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사회적 책임

기업이 성장 발전하여 거대해지면 주주, 소비자, 지역사회 등과 관계를 가지게 되고 기업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게 되면 기업은 사회에서 일정한 기능을 담당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즉 기업의 독선적인 경영이나 일방적인 이익 추구가 허용되지 않을 뿐 아니라 사회에 대하여 일정한 행동을 취해야 할 책임이 부여되는데 이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지역사회에 반영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인천YMCA를 비롯한 5개 단체로 구성된 인천소비자단체협의회는 지난달 27일 성명을 통해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이 지난해 4,58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 순수익 390억원의 고소득을 지역에서 올렸음에도 지역을 위한 환원은 순수익 대비 1%에도 못 미치는 2억1,000만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인천점이 개점 10년 만에 신세계백화점 내에서도 우수 지점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인천지역 소비자들의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역사회에서 영업활동을 통해 얻은 수익을 그 지역사회에 일정 부분 환원하는 것은 기업의 사회적 의무로서 지극히 당연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신세계백화점인천점은 기업의 사회공헌에 대한 책임을 소홀히 해 온 것이다.

인천에는 지역을 기반으로 한 군소 백화점이 있었다. 그러나 대기업의 거대 자본이 들어오면서 소자본 백화점들은 경쟁력을 상실한 채 폐업에 이르렀고 인천지역은 거대자본의 각축장으로 재편되었다. 특히 신세계백화점을 비롯한 여러 백화점과 난립하는 대형할인매장은 재래시장 침체의 원인으로도 작용되어 지역경제의 불균등을 초래하는 요인이 됨으로써 인천시 차원의 재래시장 활성화 방안이 모색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이윤의 사회 환원을 통한 지역경제 살리기에 적극 동참해야 할 대기업이 지나치게 낮은 사회공헌도를 보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물론 인천지역 다른 유통업체들 수준도 신세계백화점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신세계백화점은 지역을 대표하는 유통업체라는 점에서 상징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인천지역 기업은 획기적인 사고 전환과 전략 변화를 통해서 지역 환원비율을 순수익 대비 3% 이상으로 올리는 방안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지역 환원 방법에 대해서도 기업 자체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하기 보다는 지역사회에서 필요한 부분이 어떤 부분인가를 수렴하는 차원에서 지역의 여러 관계자와 함께 '수익환원위원회'를 구성하여 투명하게 결정하고 집행해 가는 구조적 개선을 해나가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인천시민은 지역 기업을 살리는데 일조하고 기업은 지역사회를 위해 공헌함으로써 시민과 기업이 상생하는 구조를 만들어 가야 한다. 인천에 본점을 두고 인천경제의 18%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GM대우를 살리자는 운동을 기업과 지방정부, 시민단체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도 '지역 기업이 살아야 지역 경제도 산다'라는 원칙에 의한 것이다. GM대우는 이러한 시민의 애정에 부응하기 위해 사회공헌을 위한 재단을 별도로 만들어 지역사회의 어두운 곳을 찾아 나서고 있다고 한다.

또한 겨울철이 되면 곳곳에서 김장을 담가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고 산동네에 연탄을 실어 나르는 장면들은 언론 매체를 통해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게 되었다. 이제 복지재단 및 사회단체만의 활동을 넘어서 기업체가 나서서 이러한 운동을 전개하게 된 것이다.

(주)SK가 전국의 YMCA와 공동으로 '사랑의 김장 나누기'운동을 전개하여 전국적으로 10만포기를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기업이 지역의 시민사회와 협력하여 사회적 책임을 다해 주길 기대한다.
 
/최문영인천YMCA 기획관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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