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기분.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끝없이 다시 돌아 내려가야 할 것 같은.
시월의 마지막 밤이 가고, 아직 입에도 설고 마음에도 선 11월의 첫날이 오고, 그 사이 알라딘 사이트는 개편을 하느라 아주 느린 동작으로 문을 열어줬다 안 열어줬다 한다. 꼭 해야 하는, 불가피한 변화가 아니라면 이제는 변하는 것들, 새로운 변화라는 것이 편치 않다. 굳이 의식하려 들지 않지만, 미미한 두려움도 거기 섞여 있음을 안다.
어쨌든 내가 원치 않은 이런 변화가 없었다면, 나는 그 시간쯤이 되면 꼭 커피를 한잔 마셔 줘야 하는 것 마냥 어느새 몸에 붙은 습관으로 몇 개의 페이퍼를 설렁설렁 올려놓았을지 모른다.
차라리 잘된 일이라고 생각하는 건 또 다른 형태의 도망은 아니겠지.
지금, 잠시, 숨 멈추고 걸음을 쉬고 있는 자신을, 낯선 눈으로 바라본다.
물기 없이 축축한, 온기 없이 다정한 그 기운은 어디에서 나온 걸까. 바라보는 눈길에서, 아니면 그 눈에 비쳐지고 있는 타인 같은 자신에게서.
다시 가자. 저 한없는 미궁 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