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수입] 베토벤 : 현악 사중주 전곡집 [8CD]
베토벤 (Ludwig Van Beethoven) 작곡, 부다페스트 사중주단 (Budapes / SONY CLASSICAL / 2010년 10월
평점 :
클래식 음악을 많이 듣는 이 중에 베토벤의 현악 사중주 속엔 '온 우주'가 담겨있다 말하는 이가 있다. 그들이 생각하는 우주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10시간이 넘는 협주만으로 온 우주를 말할 수는 없다. 그들이 생각하는 우주란 제 자신만의 소우주일 뿐이다.
간만에 음반을 샀다. 베토벤 현악 사중주 전곡집이다. 부다페스트 사중주단 연주다. 예전 안동림 교수의 명반 시리즈가 유행할 때 부쉬 사중주단이 연주하는 베토벤 현악 사중주 또한 추천 목록에 있었다. 당시 그 음반을 들으며 나도 우주를 느껴보려 했다. 실상은 그저 덤덤했다. 조악한 음질과 날이 선 연주 때문에 우주를 느꼈다기 보다는 베토벤 음악의 현학성을 많이 느끼고선 나의 낮은 음악적 소양에 좌절했던 기억이 난다.
오늘 구매한 이 음반은 최소한 부쉬 사중주단의 음반보다 음질은 나을 듯하다. 음악이 뭐 별 게 있겠냐만은 그렇다면 삶은 또 뭐 별다른 게 있나. 다만 그들 각자의 소우주에 걸맞게 푼푼히 살면 그만이다.
그의 귓병과 삶을 이해하며 우주를 오롯이 알아내는 것 보단 하나하나의 연주에 조용히 마음을 얹고 그 울림에 감응하는 게 이 먹먹한 세상을 이겨내는 방식이다. 음악이 소수의 유한계급을 위한 구별짓기 수단이 아니라면 더욱 그러하다. 베토벤을 알기 보단 나를 찾아 헤매며 낮은 선율에 귀 기울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