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얼굴 좋아졌다."

고마워 할까.. 고민이 되더이다. 

"너 요즘 편한가 보다. 얼굴 좋아졌다."

나 좋으라고 한 말인가.. 고민이 되더이다. 

"이 새끼. 뭘 쳐먹어서 그렇게 살이 쪘냐. 땡보 새끼."

나 갈구려고 한 말인가.. 고민은 되지 않더이다. 살짝 불쾌한 감정때문인지 나를 거울에 비쳐 되새겨봤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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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그애가 울더라. 말로 다독여 줬지. 


B:왜? 왜울었는데?


A:몰라. 내가 여자의 눈물을 좀 자극하는 면이 있지. 걔가 나 좋아하나봐. 


B:미친새끼. 그니까 니가 안되는 거야. 


그랬다. 그애가 왜 우는 지 A는 몰랐다. 하지만 그애를 품고 봉긋한 가슴을 제 손으로 쥐었을 때 그 눈물이 그렇게 고마울 수 없었다. 그렇다. 남자는 여자의 눈물에 약한게 아니라 여자의 눈물이 내뿜는 페르몬에 민감할 뿐이다. 다독임은 그애의 옷고름을 풀어헤칠 좋은 최음제일 따름이다. 그렇게 밤은 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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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참 리저너블 하네요."

A가 짐짓 나를 평가한다. 
"그댄 참 패셔너블 하네요."
나는 거짓 A를 재단한다.
"어떻게 보면 델리케이트 하신듯도 해요."
"아.. 제가 좀 퀴어한 면이 있긴 하거든요."
"아.. 호모섹슈얼은 아니죠?"
"아녜요. 남잘 좋아할 바엔 마스터베이션이나 하는게 낫죠."
순간 엄숙이 가해진다. 
나는 이 '비치' 같은 년아 라고 말하지 못한 채 에둘러 A에게 성희롱을 가했다. 아메리카노인지 아프리카노인지를 홀짝 거리며 제 언어를 치장하기 바쁜 그녀에게 내가 최대로 베풀 수 있는 '리스펙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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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는 그림을 그릴적 외로됨에서 벗어났고

소월은 글을 읊을적 임의 그림자에서 벗어났다


마음같지 않음이 마음쓰려 하루종일 아리고 아려

숨 참듯 마음 한타래 게워내듯 쏟아내니


세상은 밉지 않더이다, 나는 나를 미워하고 있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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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 : 화질 보정판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 나카다이 타츠야 외 출연 / 블루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거장이 만들었다. 유장한 자연이 등장하고 사람도 여럿 나온다. 연극적인 요소가 가미돼 한편의 우화처럼 읽힌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리어왕'을 토대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배경을 일본전국시대로 옮겼으며 세아들들이 주인공이다. 적절한 각색으로 일본냄새가 물씬 나는 이야기 구조다. 

서사보단 미장센에 더욱 집중했다. 많은 이야기를 담은듯 보이나 기실 평론가들이 짚어내는 많은 의미들은 장면의 돋보이기 위한 부속품이다. 각 장면이 서사를 압도한다. 

세련된 영상미 만으로도 서사가 전달된다. 지금 관점에서는 옛 영화처럼 고루하고 과한 상징성 따위가 촌스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오히려 고풍스런 매력을 준다고도 할 수 있다. 음악도 80년대 작품인만큼 과하게 비장하고 때론 기괴하지만 그게 화면과는 매우 잘 맞는다.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은 참으로 대중적인 거장이다. 다만 그의 마지막 작품 '란'은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갔던 80년대 특유의 허세와 무게가 느껴져 다소 귀여운 측면이 있다. 컴퓨터 그래픽이나 특수효과에 의지하기 힘들 시절에 만든 아날로그적인 만듦새가 근사하다. 허세도 돈 만이 들이고 안간힘을 써서 부리면 그게 하나의 '멋'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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