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DG 111주년 기념반 2 [56CD]
모차르트 (Wolfgang Amadeus Mozart) 외 작곡, 번스타인 (Leonard / DG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예전엔 이런 박스 세트가 나오면 우선 구매하고 봤다. 예전엔 구하기 힘들었던 음반을 싼 맛에 구입할 수 있단 사실이 매력적이었기에.  

요즘은 박스 세트를 잘 구매하지 않는다. 웬만한 곡은 음반으로 가지고 있는 탓도 있지만 같은 곡을 다른 연주로 듣는다는 것에 대한 갈망이 떨어진 탓도 있다. 하나의 곡을 온전히 파악하려면 꽤나 집중해서 열번은 넘게 들어야 한다. 헌데 어떻게 해석하는지에 집중하다보면 곡보단 연주에 집중하게 되면서 음악 감상이 하나의 스펙쌓기마냥 강박으로 치환되기 마련이다. 좋지 않다.  

지난 10년간 클래식을 들으면서 곡을 이해하려기 보단 '내가 이 곡 안다'는 젠체를 하기 위해 곡을 외우려는 경향이 있었다. 이젠 보이기 위한 음악듣기가 아닌 치유를 위한 음악듣기에 집중해야 겠다.   

이번 박스 세트도 10개 정도의 음반은 겹치고 나머지 곡들도 다른 연주로 소장하고 있다. 비제의 카르맨 정도가 없다. 아직 푸치니도 양껏 듣지 못했기에 아직 다른 오페라에 관심을 기울이기엔 무리다.

혹 곡을 감상하기 보단 배우기 위해선 이런 박스세트가 좋을 듯. 하지만 어느정도 음악을 들었다면 개 당 값은 더 나가더라도 개별 음반을 사는 게 좋을 것 같다. 모차르트, 쇼팽, 바흐, 베토벤, 브람스, 차이콥스키, 라흐마니노프, 말러, 리스트, 라벨, 푸치니, 슈만, 시벨리우스, 비발디.. 이들의 이름만을 듣고 작곡가당 10여 곡 이상의 선율이 머리에 떠오른다면 이러한 패키지 음반은 값나가는 장식품일지 모른다. 몇배의 돈을 들이더라도 나만의 56CD를 구비한다면 좀 더 그럴듯한 가을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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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9-26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오랜만이예요. 바밤바님. 잘 지내시지요?
말씀을 들으니 제가 얘기한 부분과 정반대의 부분이 느껴집니다.

곰곰 생각해봐요. 덕에 다른 생각들도 많이 하게 되네요.


바밤바 2010-09-26 21:03   좋아요 0 | URL
바람결님 오랜만이에요. 밥벌이로 마음이 무뎌지다보니 글쓰는 일도 왠지 번거로웠던 근자였습니다. 바람결님 서재에 가끔 들르곤 했는데 드나드는 이가 갈수록 늘어나 보기 좋아더랬습니다.

가을이네요. 햇살 가득한 날 되시옵소서. ㅎ