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 프로그램을 열심히 본다. 잗다란 차이로 머무름과 엇갈림이 나뉘는 걸 보며 애씀만으로 되지 않는 게 세상이란 걸 일상처럼 중얼거린다.
그냥 하나씩 생각나는 대로 평을 하자면,
장재인에겐 양희은이 들린다. 다만 제 목소리를 찾지 못해 머무른 일종의 기항지 같은 조금은 낯섦 같은 것도 느껴진다. 그래도 매력적이다. 재능만큼은 정녕 발군인 듯.
김지수는 무던하다. 다만 그에겐 일종의 필(feel)이 느껴진다. 그만이 가지고 있는 느낌. 이부분에선 장재인보다 낫다. 발군이다. 그의 '노란 샤쓰 입은 사나이'는 정녕 좋았다. 그는 음악에 몸을 싣는다. 살아온 삶이 녹록지 않았음을 음악으로 설득시킨다.
허각은 기계음보다 라이브 반주에서 빛났다. 이것은 그가 정녕 뛰어난 보컬이라는 증거다. 가장 안정적이다. 다만 그게 아쉽다. 그 이상을 보기 힘들 듯. 조금 더 노력하면 김범수 정도의 재능일 듯 하다. 헌데 김범수의 노래를 듣고 가슴이 뜨거워진 경험은 별로 없다.
강승윤은 애처롭다. 평론가들의 박한 언어가 그를 애처롭게 한다. 보컬은 아직 덜 다듬어졌고 목소리엔 강산애와 윤도현 등이 섞여 있다. 넘치는 자신감과 빛나는 외모 뒤에 숨겨진 울적함이 노래에 배어나오면 그 애처로움은 감탄으로 바뀔 듯.
존박은 항상 제 노래를 부른다. 그게 한계라는 지적도 있지만 그 애처로움이 나쁘지 않다. 그가 불렀던 이문세 노래는 좋은 느낌이었다. 좋다는 말만큼 가여운 언어가 없지만 부박한 말재주는 그 가여움을 다시금 가져다 쓰게 한다. 그의 스타성은 참가자 중 발군이다.
평론가들에 대해 말하자면
윤종신은 그가 정녕 똑똑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이승철은 너무 제 자신을 믿는 구석이 있다. 엄정화는 확실한 느낌이 오지 않으면 이승철의 평을 따라하는 우유부단함이 있다.
슈퍼스타K는 우리사회가 경쟁이란 단어에 얼마나 길들여져있고 또 무덤덤한지를 보여준다. 가시 돋힌 언어도 패배자의 눈물도 '삶이 원래 그렇다'는 아포리즘에 묻혀 쉬이 사그라 든다. 사회생활 잘하는 이는 우리 사회가 또하나의 슈퍼스타K라며 일상을 오디션하는 마음으로 치열하게 살고 있을 테다. 사회생활에 더딘 이는 자지레한 차이로 구별지어지는 시스템을 비난하며 패배자에게 제 자신같은 연민을 느낄 테다.
그래도 그대들이 감정이입할 대상은 살아남은자 보다는 탈락한자일 듯. 다들 경쟁에서 수십번씩 탈락해본 경험이 있기에 그러한 감정이입은 지극히 한국적이고 자연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