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fore Sunset (2004)
What if you had a second chance with the one that got away?
Plot Summary for Before Sunset
It's nine years after Jesse and Celine first met; now, they encounter one another on the French leg of Jesse's book tour. Jesse, a writer from the US and Celine, a French working for an environment protection organisation, have aquainted nine years ago on the train from Budapest to Vienna and meet again when Jesse arrives in Paris for a reading of his new book. As they have only a few hours until his plane leaves, they stroll through Paris, talking about their experiences, views and whether they still love each other, although Jesse is already married with a kid.

before snrise(1995)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
그 후 9년
before sunset..
에단 호크, 줄리 델피, 리처드 링클레이터가
9년 동안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각본을 썼다고 한다.
이 영화가 궁금하다.
9년이 흐른 뒤 그들은, 우리는 무엇이 달라져 있을까.
한때 내가 끄적였던 어떤 글의 한 대목...
수와 해는 대학 1학년 때 학교 교지 편집부에서 처음 만났다.
그 해 교지 편집부원을 뽑는 시험에는, 세상의 시험이 거의 다 그렇듯이, 오르락내리락하며 균형을 잡는 시소처럼, 기발하고 참신한 문제도 있었지만 또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상투적인 문제도 들어있었다. 가령 지금까지 읽은 책 가운데 '내 인생의 책'은 무엇인가 하는.
갓 스무 살이 된 여자아이들에게 '인생의 책'이라는 질문은 어떤 울림으로, 어떤 기준을 마음속에서 불러냈던 걸까. 무심하게 건너가 버린 시절, 아무 것도 이루어질 수 없었던 스무 살 무렵의 여자들에게...... 아직 살아 보지 못한 숱한 시간들에 대한 추상적인 목마름과 가능성만을 잔뜩 껴안고 있던 그 가난한 시절에 떠올릴 수 있는 '인생의 책'이란 얼마나 얄팍하고 남루한 것이었을까.
그때 그 질문에 해는 크리슈나무르티의 <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를, 수는 루이제 린저의 <생의 한가운데>를 대답했었다.
그때 그 스무 살의 여자들은 몰랐을 것이다. 우리의 삶이 순수한 새벽 속에 이미 최악의 폭풍이 내포돼 있다는 믿을 수 없는 사실을. 너무도 맑고 푸른 아침들이란 오후와 저녁의 날씨가 나쁠 징조라는 것을. 그 아침들은 뒤죽박죽이 될 화단과 막 꺾여져 버린 나뭇가지와 그 모든 진창들을 예비하고 있다는 것을.
몇 해가 지난 뒤, <비포어 선라이즈>라는 영화를 보면서 수는 문득 그 시절의 그 질문을 떠올렸었다.
영화의 첫 장면. 기차에서 우연히 만난 남자와 여자. 책을 읽고 있는 여자에게 남자가 무슨 책인지 물어본다. 여자가 조용히 책표지를 보여준다. 조르쥬 바타이유의 <죽은 자>. "당신은요?" 이번엔 남자가 자신의 책을 내민다. 킨스키의 시집 <원하는 건 사랑뿐>.
여행길에 가방 안에 넣어 가는 한 권의 책은 그 선택의 순간에 작용한 단순한 심인(心因)에 비해 훨씬 더 의미 심장한 것이 아닐까. 그 책이야말로 막 한 세계를 지나가고 있는 어떤 사람을 대변하는 '인생의 책'일지도 모른다.
만약 이즈음 같은 질문을 받는다면 나는 앞에 앉은 사람에게 무슨 책을 꺼내 보여줄까. 문득 수의 머릿속에 하나의 제목이 물결치는 자막처럼 흔들거리며 지나갔다.

before sunset(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