 부동산의 경우 소량의 거래량으로도 가격이 움직여 자산가치가
급변하게 만들어 심리적 거품과 공황을 만들어낸다는 점을 든다.

논리의 참신함에 수많은 잡지들의 인터뷰 요청이 쇄도했고
이헌재가 김광수 연구소를 격찬했다고 하는데 막상 정책은 그렇게 따라가지는 않은 것 같다.
유명세를 타니 국회의원이나 관료들의 전화가 많았다는데 대다수는 공짜로 300만원짜리
리포트를 보게 해달라는 청탁이었다고 한다.
지식 강국을 표방하는 나라에서 벌어지는 웃기지도 않은 일들이다.
그러면 왜 수백명의 연구원들을 보유한 타 연구소들이 기껏해야 5명의 연구원 밖에 없는
김광수 연구소 만큼도 못한 연구실적들을 낼까하는 의문이 든다.
이 책에서는 전문성이라고 이유를 둘러댔지만 내가 볼때는 솔직성에 있다고 생각된다.
수많은 터부가 존재하고 그것이 서로의 발목을 잡는 한국사회에서
과감하게 작은 오피스텔에서 출발해 장안의 지가를 높이는 연구성과를 만든
이들의 앞날에 더 큰 성공이 있기를 기대한다.

참고로 이 책에는 부동산 외에도 대학의 연구역량 향상이 필수적이라는 주장,
기업도시의 허구성 등 여러 이야기가 함께 실려있고 잡지 기고문 위주라 읽기 쉽다는
장점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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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 현상 2005-08-01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흥미롭네요

사마천 2005-08-01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자는 상당히 재미있는 분입니다. 다른 책은 좀 어려운 편인데 이 책은 대중적인 글들의 모음입니다.
 
대한민국은 혁신중
전기정 지음 / 리더스북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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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책 제목 그대로 대한민국은 혁신중이다. 이곳저곳에서 혁신이라는 단어를 참 많이 듣는다.

특히 청와대가 이를 내세우면서 목표로 내세우면서 상당수의 정부부처와 투자기관들에 바람이 불었다.
여기저기서 성공사례가 책으로 담겨져 나오는데 이 책 또한 그런 흐름의 한 결과물이다.

그런데 혁신이 왜 벌어져야 하고 무엇을 위해하는지에 대해서 명확히 정리한 경우는 드물다.
다양한 사례를 담은 책을 읽다보면 좋아진다는 점들이 많은데 과연 결과가 내세우는 만큼 만족스러운 것일까?

여기서 혁신의 궁극적 목적을 다시 살펴보자.
정부의 존재목적은 국민의 행복을 위함이다. 수많은 혁신 활동이 과연 국민을 편하게 만든것일까?
내가 관공서를 가야 되는 이유, 작성해야 되는 문서, 가끔 소집되는 민방위나 예비군에 의해 빼앗기는
시간 이런 실제 내 삶에 직접 부딪히는 부분에서 혁신은 거의 효과가 없었다.
나아가 부담 질 수 밖에 없는 세금과 각종 연기금 등 공과금에서도 부담이 늘었으면 늘었지
줄 지 않았다.

현 정부가 혁신을 내세운 것은 맞고 여러가지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은 인정하겠다.
하지만 과연 그 혁신이 정말 국민을 위한 결과물로 나타나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이 책 또한 그 결과에 대해서 국민의 관점에서 수치로 보여주는 것은 없다.

그래서 매우 낮은 점수를 주었는데 읽다 보면 잘 못된 자료 인용이 나타나서 눈을 찌푸리게 했다.
삼성전자의 품질 경영 설명하는데 휴대폰을 태웠다고 한다. 내가 알기로는 무선전화기다.
또 논리 유추의 사례로 중국의 흉작이 목재 값을 떨어뜨린다는 이야기는 정확하게 정정하면
소련의 사례고 이 말을 한사람은 이토추 상사의 세지마 류조다.

그림은 이쁘게 그렸고 두터운 표지로 감쌌지만 금년에 산 책 중에서는 가장 돈이 아까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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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경제위기를 어떻게 볼 것인가 - 사회적 시장경제체제와 슈뢰더의 개혁정책 SERI 연구에세이 17
오승구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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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유럽 경제의 기관차였던 독일에 대해 최근 부정적 시각이 많아지고 있다.

생산성은 떨어지고 실업율은 높다. 가장 짧은 근로시간으로 일자리를 나누어 살던
아름답게 보이던 모습들이 이제는 부정적 이미지로 다가온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통일이다.
동독지역의 낮은 생산성에 길들여져있던 사람들을 한 민족이라는 이유로
같은 대우를 하려다보니 생산성 향상 없는 자산 거품이 발생해버렸다.
이를 메꾸기 위해 통화를 마구 찍어댔고 다시 인플레를 막기 위해 고금리를 취하다보니
결과적으로 모두가 고통스러운 삶으로 몰려갔다.

과연 통일에 대한 의사결정을 수행한 독일의 콜 총리의 결단이 지금 되돌아보아도 최선이었는지
여러번 물어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사례는 앞으로 통일을 눈앞에 둔 한민족으로서 깊이 숙고하고 대비해야 할 사항이다.
한 민족이 합치는 것은 반갑다 하지만 무조건 막역한 기대를 주어서는 안된다.
남한에서도 대졸인력들 취업을 못시키면서 북한의 많은 사람들에게 장미빛 삶을 보여주어서는
안된다. 자본주의의 냉정한 원리는 노력없는 대가는 없다는 것이다.

이 철칙을 무시하고 만들어지는 인적 통합은 아마 젊은 남녀들에게는 가장 손쉬운 직업을
선택하게 될 것이고 이는 대도시를 빠르게 슬럼화시킬 것이다.

이런 여러가지 요소들을 제대로 살피지 않고 추진한다면 오히려 큰 고통으로 다가올 것이다.

결론적으로 통일은 가장 감격스러운 순간일 것이지만 가장 위험한 순간이 될 수도 있다.
제대로 된 대비를 위해서 이 책이 도움이 되는 측면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책 자체가 얇고 독자적 생각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평은 낮게 줄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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