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 이성복 아포리즘
이성복 지음 / 문학동네 / 200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강신주 박사의 추천으로 구입한 책이다.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그렇다. 나만 너무 힘들고 나만 너무 지쳐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만 내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하는 사소한 것이다. 혼자 세상을 다 짊어지고 살았을 아틀라스도, 매일 바윗덩어리를 굴려 산을 오르던 시지프스도, 심장을 독수리에게 쪼이던 프로메테우스도.. 그들의 고통도 어쩜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할 것이다. 


세상이 다 나를 힐난하고 내 피는 수증기처럼 증발, 볼살마저 여위어 갈때.. 


그때도 내 고통은 지나치게 사소한 것임을. 이성복은 말한다. 네 고통이란 너 혼자만의 것이지만


또 그렇기에 그렇듯 가벼운 것이라고. 


하늘이 너무 무거워 숨조차 쉬기 버겁다면. 열렬히 타오르는 여름날 땅바닥을 살펴보며 내 고통이 얼마나 사소한 것임을 기꺼이 인정해보자. 


"어린이. 이 세상에 지나치게 심각한 일이란 없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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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를 젓다 보면 닿을줄 알았어요

노를 젓다 보면 이길 줄 알았어요


모터를 단 저 배를 제치고 나면 

모두가 나의 이 아날로그적인 배에 경탄할 줄 알았어요


팔이 노가 될때까지 저어가던 어느날

모터 단 배를 이긴다 해도 모두 내 팔의 안쓰러움에 마음 쓸뿐

내 배의 값어치 따윈 신경쓰지 않음을 알게 됐어요


허망해서 노도 젓지 않고 그저 태양만 바라보다

내살만큼 익어간 배가 그저 검무스름한 나뭇조각이 됐음을 

모터를 갈망하는 내 속내를 살피고서야 알았네요


이젠 지평선이 있는지도 알 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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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꾸다 잠을 놓쳤어요

그래서 하루종일 피곤한가 봐요

잠과 바꿀만큼 당신이 보고팠던건 아닌데
잠과 바꿀만큼 당신이 보고팠나 봐요

하루를 몽롱히 꿈에 절어 살다보니 
당신이 보여요, 당신을 만져요

하루가 꿈인지 하루가 24시간인지 모르겠지만
당신만은 오롯이 그대로군요.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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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어이 누구와 친해지려 한 적이 있었다
나를 버리기 싫어 나를 내려놓는 비참한 시간이었다

그때는 온갖 말로 마뜩찮은 마음을 치장하였지만
지금 생각하니 명백한 굴욕이고 굴욕이었다

2.
내가 그를 절실히 여긴건 외롭지않기 위함이었고
그가 나를 품지 않은 건 그런 내가 절실치 않아서였다

그 간극이 못마땅해 홀로 틀어박혀 스스로를 보살폈지만
외로움은 고통이었다 그리도 서러운 고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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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부자되세요."

좋은 덕담이다. 이 말에 배금주의가 깃들여 있다 해도 덕담은 덕담. 
"여러분, 더 예쁘고 날씬해지세요."
기분좋은 말이다. 이 말에 외모지상주의가 깃들여 있다 해도 기분은 좋다. 
부자가 부자되라 하고 예쁜자가 예뻐지라하는 가진자들의 언어. 
이들은 기분 좋은 덕담으로 숫제 열등한 제 아랫사람보다 스스로를 추어올린다.  

그들은 말로 덕을 쌓고 부와 아름다움을 더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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